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낭테르(Nanterre) 경찰청 앞에는 체류증 갱신을 위해 매일 6~700명이 넘는 외국인들의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에는 임산부, 어린이, 노인, 신체 장애자 등을 망라한다.
새벽 6시부터 시작되어 한 낮의 더위로까지 이어지는데, 단 몇 분의 체류증 갱신 서류 접수를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 길에서 줄을 서기 때문에 화장실, 식수도 없다. 심지어는 전날 저녁에 와서 마분지를 깔고 밤을 새우는 사람들도 있다고 르 파리지앵은 보도 했다.
9시에 경찰청 문을 열면 줄의 첫번째 사람부터 600명까지만 번호표를 나누어 준다. 그 다음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때문에 암표 장사들까지 나왔다. 미리 와서 줄을 서서 받은 표를 몰래 판매하는데, 한장에 300유로까지 팔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표 값으로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암표 덕분에 그날 중 창구에까지 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다란 행렬에 누군가 끼어들려 하면 긴장이 고조되고, 분위기가 험악해져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200명 안쪽의 앞줄에 있던 한 여성은 "개도 이런 대우를 받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나는 프랑스에서 열외된 사람이라고 느낀다."며 분개하고 당국이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2016년 11월 앙토니(Antony) 지청의 지하 화재로 지청 업무가 낭테르 본청으로 이동했다가, 보수 공사가 완료된 2017년 1월 말에 지청 업무가 앙토니로 돌아 갔지만 그 후유증으로 서류 처리가 밀린 점도 없지 않다. 그러나 포르트 드 라 샤펠 (Porte de la Chapelle)에서 정기적으로 철수되는 난민들이 파리 근교에 분산 수용되었기 때문에 낭테르 경찰청 관할 구역의 외국인 체류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여름이 되면서 정식 체류증을 가지고 휴가를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것도 줄이 길어지는 원인이라고 경찰청 대변인이 말한다.
체류증 갱신을 위해 몰려드는 외국인들을 위해 경찰청은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소집장을 받은 사람의 줄, 체류증이 발급되었다는 메일이나 SMS를 받은 사람들의 줄을 따로 세운다. 그 외는 갱신 절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긴 줄에 선다.
7월 13일부터는 창구를 두 개 더 열어, 여름이 끝날 때까지 운영한다. 이 두 추가 창구는 발급된 체류증 전달, 임시 체루증(recepisse) 갱신과 관련한 긴급한 약속 날짜를 잡아 주는 업무를 한다.
날씨가 더운 날은 긴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 적십자사에 구호를 부탁하기도 하고 임신부, 어린이, 노인들에게 물도 공급한다.
유기한 근로 계약(CDD)을 갱신하기 위해 체류증 기한 만료 3개월 전에 경창청에 가는데, 최소한 만료 10일 전까지는 가야한다.
이러한 행위는 외국인 체류자들의 용기를 꺾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줄만 서면 되는 것이 아니다. 합법적인 체류를 하고 있는데도, 긴 줄 때문에 체류증 갱신 수속을 할 수 없어 각종 수당이 끊기는 경우도 있다.
체류증 신규 발급이나 갱신에 걸리는 기간도 너무 길다. 1년짜리 체류증을 받기 위해 3개월 유효한 임시 체류증을 두 번 갱신하기도 하는데, 6개월이 훌쩍 지나간다. 1년짜리 새 체류증을 발급 받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갱신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서류를 제출하고 4~5개월이 지나도록 답을 주지 않는 등 여전히 느린 행정 서비스에 외국인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