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 손님관리의 '노하우'를 익혀라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나는 은퇴 전까지 세탁업에 수년동안 전념했다. 지금도 많은 동포들이 세탁업을 천직으로 알며 열심히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세탁소를 운영하며 고객관리를 잘못해 귀중한 고객을 잃는 경우가 더러 있다. 모든 비즈니스가 고객이 있어야 돌아가는 것 처럼 세탁소도 카운터 정면에서 만나는 손님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 업소의 손님의 수가 바로 곧 그 업소의 매상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누가 손님을 적절히 잘 대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승패가 달려 있다.
우리가 비싼 돈을 주고 세탁소를 사는 것은 바로 그 가게가 확보하고 있는 손님을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싼 권리금을 주고 산 가게를 손님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하나씩 둘씩 잃어 버리고 매상이 떨어지면 권리금은 고스란이 날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손님이란 게 참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사업주들은 남자, 여자, 젊은이, 늙은이, 지식인, 무식인 등 각종 손님을 대하면서 그들의 만족을 채워주어야 하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운 손님이 못생긴 아이를 데리고 들어와도 그저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어야 하거나 적어도 귀엽다고는 해주어야 한다. 못마땅한 손님이 강아지새끼를 데려오면 개를 보고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 현장에서 적절한 대화로 손님의 기분을 거스리지 않고 잘 맞추어 다음에 다시 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장사를 하자면 체면이나 이면은 집에다 두고 쓸개 하나 빼놓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세탁소에 오는 다양한 손님들을 분석해 본적이 있다. 그리고 그 종류를 네 가지로 나누어 보았는 데 빨리 해달라고 요구하는 형, 가격 절충형, 자기를 알아주기 원하는 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비스 질을 추구하는 형이다.
이중 빨리 해달라고 요구하는 형은 바지 하나 또는 셔츠 하나 들고와서 한 시간 만에 해 달라고 재촉한다. 이런 부류의 손님은 세탁소 사정을 잘 모르는 저소득층이나 유색 인종들에게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가격 절충형 손님은 소위 싸구려 손님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손님들은 매사를 값으로 따진다. 바지 하나 셔츠하나 다리는 데 다른곳에선 얼만데 너희는 왜 이렇게 비싸냐 하며 시종일관 값만 따지다가 끝내는 값을 깎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손님들은 조금이라도 싸게 해주면 만족해 하므로 다음 방문을 염두에 둔다면 눈치껏 값을 깎아주는 게 현명하다.
세번째 손님은 존경형이다. 이러한 손님은 업소에 찾아 왔을 때 자기가 업소에서 특별 대우를 받고 존경 받기를 원하는 부류이다. 이 손님들이 가게 문에 들어서면 마치 오랫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게 맞이해야 하고 때로는 인사만 하는 데도 몇 분이 걸린다. 이 정도 오랫동안 인사를 하려면 때로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 안부까지 물어줘야 한다. 이 부류의 손님은 노인층이나 유색인종에게서 많았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질을 따지는 손님은 사실상 세탁소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부류이다. 한국 사람 사이에서 아주 꼼꼼하고 세밀하다고 소문난 사람이라도 이들 손님앞에서는 명함도 내놓을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이들은 조그만 얼룩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다. 얼마나 까다로운 지 이런 손님 몇 사람만 상대하고 나면 맥이 다 빠진다.
또 어떤 손님은 자신이 옷을 가져올 때는 얼룩이 없었다며 세탁소에 책임 전가를 하고 생때를 쓰기도 하는 데, 이 때는 정말 화가 치솟는다. 이같은 얼룩은 손님이 주스나 알콜을 마시다가 옷에 흘린것을 그 자리에서 대강 털어버린 것들이다.
따라서 그 때는 얼룩이 없어 보이나 시간이 흐르면서 천에 흘러 들어간 액체가 색깔이 변한 것이다. 이러한 얼룩은 드라이 클리닝하면 버젓이 보이니까 마치 세탁소에서 만든 것 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또 손님의 주장을 받아들여 얼룩을 없애고 완벽한 옷을 다시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철저히 세탁을 하다보면 도리어 문제가 커져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되어 버릴 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