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 포장..희망사항 보도..독자 오도
Newsroh=김태환 칼럼니스트
북미간 말 폭탄 교환으로 전 세계가 핵 전쟁의 공포(恐怖)로 치달았으나, 최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후 트럼프는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은 미국 정부의 첫번째 선택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전쟁 옵션을 포기했다. 세계 언론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으나, 본국 언론은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트럼프의 뜻을 바르게 전달하지 않고 아직도 군사 옵션을 만지작거린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 정도는 약과이다. 지난 일요일 북한의 “수소폭탄” 폭발 발표후에 미국 안보 회의 뒤에 매티스 국방장관이 던포드 합참의장을 배석시킨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파멸시킬 의향은 없다”고 운을 떼면서, “위협이 있으면 강력하게 방어하겠다”고 미국의 대응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한국 언론은 대북공격의 군사적 옵션을 앞세워 “파멸로 경고했다”고 전했다. '네가 뺨을 안때리면 나도 안때리겠다'고 했는데 내가 먼저 뺨을 때릴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미국도 더 이상 군사 옵션을 더이상 입에 올리지 않는 이 때,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중국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BRICS) 회의 도중에 공동으로 한반도 분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대부분의 한국 신문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 이사회 정회원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두 정상이 한국의 운명이 걸린 해법을 제시했음에도 국민들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행태는 박근혜정권 시대와 다름이 없다.
이 로드맵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한-러 정상 회담시에 푸틴 대통령이 꺼내서 처음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것을 이미 알고 가셨는지 심히 걱정이 된다. (NYT도 오늘자 사설에서 로드맵의 일부를 수용하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형태의 악의적 보도는 앞으로 일어날지 불확실한 것을 곧 일어나는 것처럼 과대포장하거나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입맛대로 기사화하는 것이다. 그 사례들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많아서 일일히 적을 수 없으나, 중요한 몇 가지만 알리려 한다.
한 신문은 제목만 보면, 당장 수척의 미 항모 전단이 한국 해역 (어느 신문은 동해 북단 즉 러시아 근해까지?)에 200여대의 전투기까지 탑재(搭載)하고 출동하는 양 착각하게 만든다. 완전히 한국 독자들을 그들의 뉴스를 그대로 믿는 바보인줄로 알거나, 아니면 바보로 만들어버릴 생각인 모양이다.
ㅈ일보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네팔 외무장관과의 공동성명에서 중국은 새로운 유엔 제재 결의안을 지지할 것이라는 보도에 중국이 대 북한 원유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제목을 뽑았다. 아직 결의안이 발의도 되지 않았고, 그 결의안에 원유 공급이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든데 말이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대북 원유 공급중단을 요청하는 문 대통령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민간인들에게 불편을 줄 것이므로 동의할 수 없다”고 확실히 못박았다. 중국이 원하든 말든 유엔의 원유 공급 중단 가능성은 이미 물 건너 간 상황이다.
한 술 더떠 ㄷ일보 논설위원은 유엔의 원유 중단이 제재안에 채택 되지 않으면, 유엔이 군사적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잘 모르시는 한국 시민들은 유엔 군사제재가 가능할 것으로 믿게 될 것이다. 이 용감무쌍한 글을 올린 양반은 좀 미안한 말이지만 무식하기 짝이 없다. 유엔 군사제재가 어떻게 가능한가??? 그는 지금이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대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당시 유엔 결의가 통과 된 것은 거부권을 가진 쏘련의 대표가 “중국의 대표권 문제”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보이콧 중에 있어서 불참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나 중국의 거부권을 뚫고 유엔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학설을 제안한 매우 창조적(?) 제의에 경의를 표할 따름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태환의 한국현대사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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