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북의 핵능력 잘 알고 있는 군 수뇌부 의견 따라야
(마이애미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5월2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실전 배치 직전에 마지막 성능 테스트를 위한 북극성-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최고 고도 560㎞, 비행거리 500㎞)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북한 수뇌부는 이 미사일을 즉시 실전 배치하도록 승인했는데, 이 미사일은 1단 로켓만으로 앨라스카와 미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가 타격권 안에 있다는 것이다. 로켓 하나를 더하면 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된다는 뜻이다.
북한은 또 그보다 1주일 전인 14일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KN-17(화성-12)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시일 시험발사(최대고도 2,111,5㎞, 비행거리 787㎞) 에도성공했다. 평소 북한의 핵무기 시험발사에 과소평가를 해 온 미 국방부 고위관리들도 이번 시험발사는 ICBM 개발의 '최종 관문'인 대기권 진입에 성공했다(NBC 19일 보도)는 의미라며 ICBM의 완전성공을 인정했다. 이 탄도미사일은 기만탄과 함께 발사하고, 발사에서 하강 까지 포물선이 아닌 지그재그로 세차례나 경로를 변경하며, 탄두부 내의 다탄두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낙하하게 함으로써 적의 요격을 회피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이번 북한의 신형미사일 발사성공에 대해 장영근(항공대)교수는 '이게 2단이나, 3단이 아니고 1단 미사일이다. 거의 100톤에 가까운 추력이다. 그 정도면 뭐 어마어마한 추력인 거다. 여기에다 2단만 하나 더 얹어 놓으면 ICBM이다. 그냥 엄청난 거다'라며 놀라워했다.
전쟁에는 공격적 전략과 방어적 전략이 있는데, 북한의 방어 전략의 하나가 바로 전 국토'지하요새화'전략이다. 예를 들어, 평양지하철은 평양 도심지하에 광범위하게 설치된 군사용 기지에, 주민 대피용 방공호 및 터널과 유기적인 연계구성을 이루고 있고, 지금도 꾸준히 지하철을 건설 중이라고 한다. 지하철 자체가 100m-150m 지하에 있고 그 중 중요한 곳은 200m~300m 깊이의 지하철도 있다고 한다. 지하 출입구는 60톤~80톤이나 되는 두꺼운 아연으로 된 철문이 설치되어 있어 핵폭발에 의한 피폭이나 방사선을 완전 차단한다는 것이다.
1990년 당시 미 정보기관이 확인한 북한 지하군사기지는 1만5000여개이고 그 중 주요 군사관련 지하시설은 8236개소라니 북한 전 국토가 군사기지라는 뜻이다. 거기에 최근에 또 북한 전역의 지하에 주요 군수 공장 180여개소를 건설했다(한국 국방부 북한정보본부 2006년 자료).
핵전쟁시 본토 방어수단 전무한 미국
반면, 미국은 핵전쟁 때 재난을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방어수단이라는 것이 고작 신뢰할 수 없는 사드와, 앨라스카와 캘리포니아, 하와이 인근에 30기가 실전 배치된 GBI(Ground Based Interceptor) 등 미사일요격(MD) 체계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비싸다(1기에 $300억)는 GBI 조차 북 미사일 요격 능력은 "제한적"이라는 게 미 의회에 올린 국방부 무기성능시험평가국 연례보고서의 평가다. GBI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대외 선전용 주장은 미 군산협력체(국방부, 첨단무기제조업체)의 과장된 허풍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또 미국인들의 대피시설은 학교 강당이나 공공건물들이 전부다. 이런 조건에서 핵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ICBM이 미국의 워싱턴 DC와 주요도시를 강타했을 때 북.미 어느 쪽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핵미사일 공격력이 북미간 실력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승패를 가를 방어력에서 미국은 지하대피 시설과 지하도시가 준비된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을까? 당연히 미국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행히도 미국의 군 수뇌부를 제외한 강경 세력들은 주류 언론의 보도 기피로, 아직도 북한이 미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완성하지 못해 전쟁이 날 경우, 미국이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기에 대북 선제타격 등 강경기조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북한은 이미 24년 전인 1993년 5월30일, 최초로 대륙간탄도미사일 3기를 하와이와 괌 앞 바다에 각각 발사해 당시 미국 정부를 충격에 빠트린 데다, 1998년 8월에는 지구인공위성'광명성 1호'까지 발사, 성공시켰다는 사실이다.
