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C 버클리(Berkeley) 대학 인지심리과학대(Psychology and Cognitive Science)의 톰 그리피스(Tom Griffiths) 교수. 그는 컴퓨터의 논리와 수학적 계산을 통해 연애를 끝내고 결혼을 결정할 최적의 황금시기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지과학자, “모든 결정 내리기 전 37%만 조사하라” 조언
결혼 전 몇 번의 연애가 가장 적당할까? 지난해 인도네시아 백만장자 사업가와 미녀 연예인이 소개팅 어플 ‘틴더’(Tinder)를 통해 만나 단 7일 만에 결혼에 골인, 비난과 부러움이 뒤섞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연애의 쳇바퀴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아직 상대방이 평생 함께 할 만한 최고의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결혼을 망설이는 커플들에게 일생일대 결정의 시기를 알려주는 ‘컴퓨터 알고리즘 이론’이 화제라고 지난 주 금요일(1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전했다.
이제까지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람들의 일상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연구해온 미국 UC 버클리(Berkeley) 대학 인지심리과학대(Psychology and Cognitive Science) 톰 그리피스(Tom Griffiths) 교수는 “컴퓨터의 논리와 수학적 계산을 통해 결혼의 황금시기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최적 정지 문제’(the optimal stopping problem) 이론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의사결정은 37%의 사전조사를 거친 후가 가장 적당하다. 예를 들어 집을 구매할 경우 주택시장을 37% 조사했다면, 이제 거주할 집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시기다.
‘최적 정지 문제’는 응용 확률론, 통계학, 의사결정이론 분야에서 ‘어느 시점에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연구하는 이론으로, 그리피스 교수는 결혼 문제(marriage problem)도 이를 적용해 공식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연애를 “결혼이라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기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라고 정의하고, 연애를 통해 37%의 이성 경험을 했다면 다음으로 만나는 사람 중에서 그간 만나온 이성과 비교해 가장 괜찮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집중할 시기라고 설명한다.
그리피스 교수는 동료 인지과학자 브라이언 크리스찬(Brian Christian) 교수와 함께 지난해 이 이론을 바탕으로 한 공동 저서 ‘ALGORITHMS TO LIVE BY’를 출간했다.
지난주 금요일(16일) 시드니에서 열린 ‘테드엑스’(TEDx) 강연회에 참석한 그리피스 교수는 ‘Everyday algorithms’라는 제목으로 이 이론에 관해 설명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효율적인 삶을 누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은 컴퓨터와 달리 적은 양의 데이터만을 가지고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컴퓨터에 입력해 인간의 이성적인 논리를 보다 잘 이해하고, 컴퓨터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면 인간의 일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람의 일이 위협받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대해 우려하기보다 “컴퓨터와 더 함께 일하고 컴퓨터의 시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인간의 감정과 즉흥성 또한 컴퓨터 이론에 접목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타인의 생각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을 기반으로 한 무작위성(randomness)과 게임이론(game theory, 자신의 의사결정으로 인한 성공이 다른 사람의 선택에 의존적인 상황을 수학적으로 설명한 이론)을 통해서 이를 수학적으로 알고리즘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