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김원일 칼럼니스트
북한이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문제의 종합적 해결책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 외교부와 중국 외무성은 4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직후 그동안 중국이 제안해온 '동시중단 동시병행' 구상에 기초한 한반도 위기 해결책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동시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이며 '동시병행'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성명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이는 용납 될 수 없고 유엔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의 안보리 결의안 이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국은 대립 악화와 격화로 이어질 모든 성명과 행동에 반대하며 모든 관련국에 도발적 행동과 호전적 수사를 자제함과 동시에 조건 없는 대화의지를 표명하고 긴장해소를 위한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국 측이 제안한 '동시중단과 동시병행' 구상, 러시아의 단계적 한반도 문제 해결방안에 근거한 공동 제안을 내놓는다"며 한반도 위기 해결을 위한 일련의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북한은 자발적인 정치적 해결책으로서 핵폭발 장치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대립하는 양측이 협상에 착수하고 무력불사용·공격 자제·평화적 공존·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 노력 의지 표명 등을 포함하는 상호이해 원칙을 확인할 것을 제안했다. 또 모든 관련국은 수용 가능한 협상 틀 내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평화와 안보 체제 구축을 진전시키고 최종적으로 관련국 간 관계를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공동성명은 나아가 "모든 관련국이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규정한 의무들을 준수하고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대화를 조속히 재가동할 것을 호소한다"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군사적 조치 채택 가능성은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공동성명은 "양국은 지역 외 세력의 동북아 지역 군사 주둔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대처를 명분으로 한 군비 강화에 반대한다"면서 "동북아 지역으로의 사드 배치는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전략적 안보 이해에 심각한 피해를 주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이나 역내 평화와 안정 확보에 기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내 배치에 반대하며 해당 국가들이 배치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취소하길 촉구한다"면서 "두 나라의 안보 이익을 보호하고 역내 전략 균형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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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TV 촬영
<꼬리뉴스>
러시아 외교부, 한반도 상황 관련 우려 표명
앞서 러시아는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 우려(憂慮)하고 있으며 미국에 상황 타개를 위한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이 3일 밝혔다.
그는 "오랜 기간 정치외교적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 하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북한과 직접적으로 이웃하고 있다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해 러시아가 관심을 가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미국의 정치적 의지가 있을 때 많은 것들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반도 주변의 긴장상황은 지난 몇 달 동안 북한의 로켓 시험발사와 새로운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소문과 관련하여 특별히 고조되었다. 한 때 미국은 한반도 상황과 관련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인근 해역에 배치한 바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배재하지 않겠지만 경제적 제재조치를 통해 평양을 압박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6년 이후 북한은 다섯 차례의 핵실험과 잠수함(潛水艦) 발사탄도미사일(SLBM)를 포함한 여러 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은 한국 내에 2만8,000 여명 의 병력과 전략무기를 유지하며 정기적으로 군사훈련을 전개하면서 평화조약 체결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의 위협을 근거로 국제사회와 유엔 안보리의 핵 및 미사일 시험 중단요구를 거절해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