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상담] 입국 가절 사유 없으면 겁낼 필요 없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변호사(본보 법률자문) = 최근들어 영주권자 신분을 가진 분들로 부터 한국 혹은 외국으로 여행을 하고자 하는데 미국에 귀국을 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인지를 염려하는 문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언론이나 인터넷에 영주권자가 해외 여행 후 미국에 귀국을 하다가 공항에서 혹은 국경 검문소에서 입국이 거절되거나 영주권을 박탈당한 사례, 심지어 체포된 사례들이 종종 보도되고 있다. 이런 현실이니 영주권을 가진 분들이 해외 여행을 앞두고 불안해 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영주권자가 해외 여행을 하기 전에 불안 해소를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해외 체류 기간의 제한
이민법 상 영주권자는 미국 이외의 국가에 영주할 의사가 없는 한 최장 1년까지 해외 체류가 허용된다. 1년 이상 해외에 체류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출국 전에 재입국허가서를 신청해야 한다. 재입국허가서를 발급받으면 최장 2년까지 해외에 체류한 후 안전하게 미국에 귀국할 수 있다. 재입국허가서는 이민국에 I-131 서식과 그에 요구되는 몇 가지 서류를 제출해서 신청하면 된다. 최근의 심사 기간은 대략 3개월 정도이고, 신청 후 대략 5, 6 주가 지난 후 지문을 찍고 나면 재입국허가서를 발급받기 전에 출국을 해도 무방하다. 단, 발급받은 재입국허가서는 가족이나 지인이 한국 또는 여타 체류국으로 미국 입국 전에 우송해주어야 한다.
영주권을 신청한 사람이 심사 기간 중 해외 여행을 해야만 할 부득이한 일이 있는 경우에는 '어드밴스 퍼롤(advance parole)'이라는 여행허가서를 신청하면 된다. 이 것 역시 I-131 서식을 이민국에 제출해서 신청을 하는데, 심사 기간은 대략 3개월 정도이고, 신청 후 대략 5, 6 주가 지난 후 지문을 찍고 나면 재입국허가서를 발급받기 전에 출국을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것은 법률상의 규정이고, 현실적으로는 6개월 이상을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 입국시 입국심사관들이 따로 불러내어 장기 체류 사유를 묻고 미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하는지의 여부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리 법률이 1년까지라고 해도, 현실적으로는 6개월 이상을 해외에 체류하지 않는 것이 좋고, 6개월을 넘겨야만 하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출국 전에 재입국허가서를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미국 귀국시 입국 심사관이 미국 영주 사실 여부를 따지려 할 경우 미국 영주 사실을 확인시킬 수 있도록, 해외 체류 중에도 반드시 IRS에 소득세 보고서를 제출하고 은행 계좌를 유지해야 한다.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리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법원의 판결없이는 영주권 박탈당하지 않는다
지난 달 말 캐나다 시민권자로서 미국 영주권자인 사람이 캐나다 체류 후 미국에 입국을 하다가 입국 심사관의 강요로 영주권을 포기하고서야 입국이 허용된 사례가 이민변호사협회에 보고되었다. 캐나다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영주권을 포기해야만 미국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불법적인 억지를 부리는 입국심사관과 여러 시간 대치하던 이 여성은 끝내 영주권 포기서에 서명을 하고 카드를 반납한 뒤에 임시 입국 비자를 받아 입국을 했다. 이 여성은 다행히 미국시민권자인 성년 자녀가 있어서 자녀를 통해 다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지만, 입국 심사관의 행위는 엄연한 불법행위였다.
미국에 이민 온 외국인이 일단 영주권을 받으면 영주권자 신분은 이민법원에서 재판을 거쳐 판사의 판결이 나지 않는 한 박탈당하지 않는다. 영주권을 박탈할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민국이나 세관국경보호국에서 영주권자에게 일단 입국을 허용한 후 이민법정 출두 명령서를 발부하고 이민 법정에서 적법한 절차와 재판을 거쳐야 만 박탈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입국시 공항이나 국경 검문소에서 입국 심사관이 영주권을 박탈하거나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불법적인 월권 행위이다. 영주권자가 1년 이상, 심지어 수 년 간 해외 체류를 한 후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에도 입국 심사관은 일단 입국을 허용한 후 법원 출두 명령서를 발부해야 하고 영주권자가 재판 절차를 거치도록 허용해야 한다.
입국이 거절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위와 같은 일반적인 사실에 대해 몇 가지 예외가 있는데, 이민법은 영주권자가 영주권자 신분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경우, 미국에 영주 거주할 의사 가 없이 18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한 경우, 출국 후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 추방절차 진행중 미국을 출국한 경우, 이민법 상 입국 금지 요건이 되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후 출국한 경우, 또는 지정된 입국 관문을 거치지 않고 다른 장소로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에는 영주권자의 입국이 거절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우에도 영주권자는 바로 입국이 거절되어 본국으로 돌려보내지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일단 미국에 입국한 후 이민 법정에 가서 판사 앞에서 법정 심리를 거칠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입국 심사관들이 자의적으로 입국 거절 사유가 있다고 판단을 해서 귀국하는 영주권자들에게 해외 체류중 이런 저런 이유로 자동적으로 영주권자 신분을 상실했다고 하면서 영주권 포기 사실을 인정하는 I-407 서식에 서명을 하도록 종용하는 경우가 있다. 만일 해외 체류 후 미국 귀국 중 이런 경우를 당하면 I-407 서식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입국을 허용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입국심사관이 강제로 영주권 카드를 압류하는 경우에는 카드는 압류하되 입국은 허용을 하고 입국 사실을 확인하는 I-94 서식을 발급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 때, 여권에 입국 스탬프를 찍어 줄 것도 함께 요청해야 한다. 영주권 카드는 영주권자 신분을 확인하는 수단일뿐, 카드를 압류당했다고 해서 영주권자 신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주권자 해외 여행 기피할 필요 없다
최근 해외 여행 혹은 해외 체류 후 미국에 귀국하다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도된 영주권자들은 대개 과거에 미국에서 범죄를 범한 기록이 있었던 사람들, 미국 영주 거주 사실을 입증할 만한 적절한 근거를 유지하지 않고 해외에 장기 체류한 사람들, 추방 조치가 내려진 상태에서 미국에 체류하다가 해외 여행을 한 사람들인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다. 한 마디로 입국이 거절될만한 사유가 있거나 추방당할 만한 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오바마 행정부하에서는 이민법상 입국 거절 사유가 있는 사람들도 중범죄자가 아니면 입국을 허용하던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기존 법률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 뿐이다.
트럼프가 집권한 이후 반이민 정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고, 이민세관집행국의 이민법 위반 단속과 불법체류자 체포가 강화되는 한편으로, 공항과 국경 검문소에서는 입국심사관들의 불법적인 횡포가 늘어난 것이 현실이다보니 영주권자들조차 해외 여행을 앞두고 불안해 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범죄 기록이 있거나 여타 이민법 위반으로 인해 입국이 거절될 만한 사유가 있는 영주권자가 아니라면, 불필요하게 겁을 먹을 필요도, 한국 방문이나 해외 여행을 기피할 필요도 없다. (위일선 변호사. 407-629-8828, 813-361-0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