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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까지, 도착 할 때까지의 이동 시간이 길수록 채소, 과일들은 단연 신선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수확 후 시간이 길어질수록 영양분이 소멸되기에 소비자 입장에선 농약 사용 유무만큼이나 유심히 따져 보게 되는 항목이 재배지역이다. 가까운 지역에서 재배될수록 반드시 신선하리라는 보장은 없으나, 먼 지역에서 온 상품일수록 오랜 이동시간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약품이 첨가되거나 영양분이 떨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친환경 로컬 푸드를 선호하는 성향이 프랑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농약과 성장 촉진제의 과한 첨가로 대량 재배, 수확 된 과일과 채소는 영양가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신선함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동네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품목들은 신선함이 보장 되어도 재배 방식에 따른 품질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프랑스의 도시인들은 농가에서 갓 재배한 윤기 흐르고 맛과 영양이 보장된 채소와 과일들을 섭취하고자 신선식품의 구매형태를 바꾸고 있다. 


La Ruche Qui dit Oui, 직역하자면 ‘네! 를 외치는 벌집’이란 이름을 가진 이 협회는, 최근 몇 년간 대단한 인기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량 재배로 위협 받는 슈퍼마켓 농산물들로부터 벗어나자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이 협회는 일종의 식품 네트워킹을 고안해 내고자 4년여 만에 프랑스 전역에 700개가 넘는 거래처를 만들어 냈다. 


“고객에게 갓 재배된 농산물을 제공하고, 소규모 농장과 과수원을 살리자”라는 취지로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시스템을 고안해 낸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거래 방식으로서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살고 있는 지역과 동네를 검색해 집에서 가장 가까운 ‘벌집(Ruche)’을 선택한 후 해당 거래처에서 제안하는 품목들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벌집’들 마다 판매자가 다르기 때문에 제안하는 제품들도 다르다. 유기농 채소와 과일 뿐만 아니라 각종 생선, 고기, 치즈, 유기농 빵, 통조림에 담긴 지역특산 식품 등을 마트와 동등하거나 조금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장바구니에 원하는 품목을 다 담게 되면 인터넷 상으로 카드결제를 마친 후 ‘벌집’으로 품목들을 찾으러 가면 된다.


‘벌집’ 거래처는 단순히 주문한 장바구니를 찾으러 가는 곳만이 아니다. 로컬 생산자들이 직접 나와서 자신들의 상품들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이 곳은 “커넥션을 통해 신뢰를 쌓는 곳”, 즉 생산자와 구매 고객이 함께 만나는 교류의 장이다. 재배 방식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거나 안전성을 확증 받고 싶다면, 생산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 생산자 입장에선 구두로 자신들의 생산품을 홍보하고 자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대규모 생산자들은 시장 독점의 그늘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다. 또한 주문량을 통해 재배량을 예상할 수 있어 남거나 버리는 낭비를 피할 수 있다.


파리에서는 한 구역당 2개에서 3개의 ‘벌집’이 자리잡고 있기에 비교적 이용이 용이한 편이나, 반드시 정해진 날짜와 정해진 시간대에만 개방하는 단점이 있다. 디지털 보급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식품시장은 친환경 식품 애호가들에게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산자와 고객의 직거래가 아니기에 10%가 중개 협회로 돌아가, 가격이 저렴하지만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La Ruche qui dit Oui 협회는 5월 18일에서 22일 사이 기간 동안 개방일 “porte ouverte” 행사를 개최하여 예외적으로 Menagerie, Quartier General과 같은 식당 겸 문화 공간에서 예약 없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이트 : www.laruchequiditoui.fr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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