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로 더 덥고 건조한 여름’ 예보에 각 주정부 전력 대책에 고심
올해는 호주 동부해안 지역에 대한 추가 전력공급으로 여름철 정전이 없을 것이라고 에너지 당국이 금주 화요일(28일) 밝혔다.
호주 언론 보도에 따르면, AEMO(The Australian Energy Market Operator)는 올 여름을 대비해 2천 메가와트의 전력을 추가로 공급할 것이며, 이는 지난 3월 빅토이라주의 헤이즐우드 화력발전소의 가동 중단으로 부족했던 1천600 메가와트보다 많은 양이다.
AEMO 측은 그동안 전력 부족에 대해 추가 전력을 보장해 왔으며, 올 여름을 대비해 타스마니아, 남부 호주(SA), 빅토리아, 퀸슬랜드, NSW 등 5개 주의 전력을 아우르는 전국전력시장(National Electricity Market)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AEMO의 최고 경영자(CE) 오드리 지벨만(Audrey Zibelman)은 “우리는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취해 왔으며, 준비해 놓고 있다”면서 “축전지나 디젤 발전기 등을 필요로 하는 마켓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동이 중단된 남부 호주와 퀸슬랜드 그리고 타스마니아의 가스 발전소 3곳을 다시 가동시켜 833메가와트를 생산하고, 남부 호주와 빅토리아의 디젤 발전기를 계속 가동시켜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1천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은 수요반응(demand response) 프로그램과 RERT(Reliability and Emergency Reserve Trader) 메카니즘을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가지 모두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 요금을 비싸게 책정해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메이저 소비자들로 하여금 전력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방안이다.
각 주마다 대책 마련 중
전력공급을 책임진 당국과 각 주정부는 지난 여름 무더위 때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무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돼 호주 전역에서 전력 사용량이 최고치에 달했던 올해 2월11일에는 발전기가 멈추고 대형 폭풍우로 인해 호주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었다.
NSW주는 에너지 안전 T/F 팀을 만들었으며,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대비하는 법안도 마련했다. 주수상은 필요할 경우 전력 공급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포괄적 권한을 갖도록 했다.
남부 호주(SA)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테슬라(Tesla)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
테슬라는 남부 호주 안에 세계에서 가장 큰 축전지(배터리)를 설치하고 시험 가동을 시작했다. 남부 호주의 제이 웨더릴(Jay Weatherill) 주수상은 “세계에서 가장 큰 리디움 이온 배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마니아는 본 섬과 주변의 섬 사이에 파이프라인을 통해 추가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라니냐로 덥고 건조한 여름
기상국은 올 여름 라니냐로 인해 지난해보다 더 덥고 건조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폭우와 홍수, 강한 바람, 그리고 폭풍이 동부 해안에 닥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아마도 올해가 기상관측이 시작된 1880년대 이후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한 봄에는 물이 수로로 흘러나가 땅이 마르면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블루마운틴과 일라와라 등 240만명이 거주하는 시드니 서부지역에 대한 전력공급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Endeavour Energy’는 지난 여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2억2천만달러를 투입해 전력망의 용량을 늘렸다.
이 지역은 지난 1월30일 섭씨 43도까지 올라가 하루 전력 사용량으로는 최대치인 4천84메가와트를 기록했다. 보통 여름철에 가장 더울 경우 하루 전력 사용량은 3천400메가와트 정도다.
NSW주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공기업인 ‘Essential Energy’는 현재 80만 이상의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나, 여름철에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전력 사용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