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정부의 재정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각 지역사회의 치매시설을 확대함으로써 환자가족의 부담을 덜고 관련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정부 진료비 부담 가중... 올해에만 140억 달러 지출 예상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에 따른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고령으로 인한 치매 환자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금주 화요일(11일) ABC 방송은 관련 기관의 수치를 인용, 향후 정부의 의료비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현재 85세 이상 연령층의 치매환자 비율은 4명 중 1명이다. 95세에서는 2명 중 한 명이 치매를 안고 있다.
지난 2월 나온, 치매 환자로 인한 호주의 경제적 비용에 관한 보고서(Economic Cost of Dementia In Australia report)는 이에 관한 황량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치매로 진단된 환자는 41만3천 명에 달하며 이중 55%가 여성이다. 오는 2025년경, 이 수치는 53만6천 명, 2056년경에는 1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극적이며 불안한 환자 수 증가는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것이다.
오늘날 호주 전역에 100세가 넘는 노인은 4천여 명에 달하며 이번 세기 중반인 2050년 경 이 인구는 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비 붐 세대(Baby Boomer)의 고령화는 호주사회의 얼굴을 변화시키며 또한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도전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치매로 인한 경제적 비용 보고서는 또한 정부의 재정적 부담 가중을 의미한다. 올해 치매 환자를 위해 정부가 메디컬 센터, 종합병원, 각 지역사회 보호기관 및 고령자 케어 서비스에 지원하는 비용은 1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향후 8년간 4-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ABC 방송은 이 같은 수치를 전하면서 “이는 환자 자신 및 가족, 돌봄이(carer), 보건시스템은 물론 경제 부문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치매 환자 증가 이전에 이의 예방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치매 치료시설, 확대해야...”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5년에서 15년가량 치매 상태로 살다 죽음을 맞는다. 이들 대부분은 가족이 있는 집에서 지내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정부 입장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치매환자 가족 및 치매와 관련된 경제적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각 지역사회의 치매환자 보호 시설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치매를 안고 있는 경우, 어느 정도 진행됨에 따라 특정 시설에서 치료와 보호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수준 높은 보호 인력과 이들의 케어 활동에 대한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연방 정부 입장에서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치매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층의 치매환자가 5% 감소할 경우 2016년에서 2025년 사이 정부 비용은 57억 달러까지, 2056년에는 1천204억 달러를 줄일 수 있다.
“치매 예방, 가능하다”
치매는 기억이나 인지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뇌 질환으로 발병이 늦게 일어나거나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통해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마음을 잘 다스리고 육체적 활동을 지속하며 두뇌를 활용해야 하는 문제에 도전하는 한편 건강한 식습관, 지속적인 사회활동 참여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치매 진단이 인생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조언한다. 누구나 수년간 치매를 안고 살아가게 마련이다. 치매는 삶의 일부라는 얘기다.
치매가 최악의 상태에 이르면 심각한 문제지만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치매 진행을 막거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치료 활동을 지속할 수 있고 ABC 방송은 진단했다.
아울러 방송은 “환자를 이해하고 이들을 지원하며 이들이 치매 상태임을 받아들이도록 사랑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