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의 통일 달리기
뉴스로=강명구 칼럼니스트
내가 달리는 이유는 달리면 가슴이 고동을 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내 가슴이 뜨거워졌을 때 환희(歡喜)를 느끼고, 나의 모든 기능이 최고의 활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달리면서 뜨거워진 가슴은 아름다운 자연을 만났을 때 더욱 뜨거워지고, 땅 위에 살아 숨 쉬는 뭇 생령들을 만났을 때 더욱 뜨거워진다. 내 뜨거운 가슴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더욱 격하게 반응한다.
평화는 모든 가치에 우선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 어떤 무엇보다도 생산적인 활동이며, 평화는 아름답고, 평화는 언제나 옳다. 평화는 자주적인 힘으로 지켜낼 때 그 가치가 극대화된다. 우리가 지나온 만 년의 고통스런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전도사 자격증을 주었다. 우리는 지난 겨울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가장 문화적인 축제를 통해서 독재자를 몰아내며 가장 앞서나가는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였다.
6월 6일 서울을 떠나 강정마을에서 첫 발자국을 내딛자 꽃망울처럼 움츠려 있던 감정의 답답함이 봄바람을 맞은 꽃망울처럼 한꺼번에 톡톡 터지는 것이 느꼈다. 내 마음은 꽃망울이었고 시민들의 호응은 봄바람이었다. 시민들은 내가 봄바람이었다고 말하며 그들의 가슴 속에 품은 평화의 꽃망울을 톡톡 터뜨리며 피워냈다. 가슴은 가슴을 찾는다. 가슴을 마주대면 뜨겁게 전해오는 그 진동!
난 강정마을을 떠나 한라산의 1100 고지를 넘어 부산으로, 울산으로, 경주, 대구를 지나서 평화의 계곡 성주 소성리에 들렀다. 김천을 찍고 광주로 이동해서 순창, 임실 그리고 전주, 익산, 논산, 대전까지 지나 청주를 오늘 아침 출발하여 진천까지 달려오면서 가슴으로 전해오는 진한 진동을 마음껏 즐기는 행복한 고통(苦痛)의 시간을 가졌다. 대한민국은 크지 않은 나라이지만 역동적이고 다양한 먹거리와 문화를 품은 나라임을 확인하였다.
장거리 달리기는 기본적으로 고통이다. 그러나 고통이 전부가 아니다. 고통 너머에서 맛보는 환희의 순간이 있다. 가는 곳마다 6월 24일 다시 한 번 광화문 촛불집회에 평화를 염원하며 사드를 철폐하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하여 모이기로 다짐을 받으며 서울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나는 거리의 행위예술가이다. 온 나라를 무대로 온 세상을 무대로 달리면서 평화를 이야기하고 통일을 노래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행위를 한다. 사람들은 아주 하찮은 일에 감동을 한다. 내가 전국을 무대로 땡볕에 달리는 행위는 분명 하찮은 일이다. 김연아의 빙판 위에서의 춤사위나 손흥민의 풀밭에서 볼 차기도 따지고 보면 하찮은 일이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는 일이나 프리미어 리그에서 골을 넣는 것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아무나 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행위에 열광을 한다. 전국을 무대로, 전 세계를 무대로 달리면서 평화를 노래하는 행위는 아무나 하지 않는다.
나는 평화마라톤 제주 강정마을에서 광화문광장까지 663km를 달리면서 수많은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과 길거리 시민들을 만나며 소통하며 전쟁무기 사드를 희망으로 날조(捏造)하는 독사의 혀를 베어버렸다. 전쟁무기로는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였다. 달리면서 사람들에게 사드를 요격하는 마라토너로 인정받았고, 올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로 시민들의 임명을 받은 헤이그 특사가 되어 다시 한 번 조국의 자주독립을 염원하게 유라시아대륙, 실크로드 16,000km를 달리기를 명받았다.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하여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 이란을 지나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거쳐 북한의 평양을 지나 판문점으로 내려올 것이다. 지구상의 어떤 인간도 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을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통일의 그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한 발 한발 다가서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아니라는 경험을 남과 북 모든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 산책'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g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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