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스펜서 UF 연설 앞두고 행정명령 발동
▲ 백인우월주의자 리처드 스펜서(왼쪽)의 UF 방문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지난 달 허리케인 어마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플로리다주 주지사가 이번에는 백인우월주의자 강연을 앞두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릭 스캇 주지사는 플로리다 대학(UF) 필립스 센터에서 19일 있을 리처드 스펜서(39)의 연설과 집회를 사흘 앞둔 16일 대학이 소재한 알라추아 카운티를 대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행정명령 17-264호를 발동했다. 잠재적인 보안상 위협이 존재한다는 이유다.
스캇 주지사는 행정명령에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 그러나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공공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행정명령으로 인해 주지사는 필요시 보충 자금을 동원할 수 있으며 주 검찰 등 공권력은 긴급시에 법칙과 규정을 유예할 수 있고, 타주 기관과 협력할 수 있다.
그동안 스펜서의 UF 방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특히 스펜서 방문을 달가워하지 이들은 “UF에 나치를 들이지 말라(No Nazis at UF)”라는 이름의 페이스북에 학교측의 결정에 비판을 가했다. 학교측은 애초 스펜서의 집회를 허락하지 않았으나 지지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들어 법원에 호소하는 바람에 허용으로 돌아섰다.
켄트 푸크 UF 총장은 학생들에게 스펜서의 연설에 참여하지 말고, 대신 학생 자신과 대학의 가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라고 권고했다.
스펜서의 방문은 미국에서 큰 뉴스거리였던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가 있은 지 2달만에 등장한 것이다. 스펜서는 당시 백인우월자주의자들의 행진을 이끌었고, 항의 시위자들과 부딪치는 소요 과정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의 차량 돌진 테러로 시민 1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들이 발생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샬러츠빌 사태의 책임을 양측에 모두 돌렸다가 거센 여론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스펜서는 백인우월주의를 부추기는 ‘대안 우파’ 운동의 핵심 인물로 ‘국가정책연구소(National Policy Institute)’라는 기관은 이끌고 있다. 이 단체는 도널드 트럼프의 주요 지지세력중 하나이며 온라인을 기반으로 익명 활동을 펼친다.
인권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The Southern Poverty Law Center)는 스펜서에 대해 ‘넥타이를 맨 옛 백인우월주의자의 현대판이며 카키 차림의 프로페셔널한 인종차별주의자’ 로 묘사하고 있다.
한편, 스펜서의 연설이 있을 플로리다 대학에는 유학생과 교민 자녀들을 포함하여 약 400명의 한국계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대학이 속해 있는 알라추아 카운티에는 약 1천 명의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