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경제가 자국통화인 텡게화 평가절하에 따른 후폭풍으로 내수경기 침체 등 몸살을 앓자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릭
아흐메토프 카자흐 총리는 17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서 "국내 및 외국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명확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를 방해하는 모든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며
관계장관들에게 기업별 맞춤 전략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아흐메토프
총리는 덧붙여 "이 작업을 주도해서 진행할 별도의 정부기구도 신설할 수 있다"며 신기술산업부와 에너지부가 대책 마련에 특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트렌드 통신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도 앞서 가진 장관급 대책회의에서 "투자자들에게 천국과 같은 투자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며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장관은 경질하겠다고 경고했다.
11일
카자흐 중앙은행은 러시아의 루블화 약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정책을 이유로 텡게화의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을 하루 새 20% 올렸다.
이
탓에 현지에서는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경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더불어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국내 및 외국기업들 또한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환손실과 함께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09년에도 카자흐 당국이 바닥난 외화보유액을 늘리려고 달러 대비 환율을24%나 올리자, 당시 카자흐 가전제품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던 일본의 소니는 환손실과
매출 급감을 이기지 못하고 현지에서 전격 철수했다.
따라서
카자흐 당국의 이번 투자환경 개선조치는 통화 절하에 따른 외국기업의 투자 위축 및 손실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한편
카자흐 제2도시 알마티에서는 15일부터 이틀간 평가절하에
항의하는 집회가 계속되며 민심이 들끓고 있다.
독립기념비
등 시내 주요장소에서 열린 집회에는 수십명이 참가해 평가절하 조치를 비난했다. 시위대와 경찰 간 큰
충돌은 없었으나, 십여명이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당국은
현재 물가상승률을 6%대로 잡고 자원수출로 남긴 국부펀드에서 54억달러(약 5조7천억원)를 경기부양책에 긴급 투입하는 등 절하조치에 따른 서민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