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09.jpg

 

 

최근 뉴욕한인회관에 ‘평화의 소녀상’이 안치(安置)됐다. ‘위안부 기림비’는 2010년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해외 최초로 건립됐지만 소녀상이 뉴욕 일원에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12월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등장한 소녀상은 현재 수십기가 한국 주요 도시에 있고 미국, 호주 등에도 세워졌다. 미국에서는 2013년 7월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처음 소녀상이 건립됐고 지난 여름 애틀랜타에 소녀상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동안 소녀상은 공원이나 공공건물 등 야외에 세워졌으나 이벤엔 맨해튼의 뉴욕한인회관 안에 건립됐다. 이 때문에 소녀상의 취지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批判)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에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염원하고 일본의 진정어린 반성과 사과, 책임을 촉구하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오늘날 소녀상은 세인들에게 추악한 전시 성범죄를 고발하고 다시는 이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적 기념물로 기려지고 있다.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16.jpg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거리와 공원 등 공공부지에 세워지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해당 시민들이 주도하고 지역정부가 뜻을 반영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2010년 팰팍 위안부 기림비와 2013년 글렌데일 소녀상 등 대부분의 기림비 조형물이 그러한 수순(手順)을 거쳤다.

 

기림비를 건립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겪는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극우세력을 앞세운 일본 정부의 집요한 방해공작이다.

 

일본은 팰팍 위안부기림비와 글렌데일 소녀상에 대한 철거공작을 획책(劃策)했고, 세계 주요 도시에 기림비 조형물이 들어서는 것을 원천봉쇄(源泉封鎖)하는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로 모독하고 악행의 진실을 가리는 것은 저들의 전매특허(專賣特許)다. 특히 2015년 한일정부간 합의이후엔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기림비 건립 운동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기림비 건립운동의 방향은 명확하다. 팰팍 기림비와 글렌데일 소녀상, 애틀랜타 소녀상,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건립된 김학순할머니와 세소녀상 등 그간의 기림비 조형물들은 공통점이 있다. 현지 시민들의 풀뿌리 운동을 통해 기금을 모으고 지방정부가 결의안 통과 등 법적인 조력을 통해 공공부지에 건립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뉴욕한인회관 소녀상은 문제가 많다. 뉴욕 거리에 소녀상이 세워졌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조형물이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끔찍한 역사의 비극을 알리는 소녀상 하나로 일본의 모략극은 힘을 잃을 것이다.

 

하지만 뉴욕 소녀상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실내에 있다. 그것도 미국인들이나 세계 관광객들이 생전 들어올 일 없는 한인회관이다. 사유공간에 있는 소녀상은 일본이 개의치 않는다. 방해할 가치가 없기때문이다. 남의 집에 소녀상이 수백 개가 있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사실 이 공간은 소녀상을 위한 자리도 아니다. 뉴욕한인회가 새롭게 꾸민 한인이민사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이민사박물관은 말 그대로 100년이 넘는 한인이민의 역사를 담아야 할 곳이다.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04.jpg

 

 

뉴욕한인회는 지난 2년간 이민사박물관을 만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기금 모금을 해왔지만 정작 중요한 전시품과 자료를 모은다는 소식이 알려진 적이 없다. 최근 이곳을 찾은 한 모 씨는 “이민관련 자료라고는 모형 배가 있는 조그마한 한 개의 섹션밖엔 없어서 외국인들이 온다면 ‘한인들 이민역사는 볼게 없구나’ 생각이 들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자료가 없어서 소녀상이라도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인들에게 미주한인이민역사와 소녀상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오해를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03.jpg

 

 

뉴욕한인회가 위안부 역사의 진실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일본의 반성과 참회를 끌어내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소녀상이 적합한 공공부지에 건립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왜 적지 않은 돈을 들여 한국에서 들여온 소녀상을 보통의 한인들조차 거의 갈 일 없는 한인회관 안에 가둬둔다 말인가.

