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를 불러 일으킨 시드니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의 호주-한국기념공원(Australian Korean Memorial Garden, 일명 코리아 가든) 프로젝트가 결국 백지화됐다.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시의회는 최근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호주-한국기념공원 건립 프로젝트 개발신청서(DA)를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관련 프로젝트 DA 철회안에 대한 표결에서 한국계 옥상두 시의원을 비롯 자유당 소속 시의원 3인은 ‘철회 반대’ 표를 던졌지만 무소속의 앤드류 솔로스 시장과 노동당 시의원 2인이 ‘철회 찬성’ 표를 던졌고, 찬성 3, 반대 3의 상황에서 의결권을 가진 시장이 ‘철회’ 결정을 내린 것.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은 앞서 지난 5월 한인사회의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추진된 제2단계 한인문화센터건립’ 계획을 철회하고 연방정부가 지원한 예산 100만 달러와 시의회 자체 예산 50만 달러 등 150만 달러로 제1단계 프로젝트인 호-한 기념공원 설립만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단계 프로젝트마저 백지화됨에 따라 ‘한국정원사업’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은 호-한기념공원 부지로 선정된 곳에 운동장을 증설하고 교통난을 고려해 140대 수용능력의 주차장 공사 계획도 중단하는 대신 기존 주차장을 새단장하기로 결정했다.
수년 동안에 걸쳐 야심차게 추진된 호한기념공원과 한인문화센터건립 추진 계획이 이처럼 백지화된 것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3월 31일 시드니 홈부쉬 브레싱톤 파크에서 본 프로젝트의 1단계 기공식과 한인 관련 단체의 자체 축하연이 열리면서 논란은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바 있다.
당시 기공식에 불참했던 앤드류 솔로스 시장이 코리아 가든 추진 절차에 대한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한데 이어, 시장을 역임한 바 있는 헬렌 맥루카스 전 시의원이 “해당 프로젝트가 ‘비밀의 베일’에 가린 의혹투성이다”라는 불만을 터뜨리면서 코리아 가든 프로젝트가 ‘시크릿 가든’ 프로젝트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스트라스필드 지역신문뿐만 아니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데일리 텔레그라프 등의 대표적 일간지들도 “코리아 프로젝트를 통해 고층 건물의 한국문화센터가 인근 학교의 운동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홈부쉬 브레싱톤 파크)에 들어설 것”이라는 사실을 적극 부각시키면서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고 집중 보도하는 등 한인사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져왔다.
헨리 웡 카운슬 총국장도 지역 언론과의 대담에서 “카운슬 차원의 입장과는 달리 외부적으로 본 프로젝트가 지나치게 부풀려졌고 (일부 한인단체의) 한국어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청사진은 카운슬로부터 전혀 허가를 받은 바 없는 내용이다”며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더욱이 가장 최근에는 프로젝트 부지인 브레싱톤 파크의 이름의 출처인 조지 브레싱턴 전 스트라스필드 시장의 후손들마저 “브레싱톤 파크를 보존해야 한다”면서 반대 시위에 합류한 바 있다.
아울러 카운슬에는 호한기념공원 건립에 반대하고 브레싱톤 파크를 보존해야 한다는 탄원서가 무려 306건이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호한기념공원 건립을 추진한 자유당 소속 시의원들은 9월 9일로 예정된 카운슬 선거 이후 재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지역 주민들의 정서로 볼 때 실현 가능성은 무척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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