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칼럼] 현금 형태의 장기간 정부 보조 피해야
(올랜도) 위일선 변호사(본보 법률분야 필진) = 가족 초청이나 취업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 이민국에 제출하는 영주권 신청서 서식 (Form I-485) 을 작성하다 보면 과거에 각종 범법 사실이 있는지 혹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들이 있는데, 그 질문들과 함께 과거에 각급 정부 기관으로 부터 공공 보조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있다.
미국의 이민법은 연방 정부나 주 정부는 물론, 카운티, 씨티, 타운쉽 등 지방 정부로 부터 재정 보조를 받은 사실이 있거나 앞으로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영주권자가 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이렇듯 어느 시점에서건 공적 부담(Public Charge)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영주권자가 되는 것을 금하는 미국의 전통은 식민지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건국 이전인 1645년 매사츄세츠 식민지(오늘날의 매사츄세츠 주)는 극빈자들이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금하는 법령을 제정한 바 있고, 1700년에는 자신들이 장차 정부에 재정적으로 부담을 끼치는 "공적 부담"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 보증금을 낼 능력이 없는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식민지에서 제외시킨 바 있다.
뉴욕 주 역시 유사한 법률을 제정한 바 있는데, 1882년에는 이러한 전통이 정식으로 이민법의 한 조항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공적 부담이 되는 공공 보조의 범위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와 북유럽 국가들의 사회 보장 제도에 비해 미국의 사회 보장 제도는 비교할 수도 없이 열악하지만, 그래도 지구상의 다수 국가에 비교해 미국의 사회 보장 제도는 상대적으로 우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민자들도 할 수만 있으면 각종 사회 보장 제도의 혜택을 누리기를 원하나, 때로는 영주권 신청시 걸림돌이 될까봐, 혹은 시민권 신청시 걸림돌이 될까봐 선뜻 혜택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회 보장 제도 하에서 혹은 각종 공공 보조 프로그램 하에서 혜택을 받는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영주권 신청 자격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정부 보조를 받은 것이 현금 형태의 보조인지의 여부이다.
이민국은 "정부 기관으로 부터 수입 보조 수단으로 현금 지원을 받거나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의료 기관에 장기 요양을 하는 등 주로 정부 기관의 보조에 생활을 의존하는" 사람을 "공적 부담"으로 간주한다.
이 때, 현금 보조는 흔히들 'SSI 보조금' 이라고 부르는 연방 정부의 서플리멘털 시큐리티 인컴(Supplemental Security Income)과 극빈 가정 임시 보조(Temporary Assistance for Needy Families) 프로그램, 그리고 주정부나 각급 지방 정부의 현금 보조 프로그램 등 현금 보조를 포함한다.
따라서, 장차 영주권 신청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부로 부터 장기간의 현금 보조를 받는 것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 외에도 메디케이드나 기타 정부 보조를 통해 요양원이나 정신 병원등의 기관에 장기간 요양 혹은 입원하게 되면 장기간 현금 보조를 받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적 부담으로 간주될 수 있다.
공적 부담으로 간주되지 않는 정부 보조
한편, 정부의 각종 보조 프로그램 중 다음과 같은 항목들은 현금 보조와 달리 그 수혜자가 공적 부담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의료 기관에 정부 보조로 단기 입원하는 경우 장기 입원이나 요양을 제외한 기타 메디케이드 수혜 아동건강보험 (CHIP) 프로그램 수혜 푸드 스탬프 (Food Stamps), 여성, 유아, 아동을 위한 특별 영양 보조 프로그램 (WIC), 아동 급식 프로그램, 기타 식량 보조 프로그램 수혜 주택 보조 혜택 차일드 케어 (Child Care) 수혜
빈곤 가정 냉난방 보조 프로그램 수혜 비상 재난 구호 보조 각종 교육 지원 및 보조 직업 훈련 보조 사회 보장 (Social Security) 및 정부 연금 등의 현금 혜택 실업 수당 수혜
이상 열거한 혜택 중 상당수는 현금 형태의 보조이지만, 수입 보조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이라기 보다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돕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공적 부담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정부 보조와 시민권 신청
장차 영주권을 신청할 준비를 하고 있는 분들 가운데 정부 보조를 받기를 원하는 분들은 이상 목록을 참고해 보조 신청 여부를 판단하시기를 권해 드린다.
한편, 이미 영주권자 신분을 가진 사람이 법적으로 수혜자격이 있는 정부의 공공 보조를 받는 것은 일반적으로 수혜자가 시민권자가 되는데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영주권자의 경우에는, 비록 영주권자에게 주어지던 각종 정부 혜택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시민권 신청을 염두에 두고 수혜 가능한 각종 혜택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 보장 프로그램은 연방 정부만 운용하는 것이 아니다. 주 단위는 물론, 카운티와 시 단위로도 운용되는 프로그램들이 있으므로, 정부 보조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면 먼저 사회복지사나 소셜 시큐리티(Social Security) 업무를 하는 변호사를 통해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