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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건축양식의 혼합체, 블루아성




조지프 콘래드는 “무릇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다 함은 마치 바다에 빠지듯 한바탕의 꿈에 빠지는 것일세.”라고 했다. 그러나 그 꿈을 어떻게 꾸느냐에 따라 한바탕 꿈으로 사라지지 않고 남아 누군가의 꿈들을 들여다보게 하기도 한다. 


블루아성은 왕들의 호화로운 꿈, 피비린내 지동하는 꿈 길 사이를 걸어야 하는 몽환의 세계이다. 성은 루아르 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성으로 13세기에 건축된 화려한 르네상스 양식의 성으로 지어져 왕에 주문에 따라 다양한 양식으로 증축되며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꿈의 성으로 완성과 미완성의 경계에 있다. 


성의 모양은 ㄷ자형으로 본관을 중심으로 15세기 말 루이 12세의 주문에 의해 한쪽이 고딕 풍과 이탈리아 르네상스 풍으로 증축되었고, 이때 르네상스 풍의 정원도 만들어졌다. 루이 12세는 오를레앙 공작으로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고, 왕으로 즉위 한 뒤에도 이곳에서 왕권을 행사하며 거주했다.  16세기 초에 프랑수아 1세는 앙부아즈성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왕비가 사망한 직후까지 지낼 정도로 아끼며 새로운 건물을 유명한 건축가들에게 의뢰해 르네상스의 걸작품으로 탄생시켰다. 또한 성 안에 도서관을 만들었고, 건물의 중앙에 아름다운 나선형 계단을 설계하고 중앙 정원에 다양한 조각상으로 정원을 꾸몄다. 앙리 3세는 종교전쟁 동안 머물며 왕위 계승권을 둘러싸고 암투를 벌이며 정적인  기즈공을 이 성에서 암살하였다. 17세기에는 루이 13세로부터 이 성을 결혼 선물로 받은 가스통 도를레앙(Gaston d'Orleans)이 새로운 주인이 되어 건축가 망사르(F. Mansart)에게 의뢰해 본관 다른 쪽에 새로운 건물을 증축하게 했지만 완성되기 전에 도를레앙이 죽어 지금도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새 건물은 고대 그리스 건축 양식이 가미되어 그리스식 기둥과 개선문 형식의 입구로 블루아 성을 더 한층 빛나게 한다. 


프랑스 혁명 때, 블루아 성은 약탈을 당하기도 하며 방치되어 많은 곳이 파손되었다가 , 1841년 루이 필리프에 의해서 보수되었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성에는 앙리 2세의 왕비 카트린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가 독약을 숨겨놓은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캐비닛이 있고, 성의 다양한 변천사를 따라 남아있는 유물들을 볼 수 있다.


블루아 성을 배경으로 6월초부터 9월초까지 매일 밤, ‘빛과 소리’라는 아름다운 영상쇼가 펼쳐진다. 




블루아의 성당들




블루아 생 루이 대성당(Cathédrale Saint-Louis de Blois)은 12세기 예배당이 있었던 장소에 16세기 중반부터 시작해 18세기 초에 완성된 성당으로 블루아성에서 가까운 생 루이 광장(Place Saint-Louis)에 자리하고 있다. 후기 고딕양식으로 웅장하면서 화려하며,  높이 솟은 종탑은 1544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3단으로 된 사각 탑 본체와 그보다 작게 만들어진 다각 돔 꼭대기가 대성당을 빛낸다. 예배당 내부는 중세 시대의 스테인드글라스, 종교화, 조각상들이 안정적인 회색빛이 돋는 벽과 조화를 이루며 안정감과 고요함 속에서 신비롭다. 성당의 오르간은 루이 14세가 증정한 것으로 성당의 보물이며, 지하에는 12세기의 예배당 흔적이 남아있다.  현재 성당은 역사적 가치와 뛰어난 건축미로 역사문화재로 선정되어 보호 중이다. 




블루아 생 사튀르냉 성당(Église Saint-Saturnin de Blois)은 블루아 성과 마주보고 있는 생 사투르냉 광장 (Place Saint-Saturnin) 뮈니에 거리(Rue Munier)에 자리한 성당이다. 16세기에 브르타뉴 공국의 유일한 상속녀로  브르타뉴 공국을 프랑스 영토로 편입시키려던 샤를 8세와 정략결혼 했고, 10년 뒤 샤를 8세가 죽자,  루이 12세가 된 오를레앙 공작과 다시 정략결혼을 했던 안 드 브르타뉴(Anne de Bretagne,  1477~1514)가 주도하여 세워진 성당이다.  16세기 초 유행했던 고딕 양식에 르네상스 양식도 가미된 성당으로 플랑부아양 조각과 끝이 뾰족한 아치문이 인상적이며, 전체적으로 성당은 간결한 이미지이다.  깎아지르듯 높이 솟아있는 사각 종탑과 그 위를 덮고 있는 짙은 푸른색 이중 돔이 성당을 개성적인 모습으로 돋보이게 하며, 예배당 내부는 외부의 간결함 대신 19세기의 종교화와 스테인드글라스로 화려하며, 다양한 중세 조각상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블루아 생 니콜라 성당(Église Saint Nicolas de Blois)은 12~13세기에 걸쳐 완성된 성당으로 루아르 강변 근처 트루아 마르샹 거리(Rue des Trois Marchands)에 있다.


성당은 로마네스크 요소와 초기 고딕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성당으로 성당 내부는 거대한 아치형 천장과 삼단 회랑으로 둘러싸인 제단의 웅장함과 20세기에 유리 세공장인 막스 앵그랑(Max Ingrand, 1908~1969)이 만든 현대적인 스테인드글라스가 조화를 이루며 인상적이다. 




블루아의 색다른 박물관




마술은 기원전 5000년 경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흔적이 발견될 만큼 역사와 전통을 지닌 것으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마술을 꼽는다. 신기롭기만 한 마술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블루아 마술의 집 (Maison de la magie à Blois)은 구시가지 중심가인 샤토 광장(Place du Château)에 위치해 있다. 박물관은 3층으로 된 고풍스러운 건축물로 현대 마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블루아 출신 마술가 장 외젠 로베르 우댕(Jean-Eugène Robert-Houdin, 1805~1871)을 기리기 위해 1998년 개관했다. 저택의 밖에서는 매 시간마다 6개의 청록색 창문이 열리며 거대한  황금색 용 6마리가 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쑥 튀어나오며 길 가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이벤트가 벌어진다. 불을 뿜어낼 듯 입을 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용은 당장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실감을 주며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박물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장은 총 2000m²의 공간을 5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20세기 까지 마술이 어떻게 발달하게 되었는지. 왜 마술이 사랑받게 되었는지에 관한 자료들이 구비되어 마술의 역사를 보여주고, 마술의 비밀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마술도구, 공연 포스터, 세계의 유명 마술사들의 공연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으면 다양한 마술 공연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블루아 자연사 박물관(Muséum d'Histoire Naturelle de Blois)은 중세 수녀원 건물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블루아를 비롯하여 루아르 강과 셰르 강의 자연환경에 관련된 유물들을 풍부하게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강을 낀 독특한 습지대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태계를 보여주는 동식물 표본, 화석, 지질학, 인류학 유물 등과 동물들의 서식환경과 습관들을 재현해 놓은 모형도 있다.




찾아가는 법 : 파리 오스테를리츠 역이나 몽파르나스 역에서 블루아 방향 기차 이용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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