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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스우드(Chatswood) 중심구역의 한 고층 아파트 차양 난간에서 투신자살 소동(사진)을 벌이던 한인 남성이 경찰과 12시간가량 대치 끝에 자수한 가운데, 이 소동에 앞서 아파트 아래 도로상에서 한인 여성 최 모씨가 사망 상태로 발견, 충격을 주고 있다.

 

파트너 관계 추정되는 남성 서 모씨, 같은 아파트서 투신자살‘ 소동 끝 자수

경찰, 최씨 사망 원인-도로상에 사체가 놓인 이유 등 조사 진행 중

 

가정폭력으로 추정되는 한인 사망 사건이 발생, 시드니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금주 월요일(9일) 채스우드(Chatswood) 중심 구역의 한 고층 아파트 난간에서 투신자살 소동을 벌이던 한인 서 모씨(37세)가 12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하다 자수했다. 서씨가 차양 용도로 설치되어 있는 아파트 난간에서 소동을 벌이기 몇 시간 전, 건물 아래 바닥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숨진 채 발견된 여성은 서씨의 여자 친구로 추정되는 34세 여성 최 씨로, 최씨는 이날 오전 4시30분경 서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저녁 10시 서씨를 가정폭력 관련 폭행죄로 체포했다.

호주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경, 출근 중이던 남성 루크 윌리엄스 헤밀튼(Luke Bladen Williams Hamilton)씨가 ‘루라(Leura) 아파트’ 근처를 지나다 바닥에 누워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그는 경찰 진술에서 “여성을 깨우려고 다가갔으나 심하게 차가운 몸과 피범벅이 된 얼굴을 보고 사망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체 근처의 벽에 피가 묻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여성이 사망하기 전 이곳으로 걸어 나오다 쓰러졌거나 누군가 여성을 이곳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시체가 발견된 몇 시간 후, 서씨가 아파트 27층 난간에서 투신자살 소동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최씨의 사체를 조사하거나 옮기지도 못한 채 주변에 천막을 친 상태에서 12시간 동안 서씨 구조작전을 벌여야 했다.

서씨는 건물 차양 난간에 다리를 걸치고 아슬아슬한 자세로 앉아 여성의 시체가 있는 천막 내려다보는가 하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하며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한국어 통역사를 동원해 물과 담배를 건네며 그를 설득했고, 서씨는 저녁 7시20분경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곧바로 그를 체포했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맞은편의 한 사무실 직원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거주민들에게 집안의 블라인드를 닫고 절대로 열지 말라는 이메일이 발송되기도 했다.

사건 다음날인 화요일(10일), 혼스비 지방법원(Hornsby Local Court)에서 최씨의 사망 사건 관련, 재판이 열렸으나 서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서씨의 보석신청은 다니엘 라이스(Daniel Reiss) 치안판사에 의해 거부된 상태이다.

재판은 오는 20일(금) 재개되며, 서씨는 화상을 통해 재판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사망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사망경위를 조사 중이며 보고서가 완료되는 대로 검시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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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여성 최 모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던 아파트 아래 도로에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한 뒤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최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드니 한인 커뮤니티도 충격과 최씨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는 가운데 사건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씨의 사망과 서씨의 자살 소동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경찰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인 동포들은 최씨가 언제, 어떻게 사망했는지, 폭행을 당한 원인이 무엇인지, 최씨의 사체가 아파트 아래의 도로에 놓인 과정, 서씨가 같은 아파트에서 자살소동을 벌인 구체적인 이유 등을 궁금해 하면서 사건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스트라스필드에 거주하는 한 한인 동포 A씨는 “젊은 여성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다”면서 직장에서 밝은 얼굴로 일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사망 상태로 발견된 최씨는 한때 호주 주요 은행 중 한 곳에서 일했으며, 서씨가 자살소동을 벌였던 아파트 23층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사체가 발견된 다음날, 그 자리에는 한국어로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라는 메시지와 함께 애도의 꽃다발이 놓였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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