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 여부를 묻는 대국민 우편조사 결과에서 ‘찬성’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지만 합법화 법이 나오려면 의회 투표가 남아 있다. 동성결혼 찬성 캠페인 집회에서 한 레즈비언 커플이 약혼식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의회 내 ‘스미스’ 법안 vs. ‘패터슨’ 법안 승자 여부 주목
다수 국민들, ‘Yes’ 확인... 법안 가결까지 의회 내 찬-반 대립 넘어야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 여부를 묻는 대국민 우편조사에서 찬성이 61.1%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고 명백한 승리를 얻어냈다.
그러나 아직 결혼법이 개정되기 위해서는 한 단계가 더 남아있다. 연방의회 회의와 의원들의 투표를 거쳐야 한다.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는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뤄내겠다며, 우편조사 결과가 나온 후 “결혼법 개정안을 연방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합법화를 둘러싼 의회의 두 진영... ‘스미스’와 ‘패터슨’= 동성결혼을 둘러싼 연방의회의 찬-반은 크게 두 가지로, 각 측을 대표하는 의원들의 이름을 딴 ‘스미스 법안’(Smith bill) 및 ‘패터슨 법안’(Paterson bill)으로 나뉘고 있다.
찬성 측에서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딘 스미스(Dean Smith) 자유당(Liberal) 상원의원(서부 호주)을 주축으로 자유당 및 녹색당(Greens)은 “동성결혼 합법화는 종교의 자유와 함께 결혼의 자유를 인정함으로써 사회의 균형을 유지하는 행보라는 많은 이들의 주장에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반대 측 의원들 가운데는 제임스 패터슨(James Paterson) 자유당 의원(빅토리아 주)이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패터슨에 동의하는 의원들은 성직자나 공인주례사뿐만 아니라 웨딩케잌을 제작하는 제빵사까지도 동성결혼 합법화에 적극 반대를 표명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법안 통과 가능할까?= 턴불 총리는 “패터슨 법안은 성공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차후 스미스 법안이 성공할 경우 패터슨 법안측이 지속적으로 법안 수정을 요청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턴불 총리가 원하는 ‘크리스마스 까지’라는 마감기한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 우편조사 결과, 의원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가결되기까지는 의회 투표가 남아 있다. 연방 의원들 중 일부는 우편조사 결과에 기반해 투표하겠다고 말했으나, 일부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투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대 측 의원들이 이번 우편조사 결과로 기반으로 찬성 측으로 돌아설지는 미지수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