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인구조사결과 호주 내의 해외 출생자 비율이 급증했지만 영어만 사용하는 인구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국어 교육이 심각한 위기라는 경고가 강력히 제기됐다.

 

이번 인구조사 결과 가정에서 영어만 사용한다고 답한 인구는 약 1,70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인구조사 당시의 1,650만명 보다 50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물론 전체 인구에서 영어만 사용하는 인구 비율은 2011년 77%에서 73%로 감소했지만 해외출생 이민자들의 양적 팽창 수치를 고려하면, 영어만 사용하는 인구도 크게 증가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것.

 

이번 조사결과 호주에서  영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는 중국 표준어 '만다린어'로 나타났다.

 

2위는 아랍어, 3위 광둥어, 4위 베트남어 그리고 5년 전 3위였던 이탈리어가  5위로 밀렸다.

 

그리고 6위는 그리스어, 7위 필리핀어, 8위 힌두어, 9위 스페인어, 10위 펀자브어에 이어 한국어가 11위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는 400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만다린어 사용자는 약 59만 6,7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했다.

 

2011년 당시의  33만 6,400명에서 무려 77% 폭증세를 보였다.

 

다음으로 아랍어 사용자는 32만 1,700명으로 1.4%, 그리고 광둥어와 베트남어, 이탈리아어 사용자는 각각 28만 900명과 27만 7,400명, 27만 1,600명으로 약 1.2%를 차지했다.

 

호주 내 한국어 사용자 현황은…?

 

호주에서 영어를 제외하고 11번째로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된 한국어는 전체 인구의 약 0.5%인 108,997명이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다.

 

2011년 인구조사 당시의 79,786명에서 약 36.6% 증가한 수치이다.

 

한국어 사용자의 주별 분포를 보면 절반이 넘는 55%가 뉴사우스웨일스 주에 편중돼 있고, 퀸스랜드주 18%, 빅토리아주 14.2%, 서부 호주 6.5%, 남부 호주 3.3%, ACT 2.2%, 타스마니아 0.5%, 노던 테리토리 0.3%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아시아 교육재단 호주 외국어 교육뒤처졌다

 

아시아교육재단의 팀 매이필드 이사장은 “이번 인구조사를 통해 호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어 교육이 상당히 뒤처지고 있음이 재확인됐다”고 진단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 교육당국이 올바른 정보를 기반으로 국내 중고등학교에서 2개 언어 사용이 적극 권장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특히 기업 분야에서 아시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아시아 언어 교육의 중요성도 적극 부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호주청소년재단이 발표한 ‘취업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15년 사이에 2개 언어 구사력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181% 포인트 급증해 디지털 문해력(디지털 리터러시, 212%)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직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960년대 호주 사회의 아시아 이민자 수가 극소수였을 당시 제 2언어를 배운 상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의 비율은 40% 가량이었지만 현재는 10%로 급감한 상태다.

 

이런  점에서 아시아교육재단의 메이필드 이사장은 “이런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제 2 언어를 선택한 호주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거의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고 개탄하며 “언어 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메이필드 이사장은 특히 “국내 소수민족 커뮤니티의 제 2 언어 능력을 활용하면 호주의 외국어 교육의 취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면서 “기업체들이 영어에 능통한 중국계 원어민을 대거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 좋은 예”라고 지적했다.

 

이민자 영어 수준 저하

 

한편 이번 2016 인구조사 결과 이민자들의 영어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인구조사 당시 영어를 전혀 못하거나 잘 하지 못한다는 경우는 7.9%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2% 포인트 가량 상승한 9.8%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인구통계학자들은 “호주의 인구 구성이 더욱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학자들은 “기술이민자들의 경우 상당 수준의 영어 조건이 요구되지만 그들의 배우자나 자녀, 부모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했다.

또 다른 학자들은 “아예 호주 정착에 앞서 이들에게 영어 능력을 공인받도록 한다면 이들의 영어 실력이 훨씬 향상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멜버른 대학의 사회학자 존 하예이크 교수는 “가족 초청 이민자 수가 증가하면서 전체 이민자들의 영어 수준이 저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존 하예이크 교수는 “최근 5년 동안 아시아 이민자 수가 급증했고 아시아 이민자들의 평균 연령은 35세에 불과했다”면서 “젊은 아시아 이민자들의 대부분은 교민사회에  머무는 경우가 높기 때문에 영어를 배울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1 인구조사에서는 당시 5년간 호주에 거주해온 55-64세 사이의 이민자 가운데 24.3%가 영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0.3%로 증가했다.

또한 65-74세 민만의 경우 2011 인구조사에서 30.4%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7.2%로 상승했다.

아울러 75-84세 연령층과 85 세 이상의 경우 2011 인구조사 당시 각각 35.1%와 31.2%가 영어를 못했으나 2016 인구조사에서는 49.6%와 46.3%로 각각 상승했다.

젊은층 이민자들의 영어 미숙자 비율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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