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성 피해 잇따라
뉴스로=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미국에 사는 아시안들이 인종차별의 새로운 희생양(犧牲羊)이 되고 있다. 최근 한인여성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에이비엔비 호스트로부터 노골적인 아시안차별의 막말을 들으며 예약을 취소해 파문이 일어난데 이어 유나이티드 항공이 정당하게 항의하는 아시안 남성을 질질 끌어내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파만파(一波萬波)로 퍼져가고 있다.
아시안 커뮤니티는 일제히 우려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지난 10일 오버부킹을 이유로 끌어간 피해 남성이 베트남계 의사였고 항공사 측이 ‘오버부킹’(초과예약)을 이유로 무작위로 골랐다는 4명의 승객중 3명이 아시아계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승객에게 폭력적 행동을 한 유나이티드 측을 비난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들끓는 가운데 백악관도 "유나이티드 항공의 행위가 우려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지주회사 유나이티드 컨티넨털 홀딩스의 주가는 1.1%가 급락해 시가총액이 하루새 2억5,500만 달러가 증발했다.
유나이티드 무노즈 CEO는 뒤늦게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했지만 문제의 사건이 보여주는 충격적인 영상은 아시안들의 분노를 계속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동영상에 따르면 보안요원 3명이 자리에 앉아있는 남성을 강제로 끌어내 질질 끌고 갔고 주변에서 비명을 잇따라 질렀다. 상의가 반쯤 말려 올라간 채 입가에 피를 흘리며 끌려가는 이 남성을 보고 백인 여성 승객이 “맙소사 무슨 짓을 하는거냐?”고 경악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유투브 동영상>
동영상은 이 남성이 다시 기내로 뛰어들어오며 “난 집에 가야해 난 집에 가야해”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 남성은 다시 보안요원에 의해 강제로 내보내졌다.
아시안단체들은 “그동안 아시안은 말 잘 듣는 소수계로만 주류인들이 인식해 왔다. 권리 행사보다는 의무를 다하는 아시안의 소극적인 태도와 영어가 능숙치 않은 후발 이민자라는 이미지가 오늘날의 부당한 취급을 초래하고 있다”며 강력한 연대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인사회에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체별로 강력한 규탄성명을 내고 유나이티드 항공에 대한 집단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아시안 단체장은 “그간 아시안들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상황이 끊이지 않았지만 아시안 특유의 소극적 태도가 문제가 곪아 터지도록 했다. 이를 방치(放置) 한다면 아시안은 영원한 동네북이 될 것”이라며 “차제에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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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무작위로 뽑은 4명중 3명이 아시안.. 기막힌 우연?
이번 사건의 발단은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승객 탑승까지 완료한 상황에서 자사 직원 네명의 좌석을 뒤늦게 배정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항공사는 오버부킹이 됐다는 핑계로 승객들에게 800달러와 호텔 숙박권 제공을 조건으로 자발적으로 내려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아무도 응하지 않자 컴퓨터를 이용해 무작위로 네 명의 승객들을 추려냈고, 이중 69세의 베트남계 의사가 다음날 진료 약속 때문에 가야한다고 거부하자 안전요원들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처음에 오버부킹을 위한 정당한 절차라고 밝혔지만 직원들을 태우기 위한 조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체 약관에서 승객들의 탑승우선 조항을 위배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무작위로 뽑은 승객 네 명 중 하필 세 명이 아시안이라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아시안 사회는 “피해 남성이 아시안이 아니고 백인이었다면 과연 그렇게 무자비하게 끌어낼 수 있었겠냐”며 아시안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분노했다.
* 관련 기사 (동영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