한인회, 통총 지역 토요학교 스쿨버스 운행 중단 하루 전 기습적인 통보…뒷짐지고 반응만 살펴
학부모들,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한인회와 토요학교 태도에 격분
“간담회는 고사하고 유선이나 서면 통보도 사전에 없어”
“토요학교 학생을 볼모로 강제 납입하는 한인회비도 다시 도마 위에 올라”
신도시로서의 면모를 모두 갖춘 통총 지역에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됐다. 이렇게 한인 인구 유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통총 지역 내 한인 커뮤니티 활동도 더욱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홍콩 정부 차원에서의 지역개발사업도 계속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많은 한인들이 통총 지역에 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장점이 많은 지역이지만, 예전에는 자녀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한국어와 역사 교육 그리고 또래집단 형성 등을 기대하며 홍콩한국토요학교(이하 토요학교)에 자녀를 보내려는 부모의 경우, 통총 지역을 주거지로 결정하기까지는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국국제학교까지 가려면 1시간 반의 시간이 소요되고 학생의 안전을 위해 부모가 직접 학교에 따라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통총 지역 토요학교 재학생들이 이용하던 스쿨버스
다행히 6년 전쯤 당시 재임 중이었던 문익생 토요학교장이 통총 지역 학생 유치를 위해 차량 운행을 주선해 줬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또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스쿨버스비를 내라는 소리가 없어서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한 학부모들이 문의를 하자 마지못해 6개월에서 1년치를 몰아서 청구해왔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스쿨버스비 폭탄'을 맞아온 학부모들이 한인회의 행정처리에 불만을 갖고 있던 차에 이번에 토요학교 측으로부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아연실색하고 있다.
3월 31일 한인회발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당일 오후 3시쯤 단톡방을 통해 일부 학부모들에게 “한인회에서 토요학교 버스와 관련하여 상의할 것이 있다고 한다”는 메시지가 떴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은 한인회 최문욱 처장(필자는 닉네임을 알고 있었음)이 갑자기 통보문 하나를 올렸다.
그 내용인 즉슨, 그동안 홍콩한국토요학교에는 원거리 거주 학생 유치를 위해 시범적으로 통총 지역에 통학 버스 운행 서비스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여러 차례 학부모님들께 자체 운영을 부탁했으나 현재까지 대표를 선출하지 않고 있다. 토요학교는 운영의 어려움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버스 운행은 4월 1일(내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통학버스 대표를 뽑아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바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공식적으로 한인회로부터 이런 제의를 받은 학부모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버스와 관련해 상의를 하겠다며 학부모를 모두 초대해 놓은 한인회 사무처장은 아무런 상황 설명도 없이 문제의 통지만 띄워놓고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숨어서 학부모들의 반응만 살피고 있다.
통보 내용과 방식에 뿔난 학부모들은 단톡방에 “이렇게 중요한 통보는 최소한 학기 시작 한두 달 전에는 했어야 했다. 회비와 학비 다 받고 이제 와 무슨 소리냐”, “한인회 측에서 대표를 선출해서 자체 운영을 부탁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팩트인지부터 증명해라. 말로만 듣던 학교 운영의 허술함을 직접 겪어 보니 (황당하다)”, “가정통신문 등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 (이런 중대한 사항을 카톡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하다니) 아이들 소꿉장난도 아니고 이게 뭐냐”, “말로만 듣던 주먹구구식 학교 운영 실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중대한 사항이라면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미 통보를 받았어야 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처음 듣는 소리들 아니신가요?”, “시범운영이라는 것은 효과가 좋으면 더 늘리는 것이고 아니면 그 원인을 찾아서 개선해 가기 위함일 텐데. 대체 뭐가 문제인지, 운영상 어떤 어려움이 있고, 형평성은 어떤 지역과의 형평성인지…납득이 되게 설득을 해도 반발이 있을 터인데, 이런 애매모호한 글로 누구를 납득시켜려 하느냐”, “본인(통보자) 신분부터 밝히시는 것도 잊고 공지만 하시는 게 정말 소통을 안 하겠다는 뜻이겠군” 등 밤늦게까지 한인회 관계자들을 향해 항의글을 올렸지만, 끝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통총 지역 회원들을 통해 이 소식을 전해들은 타 지역 회원들도 가뜩이나 그동안 저지른 횡포와 비리 문제로 한인회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한 이 시기에 왜 이러한 문제까지 일으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항의하는 단톡방의 글을 보고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한인회와 토요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도 참을 수 없고, 이러한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마땅히 하소연할 데도 없어 슬픈 학부모들, 더군다나 시간이 촉박한 데다가 부활절 휴가를 맞아 여행에 나선 학부모들이 많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하루빨리 한인회와 토요학교는 통총 지역 학부모들에게 통학버스 중단에 관한 통지 방법, 시기, 절차, 해결방식 등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과 회원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한 점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한인회와 토요학교는 통총 지역 버스회사와 재계약 의사가 없었다면 그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서면이나 간담회 등을 통해 사전에 알렸어야 함에도 그 의무를 소홀히 했기에 학부모들이 토요학교가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가 없다. 최소한 이번 학기가 끝날 때까지는 통총 지역 스쿨버스 운영을 한인회가 맡아서 해야 한다. 그리고 정리를 하는 김에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버스비에 대한 의혹도 속시원히 풀어주길 바란다.
[홍콩타임스 이경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