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9시 30분, 할빈역 안중근기념관에 새겨진 이 영원한 순간앞에 중국조선족항일가요합창단성원들은 '하얼빈아리랑'을 격정 높이 불러올렸다.
언제나 가슴치며 안겨오는
그날의 그 이름
일편단심 감격의 순간이여
조국의 독립 위해
정의의 총탄을 안긴
열혈남아 안중근
아! 할빈아리랑
아! 안중근아리랑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안중근의거현장.
항일가요합창단성원들은 105년전 바로 이날 이 자리에서 조선반도를 짓밟고 중국대륙을 삼키려던 일본침략군의 원흉 이등박문을 격살하고 독립만세를 높이 웨쳤던 안중근의거현장을 찾아 연길에서 8시간 밤길(비속)을 달려 정각으로 이 자리에 당도하였던것이다.
안중근기념관 외벽은 100여년전의 모습으로 재현되여있었고 기념관안쪽으로 들어서노라니 안중근이 려순감옥에서 쓴 '나라의 안위를 위해 로심초사 하노라'는 등 한문글구들이 줄느런히 배렬되여있었다. 단지동맹으로 마디가 잘려나간 무명지 서명이 찍힌 그 문구들을 일별하노라니 온 가슴에 전률이 느껴졌다.
안중근사적도편전시를 눈여겨보며 층계를 올라서는데 유리창너머로 이등박문을 격살한 표시지점이 확연하게 안겨왔다. 순간, 그날의 그 총소리가 울리는듯싶었고 총탄에 이등박문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그자리에서 조국만세를 부르며 앙천대소하는 민족영웅 안중근의 위상이 우렷이 눈앞에 떠오르는듯하였다.
안중근이 려순감옥에서 쓰다만 '동양평화론'의 주요구성이 일목료연하게 눈에 띄였고 어머니가 손수 지어보낸 하아얀 두루마기를 입고 처형을 기다리는 안중근의 태연한 모습이 시야에 비껴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합창단 단원들의 귀가에는 아들에게 보낸 어머니의 비장한 편지내용이 또렷이 들려오는듯싶었다.
"옳은 일을 하고 받는 처형이니 비굴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니라"
10월 26일 9시 30분경 안중근기념관을 찾은 관람객 모두가 하나 되여 만세를 불렀다.
합창단 상무단장 리상덕선생은 10일전 '할빈아리랑'을 작사작곡하여 단원들에게 가르쳐주면서 대의를 위해 죽음을 초개같이 여긴 안중근과 그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이 내용으로 들려주었던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하얼빈아리랑'을 황성렬회장이 또 합창곡으로 편곡하여 단원들에게 4일간 맹훈련을 들이대면서 록음까지 마쳤다.
황성렬회장은 동판에 새긴 '하얼빈아리랑'을, 리상덕단장은 록음테이프를 안중근기념관 강월화관장에게 증정하였다. 안중근의거현장이라는 이 특수한 환경속에서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가 이름할수 없는 감격으로 눈물을 지었다.
일제침략군 731부대유적지에서 진눈까비 흩날리는 속에 항일가요 '송화강에서'를 열창하고있는 합창단원들.
이윽고 합창단 성원들이 격정 드높이 부르는 '하얼아리랑'은 안중근기념관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안중근 의거 105주년을 맞으면서 모처럼 한국에서 찾아온 안중근기념사업회 회원들은 중국조선족항일가요합창단의 이같은 발상과 의거에 찬탄을 금치 못하였다.
항일가요합창단은 계속하여 일제침략군 생체세균실험의 희생물로 무참히 죽어간 3,400(기록된 수자)여명 희생자들의 원혼이 배회하는 일제침략군 제731부대유적지에서, 동북항일력사를 고이 간직하고있는 동북렬사기념관에서 , 중국인민해방군 군가의 작곡자이며 인민음악가인 정률성의 일생을 전시한 정률성기념관에서 우뢰 같은 함성으로 항일가요를 높이 부르며 우리의 항전정신과 민족정신을 격조높이 구가하였다.
출처: 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