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카자흐스탄 프로젝트' 중단 여파로 10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자금 중 LG화학이 회수한 금액은 17%에 불과하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카자흐스탄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투자금 중 일부인 240억 원 가량을 회수했고, 나머지 1140억 원은 끝내 회수하는 데 실패했다. 다만 해당 손실은 이미 집행 때마다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된 상태라 추가적으로 손실로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프로젝트는 LG화학이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회사인 UCC, 민간기업인 SA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했던 에탄분해설비(ECC) 건설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총 투자금이 4조 원을 웃도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LG화학 컨소시엄이 전체 투자금의 30%인 1조 4300억 원 안팎을 자본금으로 납입하고, 나머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다. 컨소시엄 지분 50%를 보유한 LG화학이 부담해야 할 자본금은 대략 7100억 원이다. 이중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하기 전까지 투자한 금액은 대략 1380억 원가량 된다.
LG화학이 카자흐스탄 프로젝트를 중단한 건 대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5년 유가가 20달러대로 급격히 하락했고, 가스 기반 석유화학 생산설비의 경쟁력이 크게 감소했다. 또 시공 사업자 선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사업자 계약을 맺었던 GS건설 컨소시엄과 공사 대금 문제로 계약이 틀어졌다. 이후 시공을 맡아줄 사업자 선정도 여의치 않았다.
거기다 까다로운 현지 노동법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카자흐스탄 노동법에 따르면 현지인과 외국인의 고용 비율은 9대 1이다. 또 현지인은 28일 근무 후 28일 휴무를 보장해줘야 하는 조항도 있었다. 그만큼 인건비 부담이 큰 구조인 셈이다. 결국 LG화학은 지난해 1월 ECC 건설 프로젝트를 백지화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프로젝트 초기단게에서 사업 중단을 결정한 사안"이라며 "별도의 기초설계 매각 등은 없었고, 이번에 회수된 투자금은 현금 계정으로 잡혔다"고 밝혔다. (더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