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권존중 새 정부가 사드논의해야”
뉴스로=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사드저지 시민행동 대표단'이 엿새간 워싱턴 DC와 뉴욕에서 짧지만 알찬 수확을 거두고 돌아갔다.
이번 대표단은 세계 집회 사상 초유의 5개월간 연인원 1천700만명의 평화로운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결성된 '한국의 적폐청산·국가 대개혁 주권자 전국회의(Citizen National Conference for Sovereignty)'가 최근 사드배체에 따른 전쟁위기 등 동북아 급변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긴급 파견했다.
민주평화포럼 상임대표 이삼열 교수(전 UNESCO KOREA 사무총장)를 리더로 민주평화포럼 공동대표 안재웅 목사(전 YMCA 전국연맹 이사장, NCCK 통일위원장), 고문 안충석 신부(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공동대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구찬회 평화어머니회 활동가 등으로 구성됐다.
사드저지 대표단은 워싱턴 DC에서 백악관 앞과 링컨 기념관, 미연방 의회에서 잇따라 집회를 갖고 항의 서한을 미정계 핵심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한편 맨스필드 재단(Maureen and Mike Mansfield Foundation)도 방문. 한반도전문가 프랭크 자누치(F. Januzzi) 대표와도 면담, 사드문제 해결을 위한 전폭적(全幅的)인 지지도 약속받았다.
뉴욕에서 유엔본부 앞에서 박도연 원불교 교무, 문유성 민권센터 대표, 박성윤 활동가 등 현지 종교시민단체 지도자들과 타민족들이 함께 하는 랠리를 벌였고 ‘처치센터 포 유엔(CCUN)’에서 유엔 정치국 담당자들과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유엔 사드 특사 파견을 공식 요청하는 성과도 올렸다.
공동대표인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은 미국행 비행기에서부터 좋은 결과를 예감했다며 에피소드를 들러주었다. 그는 “비행기에서 노트북으로 자료를 쉬지 않고 정리하는데 옆자리에 앉은 60대 중반 미국여성이 컴퓨터로 뭘 그렇게 하냐 물어서 노트북 내용을 보여줬더니 ‘미스터 리, 우리가 응원하겠다. 사드는 트럼프 정부와 미 군부세력의 문제다. 미국의 중산층은 당신들을 적극 지지할 수 있다’ 그렇게 격려하더라”고 전했다.
세월호 3주기 추모전 참여 학생들, 주최측과 함께 한 시민대표단
대표단은 워싱턴과 뉴욕에서 잇따라 동포간담회를 갖고 한인들이 미국의 유권자로서 보다 적극적인 정치력을 발휘해줄 것을 당부했다. 촌각(寸刻)을 아껴가며 뛰어다니는 와중에도 7일 맨해튼 NYU에서 뉴욕뉴저지세사모 주최로 열린 한인 초중고생들의 세월호 3주기 추모전에도 들려 격려해주기도 했다.
8일 뉴욕 아카데미에서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친 사드저지 시민대표단과의 긴급 인터뷰를 소개한다.
- 대표단을 파견한 배경을 소개해달라
(이삼열 상임대표)
“박대통령 탄핵후 촛불시민광장이 문을 닫았지만 시민단체들은 박근혜 이전부터 쌓인 적폐에 대한 개혁 요구를 어떻게 수용, 지속하느냐 고민 했다. 4월 1일 주권자 전국회의를 통해 50여개 전국적 시민단체 연대하는 선언문 내고 적폐청산과 국가개혁을 천명(闡明)했다. 이제 조기 대선을 통해 새로운 민주 정부가 서겠지만 정당과 대통령에만 맡기지 말고 국민들 뜻이 조직이 되고 정치권에 전달이 되야 한다. 여기서 가장 걱정되는게 사드 문제이다. 사드를 놓고 대선후보끼리 갈라지고 미대통령과 담판을 지어야 하는데 미리 우리가 미국에 가서 조사하고 의사를 전달하자. 그래서 왔고 나름대로 중요한 결실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사드배치는 국민 생명이 걸린 일이다. 미국이 하라고 한다고, 국방장관이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이젠 국민들과 함께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논의해서 해결해야 한다.”
