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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 인도 커뮤니티의 항의를 받은 호주산 양고기 마케팅 광고의 한 장면. 호주축산공사(Meat and Livestock Australia)가 제작한 이 광고에는 다양한 신들이 한 자리에서 양고기를 먹는 장면이 나오며 채식을 한다는 것으로 인식된 힌두교 지헤의 신인 ‘가네샤’(Ganesha)도 와인과 함께 이를 즐기는 것으로 나와 있다.

 

‘채식’을 하는 힌두의 신 ‘가네샤’가 ‘양고기 권유’하는 장면 지적

 

호주산 양고기에 대한 TV 광고 내용이 호주 내 인도계 커뮤니티의 분노를 불러온 가운데 인도 정부가 이를 공식 항의했다.

금주 월요일(11일) 호주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캔버라 주재 인도 고등판무관은 호주 축산공사(Meat and Livestock Australia. MLA)의 광고에 힌두교의 신 ‘가네샤’(Ganesha. 코끼리 머리를 한 힌두교의 지혜의 신)가 양고기를 먹으며 이를 권유하는 장면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외교부, 통신부 및 농업부 등 호주 3개 정부 부처에 이의를 제기했다.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즐긴다는 ‘포괄적 측면’을 강조하고자 한 이 광고는 그러나 호주 내 힌두 커뮤니티로부터 “무지하고 몰이해한 것”이라며 분노를 샀다.

이 광고에는 예수, 붓다(부처),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 창시자인 론 허바드(L. Ron Hubbard), 그리스 신화의 여신 아프로디테 등이 양고기 오찬 식탁에 모인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 힌두교 신자들로부터 채식주의자로 인식된 가네샤 또한 고기와 와인을 즐기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인도 고등판무관은 호주 정부에 대한 항의 성명서에서 이번 양고기 광고에 대해 “공격적이며, 인도 커뮤니티의 종교적 정서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인도 고등판무관은 이어 “주시드니 인도총영사관은 MLA에 직접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광고물 방영 중단을 촉구했다”면서 “호주 내 다수의 힌두 커뮤니티 단체도 호주 정부와 MLA 측에 이를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인도 커뮤니티 단체 중 하나인 ‘Council of Indian Australians’의 모히트 쿠마(Mohit Kumar) 회장은 “인도 정부가 호주 내 인도인 이민자 그룹의 심각한 우려에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마 회장은 (그릇된 인식을 줄 수 있음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광고의 내용을) 확대해석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전반적으로 이 광고의 의미를 이해할 수는 있다. 또한 다른 신념(신앙)을 가진 이들이 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 장면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이며 광고의 컨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하지만 그 실행은 별로였다. 우리가 유머 감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호주인이고 이는 서로에 대한 존경의 문제로, 매우 무례하고 무신경한 묘사였다”고 지적했다.

이 광고에 대한 내용은 인도 내에서 발행되는 ‘The Hindustan Times’에서도 지적됐다. 쿠마 회장은 “이 광고가 인도인들에게 ‘호주는 인종차별주의 내지는 다른 문화에 감각이 없는 국가’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 세계 힌두교 단체인 ‘Universal Society of Hinduism’의 라잔 제드(Rajan Zed) 회장 또한 양고기 광고와 관련, 인도 정부의 공식 항의를 환영했다. 그는 “MLA의 미쉘 앨런(Michele Allan), 리차드 노턴(Richard Norton) 대표는 ‘소비자 기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면서 “힌두의 신인 ‘가네샤’가 양고기 마케팅이라는 상업적 탐욕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호주 내 또 다른 힌두 단체인 ‘Hindu Council of Australia’도 ‘호주 광고심의국’(Advertising Standards Bureau)에 이 광고물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공중파 방송에서의 방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주 내 인도 커뮤니티의 문제 제기에 대해 MLA 측은 “특정 이민자 그룹에 불쾌감을 주고자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한 식탁에 앉아 식사를 나눌 수 있다는 포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광고물을 제작하고 방영하기 전 각 종교 전문가들과 광범위한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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