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은 분수를 알고 살아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내가 이민 떠나오던 해인 74년도에는 한국에 ‘최저 임금’이란 개념이 없었다. 그 해 이곳 올랜도에 도착해 취업된 공장에 찾아갔더니 고용주는 먼저 온 한국사람이 정비기술이 전혀 없으니 너도 같을 것이라며 고용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했다.
일곱 식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손에는 단돈 100불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내일부터라도 당장 돈을 벌어야 먹고 사는 데…’라는 생각이 들며 암담한 심정이었다.
공장을 뒤로 하고 얼마나 걸어갔을까. 어느 건물 골목이 나와 그곳에 잠시 섰다. 한국에서 잘 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낸 것이 후회스럽기도 했다. 또 낯선 땅에서 올망졸망한 자식들을 먹여 살릴 일이 아득했다. 사나이가 못나게 눈물까지 흘렸다.
손으로 얼굴을 훔치고 다시 길로 나오니 취업된 공장 직원이 차를 내 쪽에 대고 나에게 타라고 한다. 다시 공장에 가니 고용주는 나에게 “개인공구도 없으니 계약된 임금을 줄 수 없다”고 먼저 말했다. 그러나 정규 시간에는 최저임금을 주고 주 열시간 오버타임 일을 하면 주 수령액이 145불 정도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친절하게도 나에게 부양가족이 많아 세금 한푼 안내도 될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37세 가장의 손에 남아있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주 5일 일하고 벌 수 있으니, 마음 속으로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멘!”하고 외쳤다. 종교도 없었던 내가 말이다. 이후 월세 75불짜리 집에서 우리 가정은 뿌리를 내리고 살기 시작했다.
요즈음 나는 그 취업 공장에 가서 직원들에게 점심값을 주고 온다. 그리고 나의 옛 공장에 가면 퇴근후 맥주 한잔씩이라도 하라고 종종 맥주값을 놓고 온다.
요사이 한국의 노동 집약 중소기업이나 소상인들은 최저임금이 만원이 된다면 폐업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나의 젊은 시절이 생각난다. 왕 회장은 야근을 해서라도 입고에서 출고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라고 했다. 부사장은 일개 공원들이 받은 월금이 이렇게 많으냐며 고함치기도 했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시간 당 만원이 되면 미국의 많은 주보다 최저임금이 높아진다. 아직까지 한국의 중소기업의 생산시설이 자동화 되지 않은 곳이 많으니 잔업 없는 중소기업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어느 경제학자가 중소기업의 성장 없이는 그 나라가 부강에 이르지 못한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가계 부채가 한계를 넘으면 또한 위험 부담이 크다고 한다.
미국땅이나 한국이나 노동자는 분수를 잊어서는 안된다. 남이야 장에 가든 골프를 치든 내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현명하다. 잔업을 무조건 도맡아 해야 한다. 미국은 노동력 필요로 이민자들을 끌어들였고 이민자들은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경제에 공헌했다.
이민자들은 힘든 일 한다고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고 모든 것이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야 이 땅에 뿌리를 든든히 내리고 살수 있다.
- 공지 재외동포 권익신장을 통한 미래, 투표만이 답이다! 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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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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