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의 명문 그랑드 에콜인 파리의 뤼 뒬름 고등사범 학교 (ENS rue d’Ulm)가 2003년에 졸업한 학생들이 10년 후에는 어느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앙케트를 처음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그랑드 에콜의 사명에 부합하게 상당 수의 졸업생들이 문학과 과학 분야 연구와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 몽드의 보도에 따르면, ENS를 졸업하면 마스테르(master, 석사, 즉 Bac + 5) 학위를 받는데, 졸업생의 74%가 박사 과정에 진학했고, 6%는 고등학교 정교사 (professeur agrégé)가 되어 그랑제콜 준비반에서 강의를 한다고 한다. 11%는 정부 기관의 고위 관리가 되었고, 9%는 사기업에 취직했다.
ENS 졸업생이 사기업 진출이 적은 이유는 그랑제콜 준비반을 마치고, ENS 입학시험에 합격하면 공무원 연수생 자격을 가지므로, 재학 기간 중 월급을 받고, 10년간 국가 기관에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ENS 3년 학업 기간과 그 후의 학업 기간도 이 10년에 포함된다. 이 10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사기업으로 가면, 남은 기간을 10년에 비례하여 국가에서 받은 급료를 환불해야 한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사기업으로 가면 환불 금액이 36,000 유로이고, 박사 학위 기간 3년을 마치고 가면 16,000 유로를 환불해야 한다.
2003년 졸업생들의 66%가 10년 후인 2013년에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10%가 고등학교의 그랑제콜 준비반 정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고위 공무원직은 4%, 사기업 근무자는 20% (그중 5%가 출판과 언론 등)였다.
과거에는 ENS를 졸업하면 거의 대부분이 공직인 행정, 교육, 연구에 종사했으나, 요즈음은 공업 분야, 스타트-업, 사기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과학(géosciences)을 전공한 학생들의 30%가 사기업으로 간다.
졸업 10년 후에는 졸업생의 15%가 사기업에서 일한다
ENS 졸업생들이 받는 월급은 차이가 많다. 국가 기관의 학술 분야인 대학교인가 일반 고등학교인가에 따라, 혹은 고위 공무원 같은 비학술 분야인가, 사기업인가에 따라 격차가 다양하다.
대학의 부교수 (maître de conférences)의 1년 총 월급(사회보장, 등 분담금 공제 전) 초봉은 24,000 유로이고, 통계청(Insee)의 고위 관리이면 58,000 유로, 사기업은 37,000 유로다. 2015년에 그랑제콜 졸업생들의 평균 총연봉(분담금 공제전) 33,000 유로다.
ENS 졸업생들이 사기업에 직장을 구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과학 계열 전공은 3~6 개월, 인문 계열 전공은 이보다 약간 더 길다. 2009-2013년 졸업생의 현재 근무지의 60%는 일-드-프랑스, 30%는 지방, 10%는 외국이다.
2003년 ENS 졸업생의 직장별 총연봉
공공 기관 학술 분야
-그랑제콜 준비반 정교사 31,000유로
-고등학교 정교사 31,000유로
-대학 부교수(초봉-최고봉) 24,000~53,000유로
-대학 정교수 36,000유로
-연구원 28,000~31,000유로
-주임 연구원 36,000유로
-박사 후 25,000유로
공공 기관 비학술 분야
-통계청 58,000유로
-광산 62,000유로
사기업
-문학, 인문 (HEC 또는 ESSEC을 동시에 수료한 경우) 36,000유로
-과학 38,000유로
【이진명 / jinmieungl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