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콩총영사관과 홍콩 링난대학교는 지난 16일 ‘2017 한반도 라운드테이블 콘퍼런스’를 콘래드 홍콩에서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와 중국의 대한국 및 대북한 정책을 전망하고 한국의 대중국 및 대북한 정책을 점검하는 의미 있는 발제가 이뤄졌다.
▲ 지난 16일, ‘2017 한반도 라운드테이블 콘퍼런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참가자들. 왼쪽부터 김진호 교수, 사이먼 션 교수, 런 샤오 교수, 이용진 교수, 김기수 부장, 신정승 전 주중국대사, 유복근 총영사 대리, 장 바오후이 교수, 시 인홍 교수, 황재호 교수, 리 빈 교수, 김수라 정무담당 영사
신정승 전 주중국대사가 사회를 맡은 콘퍼런스에서는 김진호 단국대 교수,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김기수 내일신문 부장, 이용진 외교부 사무원이 한국학계의 입장을 발제했으며, 중국학계에서는 장 바오후이(Zhang Baohui) 링난대 아태문제연구소 소장, 사이먼 션(Simon Shen) 중문대 교수, 렌 샤오(Ren Xiao) 푸단대 교수, 리 빈(Li Bin) 칭화대 교수, 시 인홍(Shi Yinhong) 인민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선 가운데 각국 영사관 관계자와 기자단, 학생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 지난 16일, ‘2017 한반도 라운드테이블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전한 유복근 총영사 대리
"중국학계 인사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콘퍼런스에서는 ‘보통화’로 인사말을 전하는 게 적절할 거 같다"며 중국어로 인사말을 전한 유복근 총영사 대리는 “한·중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외교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한국은 지속해서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자 별로 15분가량의 발표로 진행된 발제에서는 최근 한·중 간 관계에 중요한 화두가 됐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에 대한 각국 학계의 입장과 북핵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해관계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 지난 16일, ‘2017 한반도 라운드테이블 콘퍼런스’에서 발제하고 있는 장 바오후이 교수(위)와 황재호 교수(아래)
‘중국 외교정책의 새로운 발전과 한·중 간 화해’의 주제로 발제한 장 바오후이 링난대 교수는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와 관련된 한·중 갈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이는 나날이 커가는 중국의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계속해서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지도부에 ‘배신감’을 안겨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 문재인 정부가 추구한 균형 잡힌 외교 정책도 한·중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한·중 관계’에 대해 발제한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사드는 중국어로 ‘살덕(薩德)’이라고 하는데 이 발음은 612년에 한민족이 중국 수나라를 상대로 거뒀던 가장 큰 군사적 승리인 ‘살수(薩水)’와 비슷하다”며 “중국인들은 사드에 대한 또 다른 ‘살수’의 위협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한편으로는 ‘살덕(薩德)’이란 말을 풀이하면 ‘보살의 베풂’이 된다”며 “사드 분쟁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라는 하늘의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데, 양국이 분쟁 해결에 손을 잡은 만큼, 새로운 한·중 관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황 교수는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 모두 부드러운 리더쉽을 가진 지도자”라며 “양국이 협력을 통해 남은 분쟁을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지난 16일, ‘2017 한반도 라운드테이블 콘퍼런스’에서 열띤 토론을 펼친 발제자들
발제자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바라보는 양국의 시선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발제한 이용진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핵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해가 되는 문제”라며 “한국과 중국은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한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발제한 런 샤오 푸단대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 억제를 원하는 한편, 북한 체제 붕괴와 그에 따른 한반도의 친미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은 제재의 수위를 계속해서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콩타임스 한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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