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헌법2조 17세기 영국 관습 영향
후진적 관습 고수..아직도 미터법 적용 못해
Newsroh=김태환 칼럼니스트
최근 미국에서 두번에 걸쳐 큰 총기 발사 사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친 일이 벌어졌다. 먼저 10월 1 일에 라스 베가스의 가요제 청중들을 자동 화기를 발사한 사건으로 58명이 죽고 546명이 다쳤으며 범인은 보안 요원의 추적에 몰리자 호텔 방에서 자결했다.
이어서 텍사스 주의 작은 교회에 부인과의 불화의 원인을 장모한테 있다고 믿은 청년이 장모가 다니는 교회신도들을 다 죽이려고 예배중인 신도들에게 30발 짜리 탄창 13 개를 다 퍼붓고 도망가다 몰리게 되니 자결했다. 이 사고로 다섯 살에서 일흔 두살에 이르는 26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당했다. 이 경우는 범인이 공군에서 1년간 복역하고 전과로 불명예 제대했는데 제대 당시에 그 정보가 민간 기관에 전달되지 않아서 총기를 구입 할 수 있었다 한다. 그래서 군과 민간 기관 사이에 정보 유통이 달 되지 않아서 불행한 일이 생겨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사냥총을 제외하고 총기를 민간인들이 원천적으로 가질 수 없는 한국에서 오신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왜 총기 휴대를 허용하는지에 대해서 커다란 의문을 가진다.
총기 소유에 관한 의문에 앞서 우리는 미국이라는 이 나라가 원래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되었으나, 영국의 문화, 풍습, 뿐만 아니라, 많은 영국법체계를 이어받아 어떤 것은 본토인 영국에서는 벌써 내다 버렸지만 이곳 미국에서는 더 지극히 옹호하는 것이 많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총기 휴대 권리를 규정한 수정 헌법 제2조 (The Second Amendment (Amendment II) to the United States Constitution) 이다. 이 조항은 1791년 12월 15일 채택되었다.
이 조항은 원래, 총기를 휴대할 수 있다는 영국 관습법에 연유하며, 1689년에 명문화된 영국 권리 장전(Bill of Rights)에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윌리엄 블랙스톤 경 (Sir William Blackstone) 은 자기방어권, 업압에 대한 저항권 같은 자연권 (Natural Rights), 국가 방위 의무를 지지하는 보조적 권리라고 해설했다.
총기로 인한 인명 살상 사건이 빈발하자, 총기 규제를 업격히 하자는 측과 수정헌법이 보장하는 총기 휴대권의 침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측 (주로 NRA회원들) 간에 치열한 공방이 있지만, 공화당 지지의 큰 디딤목이 되는 NRA 의 로비를 당해낼 수 없다. 동아시아 순방 중에 당시 일본에 있다가 텍사스 총격 사건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총기 규제를 논의 할 때가 아니라며, 총기 규제 논의가 재연되는 것을 아예 차단하였다.
미국 독립 당시 각종 지자체가 지역 주민들에게 공안을 보장해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총기 휴대와 사용을 허용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어느 곳에서든지 지자체에서 경찰 또는 보안관이 있어서 외딴 곳에 사는 특이한 군상들을 제외하고는 치안을 확보해주기 때문에 개인들이 구태여 총기를 소지해야할 필요성이 훨씬, 아니 전혀 문제가 안된다. 그럼에도 구태의연한 17 세기 관습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은 우리들 (한인 이민자) 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미국은 기술 발전이 세계 어느 곳보다 앞서지만, 문화, 관습, 법령의 발전은 세계의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뒤지고 있다. 좋은 예로, 대법원 대법관들의 정년(停年)이 없다, 쉽게 말해서 죽을 때까지 해먹을 수 있다. 이것도 관습을 지키자는 한 가지 방편이다. 많은 고령의 대법관들은 대체로 몸이나 정신이 제대로 작동이 않되면 사퇴 (은퇴)한다. 그런데 한 여 대법관은 주변의 사퇴 권고에도 자리를 버티고 있으나 강제로 물러나게 할 방도가 없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도량형의 세계 기준은 미터법이다. 즉 길이는 미터, 킬로미터, 무게는 그램, 킬로그램, 그리고 용적은 리터, 킬로리터이지만, 아직도 미국은 영국식으로 거리는 마일, 무게는 파운드, 그리고 용적은 갤론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제일 꼴보기 싫은 것은 온도를 화씨 (Fahrenheit) 로 사용하는 것이다. 섭씨 0도에서 물이 얼고, 100도에서 물이 끓는다는 것은 아주 간단한 과학적 진리에 바탕을 하기 때문에 일기예보에서 물이 어는 추위 (Freezing Cold) 가 화씨 32 도라면 왜 32 도가 섭씨 0 도와 같은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처럼 미국 사람들은 습관에 젖어서 대단히 불합리적인 것도 그대로 껴안고 앞으로도 계속 간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총기 사건으로 규제 여론이 비등(沸騰)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거의 모두가 잊어버리다가 다음에 또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면 뒤늦게 왜 그때 처리하지 않았느냐고 목청을 높인다.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NRA 측은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총기를 잘못 사용해서 총기 사건이 발생하므로 총기 구입자들을 사전 신원 조사를 철저히 해서 전과자,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 등에 총기를 팔지 말고 총을 산 다음에 개조해서 자동 연발화 하는 것을 방지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텍사스 총기 난사범이 공군에서 전역할 때 전과 기록이 민간 기관에 넘겨지지 않은 것을 국방장관이 철저히 조사한다고 공언했으므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라스 베가스 총기 난사범은 아무 전과 등 결격 사유가 없어서 총기를 여러 정 구입했다. 이런 사람이 일을 벌일 때는 사전에 방지할 방도가 없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수량과 탄환 양도 제한하는 등 현행법이 허용하는 상황에서 총기와 탄알 수 판매를 제한하는 등 대형 사고를 방지할 방법을 강구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이 나라가 단일 국가가 아니라 합중국 (United States) 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주 (State) 는 사실상 한 개의 국가이며, 독자적 (주) 법이 있어서 주 마다 규제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대학 시절 국제법 시간에 김정균 교수께서 쏘련 헌법에 구성 공화국이 연방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명문이 있다고 말씀하셔서 그렇더라도 그러한 일이 있겠느냐고 웃어 넘겼으나, 소련 구성의 16개 공화국 중의 하나인 러시아공화국 수상인 엘친이 연방 정부와 세력 다툼을 하면서 그 조항을 이용해, 독립해 나가고 다른 15개 구성원들도 독립해서 연방 공화국 수반(首班) 고르바쵸프는 16개 공화국이 모두 독립함으로 빈껍데기의 수반으로 남아 결국 엘친이 승자가 되었다. 미국도 주 간에 서로 이해 다툼이 클 경우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등 규모가 큰 주는 독립 움직임이 실제로 일어나 완전 독립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본 난을 통해 지적한다.
26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당한 텍사스 샌 안토니오 근교의 서덜랜드 스프링스 제1 침례 교회 전경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태환의 한국현대사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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