- 상당히 긴박한 파견이었던 것 같다. 본래 이부영 전 의원도 오기로 했는데
(이래경 공동대표)
“시민단체들과 4대종단 결의(전국 주권자회의)로 방문을 결정하고 방문단 명단 확정한게 출국 4일 전이어서 사실 거의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트럼프와 시진핑이 원래 6월이었던 회담을 4월로 당긴 것은 한반도 국제정세 급변하고 있고 그만큼 위기상황이라는 것 반증(反證)이라고 판단했다. 대선이 5월초로 잡히면서 정치권과 책임행정이 무기력한 공백상황에서 시민단체와 종교기관이 대표해서 나라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결행한 것이다. 이부영 전 의원은 비자”
- 워싱턴 DC에서 백악관 집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래경 공동대표)
“싱크탱크 ‘다른백년’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있는 워싱턴 동아시아연구소의 스티븐 코스텔로(Mr. Steven Costello)가 공항에 영접을 나와 전체 상황을 브리핑해줬고 이것에 기초해서 5일 일정을 소화해냈다. 오전 11시 백악관에서 시위 겸 홍보활동에 들어갔는데 이날 마침 요르단 수상의 방문으로 백악관 일대 경계가 상당히 삼엄하고 강화됐지만 대단히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현지 동포들과 원불교, 정토회도 참여했지만 미국인들이 기대 안했는데 너무나 적극적으로 호응해줘 시위가 아니라 축제처럼 흥겨웠다. 링컨기념관에서도 플래카드 들고 한국전쟁기념관도 가고 연방의회 가서도 퍼포먼스를 했다. 또 맨스필드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프랭크 자누치 대표를 비롯해 존 페퍼(Mr. John Peffer), 월드비욘드워(Worldbeyondwar.org)의 데이빗 스완슨(Mr. David Swanson) 등 영향력 있는 분들과 밀도 있는 논의를 하고 동포인사들과도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
<미주희망연대 제공>
- 워싱턴에서 뉴욕 이동할 때 항공편 결항으로 차질을 빚었는데
“6일 저녁에 뉴욕 현지 언론과 간담회 겸 회견을 계획 했는데 워싱턴 지역에 평소에 없던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쳐서 무려 10시간 공항에 갇혀 있었다. 결국 저녁 늦게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날 일정도 줄줄이 있는데다 이삼열 대표님 등 함께 오신 분들 연세가 80 가까우신 분들인데 오랜 여정에 혹시 건강에 무리가 올까봐 노심초사(勞心焦思)했다.”
- 이번 방미단의 전반적인 성과를 소개해달라
(이삼열 상임대표)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고 호응도 좋았다.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시위도 하고 전단을 돌리기도 했지만 실무관계자들을 통해 트럼프대통령에 시진핑 주석 만나서 한반도 평화 위해 노력해달라는 것, 사드는 한반도 평화 안보에 도움이 결코 안된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이 경제보복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우리는 중국 안보문제도 고려하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데 경제보복하면 중국에 대한 인상이 안좋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엔본부에서는 사무총장은 못만났지만 정치국 아시아태평양 담당을 만나서 한반도 문제를 자세히 설명했다. 사드배치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가능성까지 거론되는데 무기경쟁, 핵경쟁 하는건 막아야 한다 유엔본부에 속한 종교기관 로비스트 있는데 특히 처치 센터(CCUN)에서 NGO들 만나서 한반도 문제와 사드문제, 안보평화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며 나름대로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백악관 앞 시위에서 이삼열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미주희망연대 제공>
- 백악관에 어떤 경로로 전달했나
(이래경 공동대표)
“백악관에 보내는 문건은 희망연대 서혁교 씨가 컨택하는 동아시아책임자에게 전달키로 했고 맨스필드 재단 자누치 대표가 연방 의회 상하원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분에게 전달하기로 약속했다. 사드 문제는 결정하고 진행하며 후과(後果)를 책임지는 것은 결국 미국이기 때문에 싸드는 한국이 없다. 그런데 워싱턴에 와보니 여기도 한국이 없더라. 전 세계 정책 결정되는 곳인데 한국의 어떤 단체도, 조직도 없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면 이곳에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 커미티를 반드시 만들어서 미국정책에 개입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끌고 가야 하겠다 생각을 하게 됐다.”
