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美국군의날에 핵실험한 까닭
Newsroh=김태환 칼럼니스트
오늘 아침 뉴스엔 온통 “북, 미국 독립기념일 (7월 4일) 에 맞춰 탄도 미사일 발사” 라는 제목의 기사가 “톱 스토리” 로 올라왔다.
북한에서는 특별 방송을 통해 그들이 지금까지 행한 어떤 실험보다 더 강력한 미사일 (화성 14호) 발사에 성공했고 이 신형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그들은 숙원(宿願)이었던 ICBM (대륙간 탄도 미사일) 제작과 발사 성공을 이룩했다고 대내외에 선전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것은 물론 의도적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나라들이 어떤 행사/시위들을 할때 특정 국가의 기념일을 택해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 나라에 암묵적 메시지를 보내는 역할을 하기때문이다.
필자는 1974년 봄에 미국에 이민으로 왔는데,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인도(India) 에서 최초의 핵 ‘미소짓는 부처님 (Smiling Buddha)’ 실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1974년 5월 18일)은 미국의 국군의 날 (Armed Forces Day: 3rd Saturday of May) 이었다. 당시 미국은 인도와 적대관계(敵對關係)인 파키스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인도는 핵 폭탄 실험을 하면서 미국에 한방 날린 셈이다.
7월 4일이 미국에서는 독립 기념일이지만 일반 시민들은 무슨 애국심을 높이는데는 별로 상관하지 않고, 한 여름에 하루를 바베큐를 구워 먹으며 즐기거나, 저녁에 불꽃놀이를 직접하거나 참관하며 하루를 쉰다는데 더 역점을 둔다.
이러한 미국 독립 기념일이 우리 한겨레에게도 아주 중요한 하나의 이정표(里程標)로 남아 있으니, 그것은 바로 1972년 7월 4일에 남북한 간의 최초의 통일을 지향하는 목표와 방법에 합의해서 전세계에 공표한 “7-4 공동 선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7-4 공동 성명이 나오게 된 연유에 관한 기술은 이 자리에서 다루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왜 하필 그 날로 정했는지?”에 간단히 설명드리려고 한다. 지금까지 제가 쓴 부분을 의미를 곰삭이며 읽으신 분들은 이미 대충 답을 얻으셨을 줄 믿는다.
당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대화를 트는(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1972년 2월) 국제 정세의 변화에 발맞춰 남북도 긴장을 완화할 필요에 따라 남한과 북한도 암투를 그만 두고 짝짝궁을 하기로 해서 생각보다 빨리 공동 성명을 내놓았는데 그 것도 바로 미국 독립 기념일에 발표한 것은 실로 의미심장하다 하겠다.
"내일이면 중대 발표를 한다"고 예고가 나왔는데 놀랍게도 그 당시 용감무쌍한 (?)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에 귀띔도 해주지 않자, 속이 탄 당시 한국 주재 미국 CIA 책임자가 저희 (남북 회담 사무국) 사무총장을 찾아와서 성명서 내역을 브리핑 받고 갔다. 정부의 공식적 대미 통보 이전에 CIA 지부장에게 귀띔을 해준 사무총장은 얼마 후에 그일로 인해 해임당하셨다. (사무총장님이 별세했다는 뉴스가 나왔기에 부담감을 적게 느껴서 이제야 쓸 수 있습니다.)
7-4 공동 성명을 하필 그날로 잡아서 발표한 것은 남한과 북한 지도부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한 마음이 되어 미국놈 ( 이 단어는 우리의 존경하는 박 정희 대통령이 위대한 (?) 미국 사람들을 즐겨히 부르는 말입니다.) 에게 한방 먹인 것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어쩌면 7-4 공동 성명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미국에 대한 사실상의 독립 선언 (?) 을 감행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을 법하다.
김태환 하버드남가주한인동창회장
*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태환의 한국현대사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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