이에 놀란 빌 클린턴 대통령은 그간 극비리에 추진해 오던 북한의 ICBM 발사기지 등에 대한 선제타격 계획 시행을 불과 2시간 전에 중지시켰고, 부랴부랴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평양에 급파,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북미 가상전쟁 시뮬레이션 결과를 알고 있던 군 수뇌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 밖에 없다는 주장을 해 오면서 군사적 공격을 반대해 왔다는 사실이 최근 패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 전략자산을 총동원해서 한반도 가까이 전개하더라도 이제 지상 위성 레이더, 컴퓨터 등 전자 전기 시스템을 마비시켜 버리는 전자기파탄을 비롯해 요격회피술까지 갖춘 북한 미사일을 방어할 방법이 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해리슨 미 태평양사령관이나 미사일 방어책임자인 고트니 북부사령관 등 일선 군 사령관들이 북한 때문에 잠을 설친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북한은 2006년 첫 핵 시험을 단행했고, 2010년 5월에는 세계최초의 핵융합시험에 성공했다. 이어서 2016년 1월6일에는 고도로 첨단화된 수소탄 시험을 성공시키는 등 24년 전 ICBM 발사 성공 후 현재까지 보다 개량된 각종 핵무기 개발을 위해 시험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북과 대화를 시작할 때까지 북한은 최첨단 ICBM 공개 등 압박을 계속할 것이다.
수십 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 결과, 폭발 효과는 1세대 수소탄의 수십 배이면서 크기와 무게는 최소화에 성공, 지난 4.15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ICBM 탄두 하나 속에 수십 개의 최소형 수소탄이 한꺼번에 탑재되는 무시무시한 핵 능력을 확보해버린 것이다. 겉으로는 ICBM 한 발로 보이는데 그 능력은 수십 발의 ICBM이 동시에 발사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뜻이다.
경제 어려운 미국, 무기개발에 천문학적 투자
더구나,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미국 국민들이 미군 장비의 비싼 가격을 안다면, 전쟁하겠다는 정치인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요격체계에서 쏘는 요격탄 한 발의 가격은, 요격 능력이 확실치 않은데도, 최고 1500km 고도의 미사일까지 요격한다는 미국의 SM3의 경우, 한 발 당 1340만달러(150억원), 최고 2000km까지 요격이 가능하다는 GBI는7600만달러(850억원), 사드는 한 발당 980만달러(110억원), 중저고도 요격용인 SM-6과 패트리어트 등은 440만달러(50억원)라고 한다.
이밖에 레이더, 발사차량, 통신차량, 통제장치, 계속되는 업그레이드 비용, 운용비용까지 따지면 그렇지 않아도 재정문제로 20여 년 전부터 침체돼 온 군장비 개량, 신무기 개발 등, 미국이 대 북한 적대시 정책을 지속하는 한, 북한 핵탄 방어용 무기 생산만으로도 국가경제는 날로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걸 알고 북한은 뒤에서 씨익 웃고 있지 않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염려하는 북미 간 핵 대결 결과, 미국의 미래를 완전히 망칠 게 아니라, 역대 최고인 87%(한국갤럽 19일 조사) 한국 국민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를 존중, 전작권을 반환하고 남북 정상 간 평화적인 교류를 방해하지 않는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한국 정부에 돌려주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문재인 정부를 활용, 북미간 대화의 길로 들어서는 길만이 미국을 위한 최선의 길이요, 제3차 세계대전을 예방한 훌륭한 미국 대통령으로 전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임을 하루 속히 깨닫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