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심장부 마틴 플레이스의 홈리스 텐트촌 사태를 계기로 주내의 홈리스 문제가 재부각되고 있다.
논란이 된 시드니 마틴 플레이스 홈리스 텐트촌은 자체 해산됐지만 이들 가운데 12명 가량은 다시 거리의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텐트촌 해산 당일 밤 시내 CBD의 곳곳에서 텐트촌 노숙자들의 모습이 톱 디지털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혔다.
이른바 마틴 플레이스 시장을 자처하며 대표 협상에 나서왔던 랜즈 프리스틀리 씨 역시 "텐트촌의 60여명의 홈리스 가운데 16명이 현재 지인들의 도움으로 거처를 겨우 마련했지만 12명 가량은 다시 시드니 CBD 인근의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앞서 마틴 플레이스 텐트촌 노숙자들과 협상에 나섰던 클로버 모어 시장이나 텐트촌 철거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했던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모두 “텐트촌 홈리스들에게 임시 숙소가 제공될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지만 현실은 달랐던 것.
그만큼 시드니의 노숙자 수가 심각 수위로 늘고 있음이 반증되는 사례다.
실제로 홈리스 지원 단체들은 “홈리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홈리스 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 28만 여명의 홈리스가 산재하며 이는 호주인 85명 당 1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홈리스 오스트레일리아의 제니 스미스 회장은 "최근 4년간 차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홈리스 수가 60% 증가했고, 이 집 저 집을 떠도는 홈리스도 46%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향후 5년 안에 10만채의 새로운 정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미스 회장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가의 임대 주택난이 심각하고 정부의 개입이 절실한 상황이다"라며, 지난 한해 동안 숙박 지원을 요청했던 홈리스 가운데 7만 여명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도심을 “점령”하는 홈리스
아무튼 시드니 뿐만 아니라 멜버른 등 호주 주요 대도시의 도심 곳곳을 노숙자들이 “점령”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심화되고 있는 호주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함께 노숙자수는 국내 대도시에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드니와 멜버른 등 대도시일수록 이러한 노숙자 수의 증가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지적됐다.
시드니 카운슬이 최근 조사한 노숙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시드니시내에서만 여름철 노숙자 수가 486명, 겨울철 노숙자 394명으로 파악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멜버른 시내의 홈리스는 최근 2년 동안 74% 급증한 바 있다.
이들 노숙자들은 시내의 공원벤치를 비롯 건물 출입구, 광장, 터널, 골목길 등에서 노숙하고 있으며 일부 노숙자들은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경우도 다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멜버른 카운슬은 홈리스의 시내 공공장소에서의 노숙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거센 저항을 받은 바 있다.
반면 시드니 카운슬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시내 일부 지역이 일몰 후에 ‘슬럼가처럼 변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이번 마틴 플레이스 텐트촌 사태는 이같은 우려에 정점을 찍었다.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는 현재 노숙자와 홈리스 지원단체에 연 1억88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통계와 관련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주택난 해소뿐만 아니라 극빈층의 주거 문제 해결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신문은 “시드니 부동산시장의 합리적운용이 실패로 드러나면서 사회 전체를 실패로 몰아갔다”며 개탄했다.
시드니 카운슬의 클로버 모어 시장(무소속)의 성향을 잘 보여주듯, 시드니 카운슬의 노숙자 정책은 매우 유순하다.
반면 자유당의 로버트 도일 시장이 이끄는 멜버른 카운슬은 몇달째 노숙자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홈리스 지원예산은 “천정부지”
호주 전역에 산재한 약 30만여명의 홈리스를 위해 호주 국민 1인당 연 31달러 90센트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방생산성위원회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105-16 회계연도 동안 연방 및 각 주와 테러토리 정부가 특별 홈리스 서비스에 지출한 비용은 총 7억636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해당 예산의 대부분은 홈리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기관에 지원금 형식으로 지출됐다.
이 기간 동안 특별 홈리스 서비스 혜택을 받은 홈리스 수는 279,196명으로 집계됐고, 이는 산술적으로 국민 1인당 31달러 90센트의 비용 부담을 촉발시킨 수치다.
한편 생산성의원회는 국내의 홈리스 지원을 위한 서비스 비용이 크게 증가함과 더불어 몇몇 취약점이 보완된 것으로 진단했다.
정부의 홈리스 지원 비용은 전체적으로 증가됐을 뿐만 아니라 홈리스 개개인에 대한 지원 서비스도 확대된 것으로 평가됐다.
홈리스 개개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 서비스 비용은 지난 2011-12 회계연도 이후 7.2% 증가해 현재 홈리스 개인당 2735달러가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를 통해 집계됐다.
일일 지출 비용도 최근 수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한마디로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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