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가 길거리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시드니 도심 주요 도로에 시범적으로 바닥 신호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은 차이나타운 헤이(Hay)-딕슨 스트리트(Dixon Street) 사이의 교차로 양쪽 바닥에 설치되는 노면 신호등.
보행 중의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교통사고 방지 차원
스마트폰에 중독된 보행자들의 안전을 고려, 시드니 도심에 새로운 도로 신호등이 도입된다.
길거리 보행 중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 사망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시드니 도심의 가장 위험한 교차로로 손꼽히는 두 지점, 피트(Pitt)-고울번 스트리트(Goulburn Street)와 헤이(Hay)-딕슨 스트리트(Dixon Street) 사이의 도로에 바닥 신호등이 설치될 예정이라고 지난주 금요일(3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NSW 주 정부는 지난해, 길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빨간색 신호등을 미처 보지 못하는 ‘스마트폰 중독자’(mobile-phone zombies)들의 사고를 막고 안전한 보행을 위해 이 같은 바닥 조명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노면 상의 신호등은 NSW 주 정부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전개하는 ‘Towards Zero’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범 도입되며, 주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38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바닥에 설치되는 조명은 한 줄로 길게 이어진 모양이며, 도심 서쪽 경전철 라인 인근 헤이 스트리트와 차이나타운(Chinatown), 패디스 마켓(Paddy's Market) 도로 양쪽에 설치되는 바닥조명은 피트-굴번 스트리트에 설치되는 것보다 길이가 더 길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색일 경우에는 켜지지 않다가 보행금지 신호등이 켜지면 동시에 붉은색으로 바닥 조명이 켜지게 된다.
시드니 시민들은 주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시민은 “횡단보도의 붉은색 신호등에 이어 추가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기지 브로커로 일하는 리키 수(Ricky Xu)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이메일 등을 확인한다”면서 “주 정부의 길거리 조명 신호등 설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스펜서 틴슨(Spencer Tinson)씨도 “인도 노면의 조명이 저녁에는 눈에 더 잘 띤다”며 “보행자들이 무심코 차도로 진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멜번(Melbourne)은 이미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도로 표면의 신호등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사진).
빅토리아 주 멜번(Melbourne) 번화가의 교차로에는 보행자들을 위한 바닥 신호등이 이미 설치되어 있다. 이곳의 전등은 시드니의 전등보다 더 밝고 초록색과 빨간색이 모두 표시된다.
독일 쾰른(Cologne)과 프랑크푸르트(Frankfurt)도 경전철 선로를 포함한 보행자 도로에 바닥조명을 설치했다. 네덜란드 서부의 보데그라벤(Bodegraven)에도 올해 2월 스마트폰 보행자를 위한 전용 신호등이 도입됐다.
NSW 주 도로해양서비스부(Roads and Maritime Service) 대변인은 “도로에서 보행자와 자동차 간의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 보행자에게 보다 많은 우선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포함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작년 한해 NSW 주에서는 보행자 74명이 사망해 2015년보다 13명이 증가했으며, 매년 1천100건의 보행자 관련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