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의 발달로 직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런던 기반의 글로벌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호주 PwC’(PricewaterhouseCoopers Australia)가 하이스쿨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취업 문호를 개발하면서 수준 높은 도제(견습) 과정과 함께 일하면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수준 높은 도제 프로그램’ 도입, 하이스쿨 졸업자 입사 가능
회사 업무 병행하면서 대학교육 가능... 임금격차도 거의 없어
런던 기반의 글로벌 비즈니스 컨설팅사인 ‘PricewaterhouseCoopers’(PwC)가 기존 입사 시스템을 변경, 하이스쿨 졸업자에게도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학 학위를 요구하던 최소 5개의 다른 회사들도 이 같은 입사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금주 월요일(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전했다.
이 같은 입사 방법은 학생들의 학업으로 인한 부채를 줄이고 재정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직업 경험을 제공하는 한 방법으로, 정부 및 학교 직업 상담교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higher apprenticeship’로 명명된 이 시범 프로그램은 약 250명의 하이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달 공식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연방 직업교육 및 기술부의 카렌 앤드류스(Karen Andrews) 차관은 향후 수 천 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직종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PwC’가 고안해 주도하는 이 시범 프로그램은 18개월간 운영될 예정으로, 하이스쿨을 갓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는 젊은이들이 회사에 입사해 고등교육을 이수한 기존 직원과 함께 일하며 일종의 도제 교육을 받는 시스템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앤드류스 차관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대학 학위를 취득해 좋은 직장을 구하는 기존의 직장 진출 코스에 대한 대안”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차관은 “만약 금융 분야의 어떤 직종을 고려하고 있다면 굳이 대학 학위를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며 “직장에서 일함으로서 수입을 가두는 동시에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NSW-ACT 진로 상담가 모임인 ‘Careers Advisers Association of NSW and ACT’의 제닌 스미스(Jenine Smith) 사무총장은 “하이스쿨 학생들 입장에서 이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대학 과정의 학비 부담 없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PwC’의 인재개발부 줄리 던컨(Julie Duncan) 이사는 “하이스쿨을 졸업한 뒤 취업한 이들이 회사 업무를 하면서 학위를 취득할 경우 동등한 학력을 가진 이들과 같은 임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던컨 이사는 이어 “미래의 업무는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는 미래의 학위가 아니라 앞으로 변화할 시대의 능력을 갖춘 이를 고용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하이스쿨을 졸업한 뒤 대학 진학을 원치 않거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 학생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호주 대학협의회인 ‘Universities Australia’의 카트리오나 잭슨(Catriona Jackson) 부의장은 ‘PwC’ 프로그램에 대해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의 경쟁자가 아닌 보완 역할”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많은 학생들에게 특정 부문의 기술과 지식, 의사소통, 비판적 사고능력, 다양한 전문 분야 네트워크 등 여러 부문이 혜택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는 설명이다.
앤드류스 차관은 ‘higher apprenticeship’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확신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우리는 아직 ‘higher apprenticeship’과 관련된 수치를 갖고 있지 않지만 만약 무역과 관련된 견습(도제) 과정을 거칠 경우 풀타임 직업을 가질 확률은 90%에 이르며, 또한 넉넉한 수입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덧붙였다.
직업 관련 기구인 ‘Graduate Careers Australia’의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회계 학위를 가진 대학졸업자로 풀타임 직업을 구한 이들은 2015년 77%에 머물렀다. 이는 1982년 97%, 2000년 86%의 높은 취업률에 비해 다소 떨어진 수치이다.
대학 졸업의 학력자의 고용률 하락은 법학을 포함, 대부분의 전공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법학 전공자의 경우 지난 2015년 풀타임 취업은 91.4%로 나타났다. 이는 1987년 거의 대부분이 풀타임 직업을 구했다고 할 수 있는 97%에 비해 많이 낮아진 것이다.
‘NSW 법률학회’(Law Society of NSW)의 폴린 라이트(Pauline Wright) 회장도 이런 부분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 “영국의 법률회사들 가운데는 법학 외 분야에서 인재를 고영하는 경향도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 라이트 회장은 “그렇다고 호주에서 당장 이런 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PwC’에 따르면 ‘higher apprenticeship’ 프로그램은 본부가 있는 런던에서 10년 이상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온 유사한 시스템을 모델링한 것이다.
‘PwC’의 던컨 이사는 “사람이 하는 일자리는 20년 사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대학 학위가 인생의 직업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자체 조사에 따르면 기존의 회계 업무는 인공지능 등 기술 발달로 사람의 일자리가 위협받은 상위 직종에 속한다. ‘PwC’는 향후 이 부문의 51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향후 20년 이내 회계 업무의 97.5%가 자동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호주 내에서만 26만4천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