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일기] 일상을 즐기며 사는 삶의 행복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멕시코 시티의 재래시장 그늘진 한 구석에 포타라모 라는 인디언 노인이 있었다. 노인 앞에는 양파 스무 줄이 걸려 있었다. 한 손님이 노인에게 다가와 물었다.

 

"양파 한 줄이 얼마입니까?"

"10센트라오"

 

"두 줄에는 얼마입니까?"

"20센트라오"

 

"세 줄은요?"

"30센트라오"

 

"많이 사도 혜택이 없군요, 25센트는 어떻습니까?"

"안되오"

 

"스무줄을 다 사면 얼마입니까?"

"스무 줄을 전부 팔 수는 없소"

 

"왜 못 파신다는 겁니까? 양파를 팔러 나오신 거 아닙니까?"

 

이때 인디언 노인의 긴 답변이 이어졌다.

 

"아니오 나는 여기서 지금 내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이요.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한다오. 솜사탕을 먹으며 엄마 손을 꼭 잡고 시장 보러 나온 어린 아이의 호기심 찬 눈빛을 사랑하고, 땀에 흠뻑 젖어 짐을 나르고 있는 젊은이의 땀 냄새를 사랑한다오.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로 멋을 부리고 지나가는 나이 든 아주머니의 진한 향수 냄새를 사랑하고, 연세가 많이 들어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시장 구경 시켜주는 머리 허연 아들의 조심스런 발걸음을 사랑한다오. 그리고 따스한 햇빛을 하랑하고 미풍에 흔들리는 종려나무의 소리를 사랑한다오. 이것이 나의 삶이요. 바로 그것을 위해 하루 종일 여기 앉아 양파 스무 줄 파는 것이라오. 그런데 한 사람에게 몽땅 팔면 나는 오늘 하루를 그것으로 끝내야 하지 않겠소?"

 

인디언 노인의 말은 무엇인가를 빨리 이루려 급급하게 사는 우리들에게는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주어진 한정된 삶을 살면서도 얼마든지 그 삶을 즐기며 사랑하며 살 수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조금 느리고 더디게 살면서 주변에 눈과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평범한 것들 속에 진정 사랑할 만한 것이 있으며, 이들이 내 삶의 공간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음을 영혼을 열어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평범한 것들로 인해 하루가 풍성해 지는 것이다.

 

아랍 속담에 '해만 밝게 비치고 비가 오지 않으면 사막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살아가는 동안 힘들고 어려운 일을 통해서 더욱 성숙한 삶을 이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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