 

팰팍 위안부기림비 건립의 주역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의 언급을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소녀상은 비용이 많이 들고 괸리가 소홀해지면 조롱거리가 되기 쉽다. 그리고 한국에서 와서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일본이 그렇게 활용을 하고 있다. 한인들만이 아니고 미국시민사회가 만들어 놓은 것이 되어야 한다..한인회관 소녀상에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이러한 이유다..”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12.jpg

이상 사진 Zinno Park

 

 

글로벌웹진 ‘소곤이의 세상 뒷담화’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sge

 

 

 

 

  • |
  1.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09.jpg (File Size:121.0KB/Download:34)
  2.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03.jpg (File Size:98.0KB/Download:30)
  3.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04.jpg (File Size:107.9KB/Download:48)
  4.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12.jpg (File Size:98.0KB/Download:37)
  5. 한인이민사박물관_SNS_016.jpg (File Size:145.9KB/Download:3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세상은 밝단다> “시와 과학” file

    [시선]   호월(올랜도 거주 과학시인)     <세상은 밝단다>“시와 과학” -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내 물리학 강의를 좀 들어 보렴. 전자장파의 세계에서 감마선의 파장은 0.1 앵스트롬 범위 그보다 100배 긴 엑스레이는 10 앵스트롬 범위 그보다 100배 긴 자외선은 0...

    <세상은 밝단다> “시와 과학”
  • 헝가리에서 하나의 세계를 꿈꾸다 file

    (24)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도나우 강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를 두 개의 나라로 나누며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코마롬이라는 도시는 도나우 강가에 있는 휴양도시이다. 헝가리는 유럽의 보물(寶物)이라고 불린다. 수천 년 ...

    헝가리에서 하나의 세계를 꿈꾸다
  • 돌섬의 바보 부부 file

    Newsroh=이계선 칼럼니스트     돌섬을 찾은 노처녀들이 떠들어대는 이구동성(異口同聲).   “은퇴한 노목사님부부의 생활모습이 꼭 고향시절 어린애들의 부부놀이처럼 보여요.”   “제대로 봤군요 돌섬농장만 해도 그래요. 간판이 ‘에덴농장’ ‘아리랑농장’이라 대형농장...

    돌섬의 바보 부부
  • “경기는 끝났고, 북한이 이겼다“

    핵전문가 “경기는 끝났고, 북한이 이겼다“ [시류청론] 트럼프, 김정은과 햄버거 먹는 날이 속히 오기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이 지난 15일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북태평양으로 발사한 이후 한 달 반이 지나도록 탄도미사일을 쏘지 ...

    “경기는 끝났고, 북한이 이겼다“
  • 헝가리 평원에 눈부신 평화의 햇살 file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23)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오스트리아에서 헝가리로 넘어서는 길은 산도 없고 강도 없고 햇살만이 들판에 축복처럼 가득하였고 거미가 햇살에 날리는 거미줄이 수도 없이 얼굴에 와서 걸리곤 하였다. 1번 국도를 따라...

    헝가리 평원에 눈부신 평화의 햇살
  • 만시지탄의 힘으로 영주댐을 file

    Newsroh=김지영칼럼니스트     무섬마을 청년회장 재현씨(63)가 해우당으로 들이닥쳤다. 우람한 몸의 움직임은 급하고 대추빛 얼굴과 부리부리한 눈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무섬 청년회는 회원 대부분이 60대이다)   늦은 점심으로 끓인 라면이 거의 다 돼, 수저와 ...

    만시지탄의 힘으로 영주댐을
  • '유령 축제의 날' 할로윈, 문화와 종교 혼합

    [생활칼럼] 고대 스콧틀랜드에서 기원, 로마문화도 가미   ▲ 검정색과 주황색으로 표현되는 할로윈의 대표적 심볼은 '잭 오 랜턴' . 미국인들은 잘익고 통통한 둥근 호박을 사서 속을 파내고 껍데기는 무서운 모양의 얼굴로 조각해 집앞에 둔다. 자료사진   (올랜도) 최...

    '유령 축제의 날' 할로윈, 문화와 종교 혼합
  • 오스트리아 동포들의 따뜻한 손 file

    (22)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같은 게르만 민족이지만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독일 사람들보다 덜 사색적이고 덜 철학적인 것 같다. 호기심 가는 것이 나타나면 캥거루의 눈처럼 동공(瞳孔)이 커진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오스트리아 동포들의 따뜻한 손
  • 시험의 기술

    공부를 잘하는 소위 우등생의 길로 접어들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받아내는 기쁨을 누리는 데는 학생의 노력, 교사진의 자질 등 학습내용에 관련된 요소 외에도 많은 기술적인 부분이 존재합니다. 저는 평소에 학생들에게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현실적인 학습기술을 전수...