- 유엔 실무자와 논의하는데 공동대표인 안재웅 목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안재웅 목사)
“처치 센터의 실무책임자로 래비 밥티스트라고 있는데 오래전 제자로 인연을 맺었다. 여기서 20년간 유엔하고만 일한 전문가다. 래비한테 부탁은 했지만 우리가 급히 연락하고 와서 제대로 될지 걱정했는데 유엔 정무국 아시아‧태평양 부서artment of Political Affairs, Asia and the Pacific Division)에서 서버네이 낸디(Mr. Subunay Nandy) 국장과 동아시아 담당 새뮤엘 마텔(Mr. Samuel A. Martell) 등 두 사람이나 왔다. 그리고 유엔과 밀접한 기독교 공회(Ecumenical) 조직의 반전, 평화, 인권 등 분야 활동조직가 10여명과 3번에 걸쳐 진지하고 협력적인 회합을 가졌다.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의 급한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까하는 차원에서 유엔이 특사를 한국에 파견해 촛불시위 등 '팩트 파인딩(진상조사)'을 하고 회원국들이 대처할지를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영향력있는 종교계도 팩트 파인딩 팀을 구성해서 한국국민들이 정말 긴박하게 고민하고 있구나, 이것이 생존권의 문제구나 이런 모든 것을 잘 입안(立案)해 줄 것을 정책담당자에게 부탁했다. 여하간 세 번에 걸쳐 유엔 관계자들과 심층적인 얘기 나누고 그들도 우리 요구를 분명히 이해하고 자기 나름대로 역할 하겠다고 약속했다.”
'처치센터 포 유엔' 회의 장면
- 미중정상회담 와중에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있었다. 우리 국민과 해외동포들은 이번 공습을 예사롭게 볼 수 없는게 혹시라도 한반도에서 저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매스컴이 한국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등 한반도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양태인데 미국은 북핵을 무력화시키는 북폭이라고 하지만 이게 전쟁으로 비화하는 아주 위험한 행동 아닌가.
(안충섭 신부)
“이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강하고 단호한 입장 보인게 천주교회다. 작년 7월에 주교단 이름으로 입장을 발표했는데 핵심은 ‘평화는 결코 무기라는 힘의 균형이 아니라 상호신뢰에 의한 것이다’는 로마교황청의 말대로 한반도 전쟁위험 고조시키고 북핵에 초점을 맞추는 그런 사이에 한반도는 핵이 가장 밀집된 지역이 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중국이 안하면 우리가 한다고 한 트럼프가 시리아 공습을 했는데 그것이 한반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매파 일부 재미동포들이 북핵 선제공격을 얘기하지만 결국은 북한도 장거리미사일로 사드기지를 폭격하고 한반도전쟁이 되고 동북아 세계평화를 해치게 된다. 사드는 한국을 방어하는게 아니라 중국대륙이나 러시아 정보수집차원의 레이더이기 때문에 만일 싸드를 요격(邀擊)하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는거다. 북한 미사일을 막는다는 사드가 아이로니컬하게도 한반도 전쟁화약고의 심지를 불붙게 하고 있다. 대화를 통해야 한다. 이건 한민족의 생명과 생존의 문제다. 복음성서 정신으로 기독교 천주교 4대종단이 말하는 평화의 바탕에서 접근해야지 북핵을 팍스로마나 팍스아메리카나, 힘의 논리로는 안된다. 과연 트럼프가 대북정책 있는지 의심스럽다. 처음엔 김정은과 햄버거 먹겠다 하더니 어디로 튈지 모르고 김정은도 어디로 튈지 모르고 그 위험이 제곱이 더블이 되는 것이다.”
- 팩트파인딩이란 말도 나왔지만 사드에 대한 팩트부터 많은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다. 사드는 미국과 일본의 강요에 의한 것이며, 우리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건 팩트부터 잘못됐다. 잘못 알고 있는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건가.
