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달러 하락, 원화 가치 급등
캐나다와 한국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는 뉴스가 한국에서는 주요 뉴스로 떠 오르고 원화 가치도 폭등 하는 등 큰 이슈가 됐지만 캐나다에서는 보도할 가치도 없는 남의 이야기로 취급됐다. 이런 캐나다의 행태는 비단 이번 통화스와프뿐 아니라 북핵 문제에서도 최대 이해 당사국인 한국의 입장을 전혀 전하지 않고 미국과 북한 간 오간 설전에만 초점을 맞추는 등 캐나다의 한국 무시가 이어졌다.
한국 시각으로 16일, 캐나다 시각으로 15일 한국과 캐나다중앙은행 간 스와프 체결을 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원화 가치가 폭등했다. 이날 미 달러 대비 환율은 장중 한 때 1099.6원을 기록하며 작년 9월 30일 1097.8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6일 미 달러 대비 환율종가는 전일 대비 10.9원 내린 1101.4원으로 마감했다. 작년 9월 30일 1101.3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원화 가치를 보인 셈이다. 올 최저점이었던 1111.9원에 비해서도 10원 넘게 내렸다. 하락폭만 두고 지난 3월 16일 11.6원이 내렸던 이후 가장 큰 폭으로 1일 낙폭을 보였다.
그러나 캐나다 달러는 미 달러 대비 해 전날 1.2733달러에서 1.2773달러로 올라, 환율가치는 오히려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이번 한국과 캐나다간 스와프 체결은 한국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캐나다 경제에는 별 영향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다.
이번 스와프 체결로 한국 원화는 미 달러 뿐만 아니라 주요 화폐 대비해서 강세를 보였으며, 여기에는 캐나다 루니화도 포함됐다. 16일(한국 현지 시간)종가 기준으로 캐나다 1달러에 한국 원화는 860.75원을 기록했다. 전날 868.54원 대비 7.79원(0.9%)나 급락한 셈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지난 7월 캐나다의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기록한 5월 16일 820.11원을 기록한 이후 9월 11일까지 935.2원으로 급등했던 캐나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이번 스와프 발표 이후 860.75원으로 지난 6월 27일 861.59원으로 오른 이후 이날, 처음으로 860원대로 내려 앉았다.
결국 캐나다는 이번 통화 스와프가 미 달러 대비 환율 등 경제지표에 전혀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입증하듯 캐나다의 언론은 이번 한국과 캐나다 스와프 관련해 일절 보도를 하지 않는 등 무관심을 표명했다. 16일 현재(태평양 표준시) 로이터 통신만 한국발 기사를 올렸을 뿐이다.
이런 캐나다의 한국간 관계의 무관심은 비단 스와프 체결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에서도 일관되게 보여왔다. 캐나다 주류 언론들은 북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AP나 미국계 언론을 인용해 자주 보도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 주도권을 갖기 위한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캐나다 언론은 트럼프의 군사작전 엄포와 이에 대응하는 북한 정권의 대응만 부각해 마치 한반도가 곧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이 안보위기만 조장해 왔다. 캐나다 언론사의 검색창에 Korea라는 검색어를 치면 한국 관련 기사는 찾아보기 힘든 반면 대부분 북한 관련 북핵 실험 또는 미사일 발사, 트럼프의 군사작전 가능성 뉴스만 뜨고 있다.
한국 원화는 대 미 달러 대비 그 동안 지속적 강세를 보여 더 이상 가치 상승 여력에 대한 의문이 드는 시점에 가치 급등세를 보이며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이렇게 원화가치가 폭등한 데는 스와프 체결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우선 한국을 미국의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감시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이번에 한국 정부가 최근 환율 시장에 개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리스크에 대한 해소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