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세대에 비해 자유로운 의식 속에서 일찍부터 알코올을 접했던 베이비부머들의 경우 40세 이하 젊은층의 폭음보다 더 문제가 있으며,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알코올 남용도 더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호주-영국 관련 기관 연구... 고령화 진행 속 알코올 소비도 증가
오늘날 호주 젊은이들의 폭음이 종종 사회적 경고를 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의 폭음보다 이들의 앞 세대인 ‘베이비 부머들’(Baby boomers) 또는 그 이전 세대가 가진 약물 및 알코올 남용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금주 수요일(23일), ABC 방송이 한 연구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호주 및 영국의 경우 40세 이상을 제외하고 그 이하 연령층에서는 한 번에 상당량을 소비하는 폭음은 줄어들고 있다.
영국과 호주의 음주 관련 연구를 진행한 ‘South London Maudsley NHS Foundation Trust’와 애들레이드(Adelaide) 소재 플린더스대학교(Flinders University) 연구원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중년층 이상 고령자의 음주 문제에 전 세계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연구원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하면서 “보다 자유로운 의식을 가졌던 베이비 붐 세대는 일찍부터 음주에 눈을 떴고, 나이가 들면서 알코올 남용도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세대(베이비 부머)의 경우 자녀들에 비해 폭음 강도는 더 낮은 것으로 진단됐다.
알코올뿐 아니라 50대 이상 호주인들의 약물 사용 또한 젊은층에 비해 더 높다는 조사 결과이다. 연구원들은 “호주의 경우, 지난 2013년에서 2016년간 약물사용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연령층은 60세 이상 계층”이라며 “이 계층은 주로 처방 받은 약품을 지나치게 복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처방 의약품뿐 아니라 대마초 사용도 고령자 계층에서 놀라울 만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의 약물 사용.
10대 때부터 시작
이번 연구 보고서의 수석 저자인 플린더스대학교 약물중독 교육 및 훈련센터(National Centre for Education and Training on Addiction)의 앤 로슈(Ann Roche) 연구원은 “이 연령층의 대마초 사용자 대다수가 이미 10대 시절에 시작했으며 나이가 들면서도 이를 계속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교육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연구원들은 오는 2020년까지, 50대 이상 계층에서 마약 및 알코올 남용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들은 미국의 경우 3배, 유럽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위험 수준의 음주를 확인하는 알코올 검사가 부족할 경우 보다 많은 치료와 높은 빈도의 앰뷸런스 서비스 이용은 물론 입원비율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원들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약물 및 알코올 서비스를 통해 아편과 유사한 합성 진통제(opioid), 대마초, 신경안정제 등의 남용을 평가하고 치료하기 위한 지식과 기술 향상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속적으로 약물을 남용해 온 고령층의 임상적 복잡성은 이로 인해 빠르게 증가하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공공보건 문제,
더욱 늘어날 것”
이와 관련,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국립약물연구원(National Drug Research Institute)의 스티브 알솝(Steve Allsop) 교수는 “호주 고령자 계층의 알코올 및 약물 남용은 호주사회의 중요한 공공보건 문제이며, 이는 앞으로 더 큰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50세 이상 고령층의 증가와 기타 약물 소비, 이에 따른 위험 소지는 호주 의약품 전문가 및 고령자 간호 서비스 종사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호주 암 위원회(Cancer Council)에서 직장 및 환경적 요인에 의한 암 발생 위험을 연구하는 테리 슬레빈(Terry Slevin) 박사는 “음주와 암 발생 위험의 연관성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코올 섭취는 간, 구강(mouth), 대장(bowel),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주의 사회적 캠페인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 가운데, 슬레빈 박사는 “이는 분명 고령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음주를 재고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