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아버지 전설과 달리
영단어 "경멸"에서 유래
'이민자의 나라'라고 불리며 이민 관련 이슈가 수시로 뉴스를 장식하는 캐나다지만 정작 사회적으로 가장 민감한 위치에 있는 주민은 원주민이다. 메트로 밴쿠버에서 원주민의 존재감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 스탠리파크(Stanley Park)의 명물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본래 원주민 마을이던 스탠리파크는 현재에도 토템폴과 원주민계 언어로 된 지명 등이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 주, 원주민계 언어로 된 시와시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 원주민에게는 남성의 명예를 상징하는 명물인 바위의 이름이 원주민들이 경멸하는 이름으로 불리워왔기 때문이다. 밴쿠버 공원위원회(Vancouver Park Board)가 최근 이 바위의 개명을 논의했으며, 11일에 해당 안건을 정식으로 통과시켰다. 논의안은 코스트 샐리시 부족과의 의견 교환을 제안했다.
논란이 된 바위는 스탠리파크의 서북쪽 입구 해안에 있는 바위다. '시와쉬(Siwash)' 또는 '스컬쉬(Skalsh)'라고 불리는 바위는 스쿼미쉬 원주민의 전설이 내려오는 명물로, 훌륭한 아버지였던 남성이 스스로 바위로 변했다는 것이 전설의 주 내용이다.
따라서 스쿼미쉬 원주민에게는 남성의 명예와 순수의 상징이지만 시와쉬 라는 단어 자체가 유럽계 정착인이 야만인, 또는 미개인을 뜻하는 영단어 'Savage', 또는 프랑스어 'sauvage '에서 파생됐다는 논란이 오랜 기간 이어졌다.
/밴쿠버 중앙일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