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최고 고급 주택들이 밀집된 포인트파이퍼(Point Piper) 소재의 대저택 ‘일레인’(Elaine). 호주 미디어 그룹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를 보유한 페어팩스(Fairfax) 가문이 126년간 소유해오던 이 맨션이 7천만 달러가 넘는 금액에 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콧 파큐하 공동 대표, 시드니 최고 주택매매가 기록 깨뜨려
마이크 캐넌-부룩스(Mike Cannon-Brookes)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아틀라시안’(Atlassian)을 공동 창업, 세계적 억만장자 대열에 올라선 스콧 파큐하(Scott Farquhar)씨가 시드니 최고가 주택거래 기록을 갱신했다.
지난 주 토요일(2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에 따르면 파큐하씨는 시드니 최고 주택지역 중 하나인 포인트파이퍼(Point Piper) 소재, 대저택 ‘일레인’(Elaine)을 매입하기 위해 7천만 달러를 지불했다.
올해로 37세인 그는 지난 2006년, 141만 달러를 들여 피어몬트(Pyrmont) 소재 2개 침실 아파트를 구입한 뒤 지금까지 거주해 왔다.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28일), 그와 아내 킴 잭슨(Kim Jackson)은 포인트파이퍼 소재 최고가 저택으로 꼽히는 ‘일레인’을 7천만 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141만 달러의 첫 주택 구입에서 불과 11년 만에 7천만 달러 저택을 마련하기까지의 시간 안에는 그가 대학 동료인 캐넌 부룩스와 함께 신용카드 대출금 1만 달러로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아틀라시안’을 창업(2002년)한 뒤 회사가 승승장구하면서 그를 세계적 억만장자 대열로 올려놓은 ‘성공신화’가 들어 있다.
페어팩스 가문의 ‘일레인’ 매입에 합의한 스콧 파큐하(Scott Farquhar)씨. 그는 지난 2002년 대학 동료인 마이크 캐넌-부룩스(Mike Cannon-Brookes)와 함께 신용카드로 1만 달러를 대출해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아틀라시안’을 창업, 현재는 세계적 억만장자 대열에 올라선 인물이다.
지난 2007년, 호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리뷰 위클리’(BRW)가 매년 조사하는 호주 부자순위에서 처음으로 ‘BRW Young Rich List’에 이름을 올린 이들 듀엣은 지난해 말 미국 증권거래소에도 상장, 46억 달러의 보유 주식을 갖게 됐다.
포인트파이퍼 최고 저택으로 꼽히는 ‘일레인’은 1863년 지어진 저택이다. 이 맨션은 28년 뒤인 1891년, 호주 미디어 가문인 제프리 에반 페어팩스(Geoffrey Evan Fairfax)이 2천100파운드에 구매했으며 이제까지 페어팩스 가문이 소유해 오다가 존 브레머 페어팩스(John Brehmer Fairfax)가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이날 파큐하씨는 맨션 인수 합의 후 ‘도메인’과의 인터뷰에서 “이 저택을 구매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또 페어팩스 가문으로부터 ‘일레인’을 인수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오랜 저택을 개발업자에게 매각, 이 부지가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개발되는 것은 상당한 손실이었을 것”이라며 “이를 매입하려는 개발업자들의 계획을 듣고는 호주 역사의 한 부분을 개발 현장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는 말로 인수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파큐하씨는 이어 “페어팩스 가문의 여러 세대가 이곳의 잔디밭에서 뛰어놀며 자라난 것을 알고 있다”면서 “나 역시 우리 가족이 이곳에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레인’은 시드니 하버와 접해 있는 6,986스퀘어미터의 넓은 부지에 자리해 있다.
파큐하씨 주변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시드니 동부 지역 최고 대열의 저택을 매입하고자 1년여를 찾아다녔다.
물론 ‘일레인’ 매각 금액에 대해 이 저택 매매를 진행한 ‘Christie’s International‘ 사의 켄 제이콥스(Ken Jacobs)씨는 언급을 회피했지만 매각 전에 그가 제시한 금액은 7천500만 달러라고 밝혔다. 또 매각이 합의된 28일까지만 해도 새 매입자 신원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소식통들은 스콧 파큐하씨임을 확인했다.
존 페어팩스씨는 지난 2011년 페어팩스 미디어 보유 주식 9.7%를 1억8,900만 달러에 매각했으며, 2013년 9월에는 가문의 저택마저 매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페어팩스 가문은 지난 20년간 이 저택이 거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존 페어팩스씨 또한 ‘도메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891년 이래 우리 가문이 보유하고 있던 이 저택을 판, 감정적인 날”이라며 “다만 호주인이 이 저택을 이어받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매각을 발표한 뒤 이 저택은 중국계 개발업자가 매입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입이 이루어질 경우 ‘일레인’의 넓은 부지(6,986스퀘어미터)를 여러 주택으로 재개발한다는 계획을 언급했었다.
‘일레인’을 소유하고 있는 페어팩스 가문의 존 브레머 페어팩스(John B. Fairfax)씨. 그는 지난 2013년 1억 달러에 이 맨션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일레인’의 거래 금액은 지난 2015년,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James Packer)가 부인 에리카(Erica)씨와 이혼하기 전 살았던 버클루즈(Vaucluse) 소재 맨션 ‘라 메르’(La Mer)의 저택가격을 뛰어넘는 것이다. 2년 전 중국계 사업가인 차우 착 윙(Chau Chak Wing)씨가 이 저택 구입에 들인 비용은 7천만 달러가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콧 파큐하씨와 함께 ‘아틀라시안’을 창업한 캐넌 부룩스씨는 2015년 초 센테니얼 파크(Centennial Park)에 있는 1천200만 달러 맨션을 구입한 바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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