(이래경 공동대표)
“한마디로 사드는 결정과 운영, 모든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을 위해서 미국이 추진하는 것이다. 군사기술적 얘기는 여기서 안하겠지만 동아시아를 통해 새로운 냉전체제 구축이 바로 사드다. 해방후 냉전(冷戰)으로 우리가 어떤 고통받았나? 전쟁이 나고 수백만이 죽었는데 70년이 지나서 그보다 더 심각한 고통 줄 수 있는 새로운 냉전체제가 될 수 있는게 사드다. 하다못해 우리 국민이 결정했다면 모르지만 한국은 미국이 싸놓은 새로운 냉전체제의 동네북같이 희생당하는 그런 프로세스다. 단순히 군사적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정치지형의 문제다. 생존의 문제, 문화 역사 흐름의 문제다. 당장 우리의 생존뿐 아니라 내 아들딸 다음 세대에게 해서는 안될 몹쓸 짓이다. 싸드문제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한반도 국민 스스로 생각과 판단을 통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세월호 3주기 추모전에서 격려하는 이래경 공동대표
- 이런 중요한 문제가 국회비준을 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한달후면 구성되는 새 정부에서 마땅히 논의되야 하는게 아닌가.
(이삼열 상임대표)
“아다시피 사드는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missile로 150km 고고도를 막는 방어시스템이라 우리가 있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을 쏜다면 일본이나 괌 등인데 그걸 성주에서 쏴서 맞춘다면 핵무기는 한반도에 떨어진다. 남한테 쏜 핵폭탄을 우리가 뒤집어쓰는거다. 우리가 살려면 맞춰야하는게 아니라 못맞춰야 한다는거다. 이런 기술적 검토도 안되고 국회서 토론도 못하게 하고 일방적으로 정부가 동의해서 대통령, 국방장관. 김관진씨 몇사람 결정으로 3차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는 문제를 국민들이 알지도 못하고 눈감은채 동조(同調) 할 수 없다. 동포들을 만나 봐도 아직 그런 인식이 충분치 않더라. 워싱턴 희망연대 만나고 수많은 동포들중 적은 숫자의 의식있는 분들이 이런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계몽시켜야 한다. 투표를 통해서 의식있는 동포사회가 미국 정치인들에게 투표를 통해 미국의 정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운동을 동포사회에서 일으키자는 논의도 했다.”
(이래경 공동대표)
“덧붙이면 한민구장관과 김관진 안보실장은 군사상호조약에서 미군이 중요한 무기 배치하는건 상호방위조약에 따른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세계 어디를 가도 신무기는 군사적 밸런싱 깨지는 것때문에 주변국 양해를 얻어야 한다. 사드는 기존 무기의 재배치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략적 문제다. 국민주권적 절차와 합의에 따르고 주변국가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이게 말이 안되는게 안보라인 전문가조차 일체 개입하지 않았다. 단 며칠사이에 청와대가 결정했다. 지금 그 주체가 어디 있나? 감옥에 가있다. 당연히 다시 얘기해야하는데 3월초 군사훈련중에 사드의 중요한 엘리먼트를 들여왔다. 이건 대한민국 국민들을 능멸(凌蔑)하는거다.”
- 동포사회에서도 의식있는 이들은 땅을 칠 정도의 모멸감을 느꼈다. 이번 대표단의 활동을 통해 이런 목소리가 양국 정부에 들어가고 동포사회에 계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끝으로 동포사회에 전달할 말씀이 있다면
(이래경 공동대표)
“이제 대한민국 주요 선거에서 해외동포 여러분은 무시할 수 없는 투표권을 갖고 있다. 또한 이 문제가 일어나는 현장이 바로 미국인만큼 미국거주 동포분들이 적극적으로 우리와 함께 뜻을 같이 사드저지 행동을 함께 하기를 간곡히, 그리고 절절히 부탁드린다. 이번 급작스런 방미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매끄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워싱턴 DC의 서혁교, 이재수 씨와 뉴욕의 박성윤, 문유성 씨에게 감사드린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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