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손실 외 시간, 정신, 힘 낭비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쇼핑 증독증에 걸려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쇼핑 중독증에 걸려 있으면 심리 치료를 받아야하고 그런 치료는 일찍 받는 것이 더욱 좋다고 심리 치료사들은 말합니다.
쇼핑중독증은 어떤 증세이고 그런 중독증에 걸려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에이프릴 벤슨 (April Benson)이라는 심리치료사가 다음과 같이 열거했습니다.
1) 옷장 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옷이 꽉 차있는데 또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가고 싶거나 신용카드의 신용 한도를 다 사용했으면 쇼핑중독증에 걸려 있다고 말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그런 중독증에 걸려 있음을 시인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라는 것입니다. 전 필리핀의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마르코스 여사는 구두를 3000컬레 갖고 있었다는 보도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었습니다. 제가 최근에 구두를 샀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4년 만에 구두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남자이고 멋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 구두가 다 망가져서 못쓰게 되었을 때 사게 되었지만 아무리 멋을 내는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3000컬레의 구두는 분명히 정상적인 심리로 볼수 없는 숫자입니다.
2) 비록 매주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가끔 쇼핑을 나가면 한꺼번에 걷잡을 수 없이 물건을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기면 쇼핑중독증에 걸렸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품이 의상이든지 아니면 전자 제품이든지 꼭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보는대로 사게 되면 심리적인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라는 것입니다. 여성들에게 의상에 대한 충동구매심리가 작동하듯이 남자들에게는 전자제품에 대한 충동에 자제력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신용카드의 한계가 차버렸는데도 다른 신용카드를 새로 만들어서 계속 그런 상품을 사는 행위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특히 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 청년들 사이에는 이런 전자제품 쇼핑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이 일반인들이 생각 하는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3) 분별 없이 쇼핑을 하는 심리적인 이유가 뭐인지 냉철하게 생각을 해보라고 합니다. 그런 행동이 고독감이나 허무감을 달래려는 행위일 수도 있고 우울증을 이겨보려는 심리일 수도 있으며 간혹 배우자에게 골탕을 먹여주고 싶은 심리의 작용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심리가 발동을 할 때에는 쇼핑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자기의 심리상태를 검토해보라는 권고를 벤슨박사는 줍니다. 허무감을 달래거나 베우자에게 골탕을 먹여줄 방법이 쇼핑 말고 또 있는가를 연구해보라고 합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인 문제는 전문가만이 치료를 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4) 쇼핑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은 쇼핑을 하느라고 금전적인 손실만 보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라고 말합니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고 쇼핑중독증 때문에 소비되는 시간을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우선 그런 소비자는 꼭 필요한 상품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마음에 드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이것 저것 만져보고 입어보고 하는데에만 오랜 시간을 소요한다는 것입니다. 영어의 속담에 “I shop until I drop dead.” 즉 쇼핑에 미쳐서 푹 쓰러져 죽게 될 때까지 이것 저것 산다는 뜻입니다. 물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쇼핑을 한다는 명분을 갖고 쇼핑을 하게 되겠지만 쇼핑을 마치고 나올 때 기진 맥진 하면 쇼핑중독증에 걸렸음을 인식하라고 말합니다.
5) 잡지나 TV또는 신문지상에 보이는 패션에 지나치게 끌리면 우선 자기보다 불행한 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고려해보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특히 빈곤층의 실업자들에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어떤 의복을 입어야 하는지를 코치하는 자원봉사를 하면 쇼핑중독증을 극복하는데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본인이 입지 않을 의상을 극빈자들에게 입혀주고 그들이 맵시 있는 그런 의복을 입고 취직 인터뷰를 하여 직장을 구하면 그로부터 받는 기쁨이 대단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자원 봉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드레스 포 석세스(Dress for Success) “ 즉 “성공을 위한 옷차림”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경영학을 가르치면서 수강생들에게 자주 말하는 원칙 하나가 있습니다. 상품을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 “이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것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인가?” 라고 자문을 하라는 것입니다. 전자일 경우에는 사지 말고 후자일 경우에만 사라는 권고입니다. 꼭 필요한 상품만을 사는 습관을 기르면 절대로 쇼핑중독증에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