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이 최근 내놓은 ‘First Home Buyers’ 보고서에 따르면, 광역시드니(Greater Sydney)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구입하려면 75킬로미터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사진은 지난 5월, 41만 달러에 판매된 고스포드(Gosford) 소재 2개 침실 타운하우스.
센트럴코스트의 고스포드, 광역시드니서 주택가격 가장 낮아
광역시드니(Greater Sydney)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이들은 시드니 도심에서 75킬러미터나 벗어나야 한다. 최근 공개된 주택가격 관련 집계에 따르면 광역시드니에서 주택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은 센트럴코스트 지역(region)에 자리한 고스포드(Gosford)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이 지난 주 금요일(31일) 발표한 ‘First Home Buyers Report’ 결과로, 지난 3월까지 12개월 사이 NSW 주의 첫 주택구입자가 20%의 주택구입 보증금을 포함하여 45만9,010달러 미만의 저렴한 주택 가격으로 간주된 11개 지역 중 하나이다.
보고서는 “만약 신축 주택에 대해 ‘First Home Owner Grant’에 제공되는 10만 달러의 혜택을 포함할 경우 459,010 달러 미만의 적정 주택 가격 지역은 6개가 더 늘어난다”고 전했다.
‘도메인 그룹’ 자료 분석가인 니콜라 파웰(Nicola Powell) 박사는 “시드니 전 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첫 주택구입자들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더 먼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며 “센트럴코스트와 시드니 서부 지역의 경우 가장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스포드의 중간 주택 가격은 41만2,500달러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로 1시간30분가량이 소요되는 출퇴근 시간에도 불구하고 고스포드는 내 집을 장만하려는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부동산 중개회사 ‘LJ Hooker Gosford’ 사의 데비 그린엄(Debbie Grinham) 판매 에에전트는 “우리는 지난 3년 사이, 시드니의 높아진 주택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젊은 커플들 상당수가 고스포드로 이주해 오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서부 먼 외곽에서 기차를 이용해 시드니 도심으로 이동하는 것이나 고스포드에서 기차를 타는 것 모두 같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이들은 고스포드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서부 외곽지역 가운데 저렴한 주택 가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역(suburb)는 마스든 파크(Marsden Park)와 펜리스(Penrith) 사이의 윌모트(Willmot)이다. 현재 윌모트의 중간 주택 가격은 44만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아파트의 경우에는 적정 가격 측면에서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보다 많은 선택을 제공한다. 비교적 시드니 도심과 가까운 라켐바(Lakemba)의 경우 아파트 중간 가격은 45만9010달러이다. 라켐바는 시드니 도심에서 15킬로미터 거리이다.
‘도메인 그룹’의 파웰 박사는 “전 지역에 걸쳐 높아진 주택 가격으로 젊은이들이 원하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주택을 구입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선택할 수 있는 곳은 있다”면서 ‘높은 임대료 부담에서 이들 지역의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메인 그룹’의 ‘First Home Buyers’ 보고서는 NSW 주 정부가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키로 한 새 주택 정책 발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주 정부는 ‘First Home Buyers’ 보고서 발표 하루 전인 지난 주 목요일(2일), 65만 달러 이하의 신규 주택은 물론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첫 주택 구입자에게 인지세를 면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첫 주택 구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과 실제 시드니 주택 가격 사이의 엄청난 현실적 차이를 드러낸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 정부가 인지세 면제 조건으로 내건 65만 달러 미만의 중간 주택 가격을 유지하는 광역 시드니 지역 가운데 도심에서 40킬로미터 거리 이내 지역은 4곳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 도심에서 남서부 35킬로미터 거리의 애쉬크로프트(Ashcroft)의 중간 가격은 63만5천 달러이며, 헥켄버그(Heckenberg), 카트라이트(Cartwright), 버스비(Busby)도 이와 유사한 가격대이다.
아파트 가운데 가장 저렴한 중간 가격을 보이는 지역 중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CBD에서 남쪽으로 8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이스트레이크(Eastlakes)로, 중간 가격은 65만 달러에 약간 못 미친다. 피터샴(Petersham) 또한 64만5,450달러로 집계되어 있으며, 라이드(Ryde)가 65만 달러이다.
NSW대학교에서 주택연구 및 정책을 강의하는 할 포슨(Hal Pawson) 교수는 “이는 실질적으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라며 “65만 달러 미만 주택 구입에 인지세를 면제하는 것으로 주택구입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꽤나 실망스러운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인지세 면제는 주택 수요를 증가시킴으로써 가격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부동산 회사 중 하나인 ‘First Home Buyers Australia’의 타즈 싱(Taj Singh) 대표는 주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낙관적 의견을 표했다.
그는 “주택융자를 위한 보증금 및 관련 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첫 주택구입자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라며 “이번 조치는 일반 주택에 비해 가격이 다소 저렴한 아파트 또는 낮은 가격의 첫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싱 대표는 이어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주택 가격을 인상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하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