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남부연합 동상 철거에 180만 달러 소요, 시장‧시의원 미묘한 ‘온도차’ … 19일(토) 시청 앞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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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2일(토) 발생한 샬러츠빌(Charlottesville) 유혈사태에 대한 응답으로 달라스에서도 2,500여 명의 시민들이 ‘백인우월주의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남부연합 이슈’로 시민사회 및 시정부 내의 갈등도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 전역에서 ‘남부연합 흔적 지우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달라스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8월 12일(토) 발생한 버지니아 샬러츠빌(Charlottesville) ‘남부연합 시위’ 유혈사태에 대한 응답으로 달라스에서도 2,500여 명의 시민들이 다운타운 시청 앞에서 ‘백인우월주의 반대’ 집회를 열었고, ‘남부연합 흔적 지우기’로 인한 시민사회 및 시정부 내의 갈등도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남부 빈곤 법률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에 따르면 미 전역에 1,503개의 남부연합 관련 명칭, 동상, 상징 등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6개가 텍사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 빈곤 법률센터’에 따르면 킬린에 소재한 미군기지인 ‘포트후드’(Fort Hood)의 명칭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장군이었던 존 벨 후드(John Bell Hood)의 이름을 따 지어진 것이다. ‘포트후드’ 기지는 또 다른 남부연합군 장군인 로버트 E. 리(Robert E. Lee)의 생일인 1월 19일 ‘남부연합 영웅의 날’을 기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남부연합 동상‧기념비 철거에 180만 달러 비용 소요 = 달라스 시의회는 공공장소에 있는 남부연합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절차다.

현재 달라스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남부연합 동상은 달라스 시청 인근에 위치한 ‘파이오니어 공원’(Pioneer Park)의 ‘남부연합 전쟁 기념비’와 오클론(Oak Lawn)에 위치한 ‘로버트 E. 리 공원’(Robert E. Lee Park)의 로버트 E. 리 남부연합 장군 동상이다.

마이크 롤링스(Mike Rawlings) 달라스 시장은 최근 이들 남부연합 동상들을 일컬어 “불평등을 상징하는 위험한 기념물”이라고 표현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롤링스 시장은 동상을 철거하기에 앞서 적절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다른 시의원들의 입장과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롤링스 시장은 달라스 시의회에 동상 철거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1월 8일(수)까지 동상 철거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려줄 것을 주문한 상태다.

특별위원회는 10월 23일(월)까지 달라스 시 문화위원회(Cultural Affairs Commission)에 동상 철거에 드는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제안을 하게 되고, 시의회는 이틀 후 공청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달라스 시의회 내 모든 시의원들이 롤링스 시장의 이 같은 계획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시의원들은 당장 남부연합 동상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동상 철거를 더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부연합 동상 철거를 둘러싼 ‘정치적 이슈’와 더불어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비용이다. 달라스 공공장소에 있는 동상 및 기념비를 철거하려면 대형 크레인이 동원돼야 하는데, 이에 드는 비용이 18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용 조달 방법을 제안하는 것은 특별위원회의 몫이다.

 

◎ 달라스 ‘백인우월주의 반대 집회’에 2,500여명 참석 = 지난 19일(토) 오후 달라스 시청 앞에서는 대규모 ‘백인우월주의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미 전역에서 벌어진 집회의 일환으로, 8월 12일(토)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남부연합 반대 집회 유혈사태에 대한 응답이다. 당시 백인우월주의자 남성이 차량을 시위대를 향해 몰고 돌진해 남부연합 반대 집회에 참가한 한 여성이 사망했다.

‘백인우월주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달라스에 있는 모든 남부연합 동상의 즉각적인 철거를 촉구했다. 백인우월주의 옹호자들도 이날 시청 인근에 모여 집회를 가졌지만, 숫자에서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게 압도적으로 밀렸다. 한 때 양측간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시위대는 큰 충돌 없이 자진 해산했다. 달라스 경찰국은 이날 5명의 집회 참가자들을 체포했지만, 이들을 기소하지 않고 모두 훈방 조치했다.

 

◎ 놀이공원 ‘식스플래그’도 남부연합 흔적 지우기 동참 = 알링턴에 소재한 놀이공원 ‘식스플래그’(Six Flags over Texas)는 지난 18일(금) 6개의 깃발 가운데 5개의 깃발을 성조기로 교체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식스플래그’의 마스코트는 6개의 깃발들이다. 이 깃발들은 한 때 텍사스의 통치권을 주장했던 국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스페인, 프랑스, 멕시코, 미국, 텍사스(공화국), 그리고 남부연합 등이 포함된다.

‘식스플래그’ 측은 이날 알링턴, 샌안토니오, 조지아 주에 위치한 놀이공원의 깃발 6개 가운데 성조기를 제외한 다른 5개의 깃발을 내리고 성조기를 게양했다.

‘식스플래그’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리자 남부연합 지지자들이 반발했다. 달라스에서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셰넌 와인(Shannon Wynne) 씨의 부친인 앵거스 와인(Angus Wynne Jr.) 씨는 알링턴 ‘식스플래그’를 개발하는데 동참했던 인물이다. 셰넌 와인 씨는 “식스플래그의 깃발을 내린 것은 명백히 도를 넘은 행위”라며 “남부연합은 엄연히 실존했던 것이고, 텍사스가 남부연합의 일원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텍사스대학-어스틴, 남부연합 동상 4개 철거 = 텍사스대학-어스틴(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은 지난 20일(일) 캠퍼스에 위치한 4개의 남부연합 동상을 제거했다.

그레그 펜베스(Greg Fenves) 총장은 남부연합 동상을 제거하게 된 배경에 대해 “남부연합 동상은 현대사회 백인우월주의와 신나치즘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거된 동상은 로버트 E. 리(Robert E. Lee) 장군, 알버트 시드니 존스튼(Albert Sidney Johnston) 장군, 존 H. 레이건(John H. Reagan) 상원의원, 그리고 제임스 스테픈 호그(James Stephen Hogg) 주지사의 동상들이다. 이 가운데 제임스 스테픈 호그 주지사의 동상은 어스틴 캠퍼스 내 다른 곳으로 이동됐고, 나머지 세 명의 동상은 연구 목적으로 ‘돌프 브리스코 미국역사 센터’(Dolph Briscoe Center for American History)에 안치된다.

텍사스대학은 예전에 이미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대통령과 제퍼슨 데이비스(Jefferson Davis) 전 남부연합 대통령의 동상을 캠퍼스에서 제거한 바 있다.

 

◎ 휴스턴서 남부연합 동상 폭파 시도한 남성 체포 = 휴스턴에서는 한 남성이 남부연합 동상을 폭파하려다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25세인 앤드류 쉬넥(Andrew Schneck) 씨는 지난 21일(월) 휴스턴의 ‘허먼 공원’(Hermann Park)에 소재한 남부연합 동상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하려다 체포됐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쉬넥 씨는 이날 공원에서 남부연합군의 ‘리차드 다울링’(Richard Dowling) 장군 동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폭발물을 설치하려다 공원 관리자에 의해 목격돼 저지당했다.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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