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한국 페스티벌 ‘코레디씨(Corée d'ici)“에 다녀왔다. 파리는 금방 비가 쏟아질 듯 하늘이 먹구름으로 무겁게 내려앉고, 기온도 8도로 쌀쌀해 겨울 외투를 입고 도착한 몽펠리에는 18도의 기온에 태양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햇살아래 건물과 사람들은 따스한 햇살처럼 온화하며 활기차게 다가왔다.
거리 곳곳에는 제3회를 맞이한 '코레디씨' 페스티벌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고, 포스터 안의 '여기에 한국이 있다' 란 한국어 글귀가 반갑게 맞아준다. 25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페스티발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페스티벌의 창시자이자 예술감독인 남영호 씨가 환하게 맞아 주었다.
민간의 주도로 남부 프랑스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는 남영호 예술감독은 아담한 체구에 환한 미소를 지니고 있다. 작은 체구의 어디에서 저런 에너지가 나올까 싶은 남감독은 페스티발 준비를 위해 시청, 문화기관, 극장, 지역공동체, 언론사 등과의 협력을 위해 발로 뛰어다녀 지칠 법도 하지만 25개의 프로그램 진행 장소마다 참석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남영호 감독은 이화여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 와 몽펠리에 시립무용단을 시작으로 무용가이자 안무가로, 교수로 활동하며 현대무용단 '몸짓'과 '코레그라피'를 창단해 활동 중이다.
남감독은 2018년 은퇴를 고려하고 있던 2013년에, 20년을 산 몽펠리에서 은퇴 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한국문화를 알리는 페스티발 을 만들기로 결정하고는 몽펠리에 시청을 찾아갔다.
그녀의 열정은 한국문화축제의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지원을 약속받아내는 데 성공하게 된다. 몽펠리에 시는 남감독의 기획과 그녀의 이름과 그녀의 열정에 남감독의 후원자가 되어 시립극장과 각종 문화 시설을 무료로 대관해주며 2015년, 제1회 페스티발부터 올해 페스티발까지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몽펠리에 시장과 부시장과 현대무용가로 알려진 남감독에 대한 신뢰가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 그녀의 역량은 페스티발에 힘을 발휘하며 횟수를 거듭하며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된다.
올해 개막식에서 부시장은 인사말에 남감독에게 몽펠리에 시의원으로 출마하면 당선 될 것이라고 하며 존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남감독은 코레디씨 페스티발이 한국의 문화만을 알리는 것이 아닌, 양국의 문화교류의 장으로 확대하는 것에 의미를 주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와 현대 공연예술, 전시, 워크숍, 체험, 컨퍼런스 외에 한국과 프랑스 예술가의 협업에 큰 비중을 두며 페스티발을 진행하는 이유이다.
그녀는 몽페리에를 중심으로 근접한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등으로도 문화적 파급력으로 접근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축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남감독은 “페스티벌을 시작했으니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의 문화가 널리 알려지고 깊게 뿌리 내려질 수 있도록, 한국에서도, 교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몽펠리에서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페스티발 준비로 1년을 훌쩍 보낸 남감독은 벌써 내년 축제 기획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란다.
"내년에는 실내가 아닌 거리에서 '자연과 예술' 이란 테마로 기획 해볼까 생각중이예요."
"몽펠리에의 거리에서 시민들과 한국문화로 직접 소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라며 활짝 웃는 그녀의 모습이 참 멋졌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조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