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경이로운 천체 쑈를 즐기자
Newsroh=김태환 칼럼니스트
월요일 아침(2017.8.21) 오레곤(Oregon) 주에서 시작해서 사우스 캐롤라이나(South Carolina) 까지 미주 대륙을 횡단하며 달이 해를 가리는 개기일식(皆旣 日蝕)이 전개되어 이를 ‘웅장한 미국의 일식(the Great American Eclipse)’이라 부른다.
벌써부터 거주지에서 가까운 일식 경유지로 찾아가서 호텔에 지내며 세기에 한번 있을까말까하는 천체 쑈를 꼭 지켜보며 애들에게도 생생한 과학 수업을 가르쳐주려는 분들이 많아 보인다.
지난 7월말 에서 8월초까지 덴버 교외에 있은 딸네 집에 다녀 왔는데, 그집 식구들은 벌써 그들이 사는 콜로라도 주 바로 북쪽인 와이오밍 주 (Wyoming) 로 일식이 통과하므로, 통과 지점보다 조금 더 북쪽에 호텔을 잡아 놓았고 손주 셋을 모두 데려 간다고 했다. 일식이 멀리 타국이나 타지에서 일어나서 장거리 해외 여행을 하면서 천체 쑈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와이오밍 주 까지만 가도 되니 하늘이 내린 그야말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라고 그렇게 좋아 했다. 와이오밍에서도 어느 지점에서 관찰하는 것이 좋을지 장소까지 물색해놓고 왔다고 한다.
일식이 지나는 장소(Oregon, Wyoming 등)에 못 가시는 분들도 부분 일식을 볼 수 있으니까 가까운 편의점 등에서 눈을 보호하기 위한 색안경을 구하셔서 시간 여유가 있으면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다 보셔도 좋겠거니와 시간 여유가 별로 없더라도 잠깐이라도 관측을 하시는 것이 좋겠다. 어느 누구도 지휘봉을 휘두르지 않는데도, 우주 만물과 천체가 웅장한 교향곡을 연주하고 있다는 실감을 하시며, 조물주의 경이로운 조화에 경외감(敬畏感)을 느껴 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번 웅장한 미국의 일식 (the Great American Eclipse) 은 사이언스 채널 (science Channel) 과 NBC 에서도 중계 방송을 한다니까 한 번쯤 보실 것을 권한다.
이곳 LA 지역에서는 부분 일식 밖에 볼 수 없으나, 월요일 (8/21/2017) 상오 9시 5분에 밤에 빛도 못내는 달이 (New Moon이기 때문) 좀 건방지게 태양(太陽) 이라고 불리는 해를 쪼아 먹기 시작해서 10시 22분쯤에 절정에 달하고 11시 45분에 다시 다 토해놓는다.
혹시 독자 가운데 기업/사업장의 책임자이시라면, 일식 관찰용 색안경을 사서 종업원들에게 나눠주고 일식을 참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자애로운 경영자/책임자로 인식되어 사내 분위기가 더 화합이 되고 생산성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지난 1999 년 8월 11일 에 있은 세기말(世紀末)의 개기 일식 때는 영국에서 시작해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볼 수 있었는데 영국만해도 사람들이 이 장관을 보느라 약 5억 파운드의 경제적 손실이 있었다며 애통해 하는 경제학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무감각한 경제 학자들이 7 억달러 ($700,000,000)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일식 경유지 인근에 몰려든 구경꾼들이 뿌린 지역 경제에 보탠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도 계산해 보라고 말이다. 그뿐인가. 그 많은 관측자들이 느낀 행복감,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희열과 성취감으로 생산성을 높여서 잃어버릴 경제적 손실을 덮고도 남을 것으로 예측된다.
예전 왕조 시대에는 일식이 일어나면, 불길한 조짐이라 하여 별로 큰 죄가 되지 않아도 반역죄로 몰아서 죽이는 사례가 많았다 한다. 그야말로 일진(日辰)이 나빠서 공연히 화를 당하는 셈이었다.
일본에서는 1183년 11월 17일 두 경쟁적 무가(武家) 간에 자웅(雌雄)을 겨루는 전투가 벌어졌는데 마침 그날이 개기 일식이었다. 미나모토가는 해가 없어지고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지니까 겁을 먹고 어리둥절했지만 일식이 있는 것을 미리 알았던 다이라 가에서 맹공을 퍼부어 이겼다 한다.
역사적으로 일식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서기전 (BC) 2137년 중국에 있었다고 한다’ 서경 (書經)의 하서(夏書)에 기록 됐는데, 우리 역사서에 최초로 기록된 일식은 기원전 54년 (신라 박혁거세 4년)에 일어났다고 삼국사기가 전한다. 역사서에 기록된 일식에 관한 펙트 체크 (Fact Check) 한 결과, 한국쪽 기록은 70 %가 맞았으나, 일본쪽 기록은 30 %만 맞다고 한다.
필자도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6 살 때, 유리조각에 먹물을 칠한 다음 하늘을 쳐다 보며 달이 해를 먹어들어 가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구글로 검색을 하니 그날이 1948년 5월 9일로 이 땅에 단군이래 최초의 국회의원 선거였던 제헌 국회의원 선거일 바로 전날이었다.
종전 (일제 시대)엔 4월이 신학기 시작이라, 벌써 학교에 다녔을 텐데, 미군이 들어와서 모든 것을 미국식으로 뜯어 고쳐서 신학기를 9월로 늦춰놓아서 필자는 다섯달을 소위 공치고 말았다. 독자 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미국에서는 직장 근무자들이 6, 7, 8 월 여름 3 개월 동안 교대로 편리하게 휴가를 가므로, 자녀들도 같이 휴가를 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긴 여름 방학을 즐기게 되어 있다.
미군 석두(石頭) 양반들이 무엇이든 저희들 하는 방식은 어디든지 좋다고 생각해서 이곳 (한국) 사정에 맞지 않는데도 학기까지 바꿨으나, 다행히도, 정부 수립후에 학기를 종전대로 바꾸기 위해 1950년에 신학기를 9월에서 6월로 당기고 그다음에, 또 4월로 당겨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후 한참 뒤에 4월을 다시 한달 당겨 3월에 새 학기가 시작하는 걸로 정착됐다.
개기 일식이 어떻게 진행 되는지에 관심이 있으시면 National Geographic이 제작한 아래 동영상을 참조 하시기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cxrLRbkOwKs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태환의 한국현대사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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