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체' 할 줄 아는 흥미로운 동물... 작물 피해 주기도
▲ 자동차 엔진룸에 웅크리고 있는 오포섬 ⓒ 코리아위클리 |
플로리다 뜰에서는 오포섬(Opossum)이라 불리는 주머니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몸집이 고양이 정도 크기인 주머니쥐는 대낮에도 정원이나 패티오(안뜰 테라스), 울타리 위 등에 종종 나타나 사람을 놀래키곤 한다.그런가하면 막 식물이 자라기 시작한 텃밭에도 나타나 작물 둘레에 구덩이를 파놓기도 한다.
주머니쥐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불호는 상당히 갈리는 편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몸 생김새나 털이 없는 매끈한 꼬리가 쥐와 비슷한 탓이다. 주머니쥐라는 이름도 이같은 생김새에서 나온 것이다.
반면 이 동물은 다소 놀란듯한 표정에 밝은 색의 보송보송한 털로 옷을 입고 있어 귀여움을 받을 만한 조건도 지니고 있다. 특히 주머니쥐의 특성에 대해 알게 된다면 이 동물이 이전과는 달리 사랑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플로리다 페어차일드 열대 정원(Florida Fairchild Tropical Garden)' 정보에 따르면 주머니쥐는 과일, 채소, 곤충, 도마뱀, 개구리, 썩은 고기, 애완동물 사료 등을 먹는다. 주머니쥐는 아주 배가 고프지 않다면 신선한 과일보다는 썩은 것을 선택한다. 무엇보다도 주머니쥐는 사람에게 해로운 틱 벌레까지 잡아 먹는다.
주머니쥐는 위협을 느끼면 죽은 척하는 습성도 있다. 이 습성으로부터 죽은 척 하는 놀이인 '플레잉 데드'와 동의어로 쓰이는 '플레잉 포섬'이라는 말이 나왔다. 프로레슬링 기술중에서 기절한 척 하다가 상대가 근처에 왔을 때 기습 핀폴을 하는 것도 '포섬 핀'이다.
▲ 패티오에서 죽은 체 가장하고 있는 오포섬. <위키피디아 공유사진> |
주머니쥐는 위협적인 상황 앞에서 자신의 입을 벌려 50개나 되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것으로 우선 방어 자세를 취한다. 더 나아간다면 엄포를 놓으려 쉬익 소리나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낼 뿐이다.
그러나 주머니쥐는 야생동물인 만큼 사람이 손으로 잡으려 한다면 물릴 수가 있다. 또 여늬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주머니쥐는 기생충을 지니고 있고 질병에 감염되어 있을 수 있다.
레이비스 감염 확률 희박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따르면, 모든 포유동물은 레이비스(광견병)에 감염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머니쥐의 레이비스 감염은 극히 희박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주머니쥐의 체온이 다른 온혈 동물보다 낮은 탓이다.
또 주머니쥐는 독성 물질인 리신이 들어 있는 피마자 씨를 먹어도 끄덕 없고, 심지어 독사의 독, 벌이나 전갈 독 등에도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플레잉 포섬'이라는 말이 있는데, 주머니쥐의 특성인 죽은 채 하는 버릇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방어 전략 행위에서 나온 것이다.
만약 집 뜰이나 패티오에서 주머니쥐가 보인다면 그냥 지나치는 것으로 여겨 그대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머니쥐는 정원을 헤집거나 망가뜨리지 않는 편이며, 낮에는 구덩이 속에 있다가 주로 밤에 먹이를 찾아 돌아다닌다.
주머니쥐의 출현이 신경 쓰인다면 이들이 숨어있기 쉬운 나무더미나 덤블을 치우고 애완동물 사료를 밖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집 바닥 하부, 쉐드, 차고, 다락 등의 출입구를 잘 막거나 닫아 놓으면 된다.
주머니쥐는 독사의 독, 벌이나 전갈 침, 리신 독성 물질 등에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
오포섬은 미국과 멕시코 북부에서 유일하게 유대동물(캥거루와 같이 주머니가 있는 동물)이다. 버지니아 등 미국에 많이 분포하고 있지만 점차 사람들과 함께 이동하여 현재 서식지가 캐나다 등 북미로까지 북상하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