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일지] 이웃 돕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자녀 길러야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성공하는 것은 부를 축적해서 부자가 되는 일, 사회적 신분이 높아져 명예를 쌓는 일, 그리고 자기가 낳은 자녀를 인격을 갖춘 한 인간으로 성장시켜 손색없는 사회인으로 배출시키는 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째와 두째 사항은 사회가 성공으로 인정해 주는 대신에 세번째 것은 별로 성공으로 쳐 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진짜 성공은 세번째가 분명한 데도 말이다.
저명 인사나 재벌 2세, 유명 연예인들의 자녀들을 보면 말썽꾸러기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인물이 상당히 많다. 이는 물질 만능주의 소산이 아닐까.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밥 먹여 주고 잠 재워주고 학교에 보내 공부시키면 그만이지 무슨 걱정거리가 있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 아이들은 부모들이 모르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느 조사기관의 통계를 보면 청소년의 40%가 자살을 생각 해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요즘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압박 속에 처해 있다. 갱단의 끝없는 유혹과 마약과 섹스가 가까이 있다. 또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만 실수하면 왕따 당하기 일쑤인 환경 속에서 공부를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아이들 한테 잔소리로 교육 시킨다는 것은 별로 옳지 않은 방법이다. 아니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부모들이 하루종일 집에서 하는 행동과 언행이 자녀들한테는 산 교육이다. 따로 가정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평소에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을 은연중에 익히기 때문에, 아이가 문제가 있을 경우 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우선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민생활은 참으로 고달프다. 너나 할 것 없이 먹고 사는 일 때문에 옆도 뒤도 보지 않고 줄달음쳐 온 우리가 아닌가? 그러나 언제까지 이러한 삶을 계속 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쫓기는 삶을 잠시 멈추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연 내 생활 속에서 자녀들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탈선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애정 결핍증을 갖고 있다는 정신과 의사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민생활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 의사소통이다. 부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우리말을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집에서만이라도 반 강제로 한국말을 쓰게 하면 클 때까지 한국말을 할 수 있다. 부모가 영어를 연습해야 한다고 자녀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어느 집에서는 부모는 한국말을 하고 아이는 영어로 하여 부모 자식간에도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집은 처음부터 아예 영어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우리말로만 했더니 막내아들은 영어로 말하자고 간곡한 청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결국에는 중학교때부터 우리가 말하는 것을 알아들으려고 애를 쓰고 때로 물어보기도 하더니 고등학교때는 집에 오면 잘 하지 못하는 한국말로 우리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학교 생활 속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대학진학의 진로 같은 사항도 우리말로 하는 것을 보고 신통하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결국 너를 이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느 때는 전혀 통하지 않는 말을 해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헤어 드라이어를 찾다가 아빠가 훔쳐서 자기가 찾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감추었다'는 표현을 '훔쳤다'고 말한 것이다. 또 '어렵다'는 쉬운 표현을 두고 '복잡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양말을 입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우리 부부가 외출하면서 쪽지에 이렇게 써두고 나간 적이 있다. "oo아 엄마 세탁인 모임에 간다. 밥은 밥솥에 있으니 먹고 반찬은 냉장고 있다"
그러면 아들 또한 우리에게 쪽지를 남겨둔다. "어마야 나 친구내집 가다 전하 375-7817"
이런 식으로 불완전하나마 우리는 자식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살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집에서 한식을 주로 먹으니 김치나 된장국, 두부, 콩나물과 같은 반찬도 잘 먹고 음식 맛도 기가 막히게 따졌다.
이렇게 한국말에다 한국 음식에 길들여 졌으니 한국을 몹시 사랑할 것이라는 생각에 한국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아들은 한국은 아주 조그만 나라로 생각하고 또 북쪽 남쪽 두 갈래로 나눠져 아주 형편없는 가난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아들을 한국으로 휴가 보내 직접 한국의 분위기와 정서를 보고 오게 했다.
자녀들을 다 키워놓고 뒤돌아 보건데,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절대로 삼가해야 할 몇가지 사항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첫째,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다 너희들 때문"이라고 하는 말.
둘째, 누구내집 아이와 비교하며 "너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하며 핀잔 하는 말.
셋째, 기회 있을 때 마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며 "공부해서 남주냐 다 너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말 등이다.
부모가 적어도 이 세가지 말만 주의하면 자녀들이 부모를 피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틈 나는대로 남을 돕는 일을 강조해 이웃이나 친지를 돕게 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기르자. 그러면 우리 자신이 먼 훗날 이민오길 잘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을까.
돈 버는 일, 그리고 명예를 추구하는 일들도 중요하겠지만 자녀를 올바로 가르치고 화목한 가정을 가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 평범한 진리를 절대 놓지 말자. 이민생활을 영위하며 어려운 자녀 양육을 거쳐온 경험자로써 꼭 이 당부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