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가고 평화 오라
뉴스로=강명구 칼럼니스트
평화의 계곡 성주 소성리 별고을에 벚꽃이 축복받은 봄 햇살 아래 만개하니 수많은 벌들이 날아든다. 그러나 오늘 전국각지에서 모인 5천여 명의 시민들은 벚꽃놀이 온 상춘객이 아니었다. 성주의 노란 참외는 하우스에서 속절없이 익었고, 시민들의 마음은 노란 리본으로 피어나 가슴에서 만개(滿開)하여 평화 오라고 절규한다. 진달래는 불길처럼 산을 타고 번져 오르고 함성의 메아리는 또한 불길처럼 퍼져간다.
전쟁무기를 희망으로 부풀리는 독사의 혀가 날름거린다. 파릇파릇 새싹이 솟아나는 계곡과 푸른 하늘이 맞닿은 뱀처럼 구불구불한 거리를 메운 시민들의 평화의 행진은 독사의 주둥이를 잡아 컴컴한 항아리에 넣고야 말 숙달된 땅꾼들 같았다. 2016년 7월 13일 느닷없이 사드배치를 발표했다. 시민들은 어이가 없었고 두려웠다. 두려움은 분노가 되었고 분노는 잘 삭혀져 모여 집단 지성이 되었다. 자기가 무엇을 하여야 할지 스스로 알아서 했다.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99년, 백수(白壽)가 되는 해의 봄이다.
8일 오후 3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전국금속노조 등 7개 단체가 주최하였다. 이곳에는 성주 김천과 서울, 무산, 대구, 광주, 강원도 그리고 멀리 제주도 강정마을 사람들까지 와서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파도타기를 하고 집회에 참여하였다. 시민 5천여 명은 ‘불법사드 원천무효 제 2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 집회에서 “한,미간 사드배치 합의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원천무효”라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4월을 사드장비 반입 저지를 위한 ‘평화의 달’, 소성리 마을을 ‘평화의 마을’로 선포하였다.
발언대에 선 시민들의 목청은 계곡에 메아리쳐 갔다. 그들은 박근혜를 구속시킨 기운으로 사드도 철폐(撤廢) 될 것이라는 목소리로 분위기를 달구었다. 마을회관 앞 체험 부스에서 원불교는 호떡나눔 행사를, 천주교는 평화나비 리본을 직접 만들어 가슴에 나누어 달고, 사드 철회 종이비행기를 접어 봄바람에 날려 보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700m 떨어진 성주골프장 입구 진밭교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그곳에선 원불교 교무들이 228일째 기도를, 그리고 29일째 밤샘철야기도를 벌이는 ‘평화의 교당’이 가설 된 곳이다. 이날은 특히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의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소로서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요소”라며 경찰의 제한 통고 효력을 정지했다. 이에 따라 롯데골프장 입구 100m 앞까지 행진할 수 있었다. 경찰은 농번기(農繁期) 농사일하러 들어가는 주민들의 통행도 막고 통행을 제한하였었다.
이날 원불교, 개신교, 불교, 천도교, 천주교 등 5대 종단 지도자들은 함께 마음을 모아 평화기도회를 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방부의 일방적인 사드배치에 반대한다는 ‘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서울에서 출발해간 평화버스 7대에 나누어 탄 시민들은 사드장비가 들어와 있다고 알려진 경북 왜관의 미군부대에 먼저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벌이는 동안 미군부대 정문은 드나드는 사람이나 차량이 없이 조용하고 정적(靜寂)만 감돌았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g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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