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송영길의원의 뻘짓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지난 2013년 4월 뉴저지 한인타운 팰리세이즈팍(팰팍)에서 일어난 일이다. 가수 김장훈이 이곳 공립도서관 옆에 건립된 위안부기림비를 참배했다. 그 자리엔 팰팍의 한인시의원들이 함께 있었다. 다음날 일부 한인 신문에 이들의 참배소식이 실린 것을 보고 독자들은 혀를 끌끌 차고말았다. 김장훈과 한인정치인들이 주먹 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었기때문이었다.
팰팍기림비가 어떤 곳인가. 꽃다운 나이에 강제로 성노예로 착취된 최소 20만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리고 일본제국주의의 범죄를 고발하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비록 열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기림비는 미연방하원에서 2007년 만장일치로 통과된 ‘위안부결의안’의뜻을 되새기기 위해 한인시민단체와 어린 청소년들이 캠페인을 벌이는등 어렵게 기금을 모아 세운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위안부범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떨어져 타민족 주민 일부가 "특정민족(한인)과 관련한 비석을 왜 공공장소에 세우냐?"고반대하는 바람에 예정지였던 버겐카운티정부 청사앞에서 후미진 주택가로 바뀌는 진통도 있었다.
더욱이 일부 한인정치인은 “왜 위안부같이 부끄러운 역사를 미국인들 앞에 드러내냐?”고 반대하는 한심한 일도 있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기림비는 제대로 관리되지도 않았고 급기야 주변에 쓰레기가 쌓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글로벌웹진’ 뉴스로를 비롯한 한인매체들이 방치된 기림비 소식을 전하면서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쏟게 되었고, 특히 환경인권단체1492그린클럽의 백영현 회장은 수천달러의 사재를 들여 주변을 정비하고 지금까지 무료조경을 책임지고 있다.
일본정부와 극우세력은 해외최초의 위안부기림비를 눈엣가시로 여겨 팰팍정부에 철거로비를 벌였지만 오히려 이같은 사실이 미주류 언론에보도되면서 위안부 기림비는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위안부기림비가 있는 팰팍엔 미국의 연방정치인은 물론, 일본의 양심적인 인사들까지 찾는 곳이 되었다. 한국의 정치인들의 발걸음도잦았다. 물론 대부분은 소위 ‘인증샷’을 통해 ‘이미지 관리’와 ‘홍보’를 하려는 의도가 다분했을 것이다.
어쨌든 주목받는 성지가 된 팰팍의 기림비를 ‘개념가수’로 통하던 김장훈이 찾은 것은 당연했다. 그옆에 얼굴을 들이밀은 팰팍의 한인정치인들이 기림비 건립에 도움을 준것은 없었지만 말이다.
기림비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면 일본제국주의범죄에 희생된 원혼들 앞에서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하는 날까지 싸우겠다는 결연한 맹세라고 봐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절대다수의 한인들은 위안부피해자들을 기리는 곳에서 취할 자세가 아니라며 이들을 비난했다.
지난 23일 위안부피해자 고 김군자할머니(91) 빈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의원과 송영길의원이 ‘엄지척 포즈’를 취한 장면이 페이스북에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두 의원은 환하게 웃으며 양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웠고 함께 모여앉은 문상객 일부도 ‘엄지척’하거나 ‘브이’ 자를 그리고 있었다. 사진만 놓고보면 전형적인 축하모임이지 도저히 빈소의 풍경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칠순잔치에 왔냐?” “상가가 아니라 경사난 집 같다” “팬미팅 하고 있냐?”는 비아냥부터 “미친것 같다”는험한 소리들이 줄이었다.
손혜원의원은 문상에 앞서 페이스북에 “페친들께 ‘문상 번개’를 신청한다. 테이블 붙여서 우리 모두 모여 앉아요. 덕담도 나누고 명단 다 적고 번개 계획도 짜고”라고 글을 올렸다. 손 의원은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천수를 누리신 김군자 할머니를 보내는 마지막 자리를 너무 우울하게 만들지는 말자는 의견들이 있었다. 고견은 감사히 듣겠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어 올린 입장문에서 “장례식장의 추모 분위기에 맞지 않은 엄지 척을 했던 점은 경솔했다. 자리를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에서 긴장하지 못했다.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송영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고 김군자 할머니의 명복을 기리는 모든 분께 큰 상처를 드렸다. 정치인으로서 일제 강점기 청산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을 고민해야 할 때 잠깐의 감정에 취했던 저의 부족함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행동에 사과는 당연하지만 사소한 일로도 업청난 구설을 빚을 수 있는 것을 알고도 남는 중견 정치인들이 이처럼 어이없는 일을 벌였다는데 더민주당 지지자들도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초상집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것부터 몰지각한 행위지만 많은 사람들이 빙 둘러싸고 바라보는 ‘중인환시리 (衆人環視裡)’에 ‘엄지 척’과 ‘승리의브이’를 취하며 활짝 웃는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대선에서 기호1번이었던 문재인대통령을 지지해달라며 줄기차게 ‘엄지 척’을 하느라 카메라만 들이대면 저절로 손가락이 하늘로 향하는게 버릇이 되었을까.
손혜원의원은 대선유세가 한창이던 지난 3월에도 팟캐스트 방송에서 노무현전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계산된 행동”이라는 말로 설화를 빚어문재인 캠프 홍보부본부장직을 사퇴하고 사죄문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한없이 가벼운 말과 어처구니 없는 행동으로 논란거리를 줄기차게 만드는 여당의 정치인들을 볼짝시면 잘나가는 문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까먹는것도 모자라 종내는 ‘엄지 척’을 거꾸로 들게 되는건 아닐지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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