    시험의 기술
  • 지혜로운 정치참여 필요한 때

    선거철입니다. 한인사회에서도 예년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후보자들을 찾아가 후원을 약속받으려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애틀랜타 시장 선거와 관련해 한인 매체들은 대부분이 노우드 후보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노우드 후보와 연결되는 한인들이 있는 데다 여론조사 결...

  • 세계를 바꾼 미국과 한국의 위대한 독립운동가! file

    Newsroh=박기태 칼럼니스트         전세계 경제 활동의 중심 미국 화폐.   미국 화폐 100달러와 1달러 초상화의 주인공   미국인들에게 시대를 초월해 가장 존경받는 두사람   바로 벤자민 프랭클린과 조지 워싱턴입니다     미국인들이 이들을 미국의 화폐에 반영(反映...

    세계를 바꾼 미국과 한국의 위대한 독립운동가!
  • 나이들면 '도랑물'이 필요하다 file

    [이민생활이야기] 돌아오는 카지노 배에서 생각한 것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플로리다에서 가뭄중에 마르지 않는 도랑물을 찾기란 하늘에서 별을 따오기 보다 힘들 것이다. 지반이 물을 빨아들이는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가뭄에 흐르는 도랑물...

    나이들면 '도랑물'이 필요하다
  • 우월감이 없는 기독교 file

    [종교칼럼] (LA=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아주 오래 전 감비아 선교사였던 어떤 분의 설교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설교에서 그분은 한 인본주의자의 예를 들며 그리스도인이 인본주의자보다 못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

    우월감이 없는 기독교
  • 한국 고급 두뇌들이 미국에 남은 이유는? [2]

    [특별기획] 재미과학자들의 실태와 활동상 1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한국전쟁이 막 끝난 1955년 도미하여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거쳐 1967년 내분비학(Endocrinology)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 재미과학자가 있다. 그는 1947년 17세의 나이에 혈혈단신 탈북...

    한국 고급 두뇌들이 미국에 남은 이유는?
  • 뉴욕 이민사박물관에 왜 소녀상인가 file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최근 뉴욕한인회관에 ‘평화의 소녀상’이 안치(安置)됐다. ‘위안부 기림비’는 2010년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해외 최초로 건립됐지만 소녀상이 뉴욕 일원에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12월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

    뉴욕 이민사박물관에 왜 소녀상인가
  • 꼬리가 몸통을 ‘심하게’ 흔든 NZ 총선

    뉴질랜드의 선거제도인 혼합비례투표제(MMP)는 독일을 모델로 하고 있다. 세계에서 혼합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두 나라인 뉴질랜드와 독일은 공교롭게도 지난달 총선을 실시했고 두 나라 모두 3기 연속 집권했던 중도 우파 정당이 최다 정당 투표를 획득했...

    꼬리가 몸통을 ‘심하게’ 흔든 NZ 총선
  • 인간의 길을 묻다

      방대한 중국 역사를 우리는 주로 소설 형식으로 접하고 있다.그 대표적인 것이 삼국지(三國志)와 열국지(列國誌)이다.   소설이 아닌 역사서로 또한 우리에게 중요한 자료로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사기(史記)>이다.   <사기>의 작가인 사마 천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

  • 문화적 동화와 문화적 적응은 다르다

    다른 문화 존중, 고유한 문화도 버릴 필요 없어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각종 인종이 섞여 살고 있는 미국, 특히 남가주에서는 문화적 동화 (Melting Pot)이라는 개념과 문화적 적응 (Cultural Salad)의 개념이 상존합니다. ...

    문화적 동화와 문화적 적응은 다르다
  • 골아픈 미국의 장기이식 분배 체계, 뾰쪽수 없을까?

    [이슈] 장기 분배 연합체 고민 여전, 신규 법안 다시 의회에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은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장기 기증자보다는 대기자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기다리는 기간이 지속된다는 것은 고통이...

    골아픈 미국의 장기이식 분배 체계, 뾰쪽수 없을까?
  • 아는 것이 병인 시대 file

    [종교 칼럼] (LA=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널리 알려진 성철 스님의 법어입니다. 너무도 간단한 내용이어서 누구나 이해하는 것 같지만 성철 스님이 이 경지에 다다르는 데는 수십 년 면벽 수행이 필요했습니다. 오래 전 다...

    아는 것이 병인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