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육연구협의회(Australian Council for Educational Research)가 남학교-여학교 등 단성 학교와 남녀공학 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남녀공학 학생들이 앞선 학습능력을 보인 가운데, 오는 2035년이면 단성 학교들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성 학교, 전체 성적 높은 반면 학업 성취도는 남녀공학이 앞서
단성(단일성별)의 학교와 남녀공학 중 어느 학교가 교육효과 측면에서 더 유리할까에 대한 문제는 교육계의 오랜 논쟁 중 하나이다.
호주 교육연구협의회(Australian Council for Educational Research, ACER)는 “남녀공학 학생들은 남학교 또는 여학교 학생들보다 배우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새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대로 가면 2035년에는 호주에 남녀공학 학교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CER의 이번 연구는 여학교, 남학교, 남녀공학 학교 각각의 3, 5, 7학년의 NAPLAN 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로, 수리능력 부문에서는 비슷한 속도를 보였으나, 읽기 부문에서는 남녀공학 학생들의 학습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단성 학교 학생들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수리능력이 저하되는 현상도 발견됐다.
조사에 따르면 남녀공학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 단성 학교의 인기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1985에서 1995년 사이, 단성 학교 학생 수는 31%에서 24%로 감소했다. 학교 정보 사이트인 ‘My School’ 자료는 단성 학교 학생 비율이 이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고 전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단성 학교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 향상에는 더딘 속도를 보이지만, 전체 성적으로는 남녀공학보다 더 높다고 밝혔다.
금주 월요일(2일) 이를 보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학업성적은 한 순간에 나타나는 것이지만 성취도 향상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업 성취도는 학교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다. ACER은 이번 보고서에서 “남학교 학생들이 수리능력 부문에서 남녀공학 학생들보다 1년, 여학교 학생들에 비해서는 한 학기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읽기 부문에서는 여학교가 남학교나 남녀공학보다 훨씬 더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3학년을 분석한 결과 남녀공학 학생들은 남학교 학생들보다 2학기 뒤쳐져 있었으며, 여학교 학생들보다는 1년 이상 뒤쳐져 있었다.
이러한 학업성적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녀공학 학교 학생들이 성적향상을 보임으로써 점차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호주의 55개 여학교, 33개 남학교, 2909개의 남녀공학 학교를 대상으로 한 ‘My School’ 자료를 통해 분석됐다. 대부분의 단성 학교들은 사립학교인 반면, 남녀공학 학교들은 공립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