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도심(Inner city) 지역의 초등학교 시설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주 교육부가 새로운 초등학교 건설을 위한 부지 매입을 포기하면서 이 부지 매각을 예상하고 있던 시티 카운슬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시드니 시티 카운슬의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장.
주 교육부, 새 초등학교 건설 위한 부지 매입 포기
시드니 도심(Inner-city) 지역의 초등학교들이 조만간 교실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보공개법에 의해 호주언론에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시드니 시티(City of Sydney)의 7개 초등학교는 향후 5년 뒤인 2020년까지 예상보다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300여명의 학생을 더 수용해야만 한다. 이는 최근 시티 지역에 건설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초등학교는 바랑가루(Barangaroo)의 신규 아파트에 입주하는 가정의 학생을 수용해야 하는 포트 스트리트 초등학교(Fort Street Public)이다. 뿐 아니라 달링허스트(Darlinghurst), 포레스트 롯지(Forest Lodge), 크라운 스트리트(Crown Street) 등의 초등학교들 또한 입학등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이미 시설부족 상태에 있으며, NSW 주 교육부는 실질적인 시설확충 계획조차 제대로 세우고 있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11개 교실을 가지고 있는 달링허스트 초등학교는 당장 12개 교실이 필요할 만큼 시설부족 문제가 심각하며, 2020년까지 학생 수가 286명에서 398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 교실부족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크라운 스트리트 초등학교의 경우에도 교실의 여유분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 수는 향후 5년 동안 현재 270명에서 325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트 스트리트 초등학교는 2020년까지 현재의 교실 수를 2배로 늘려 예상 학생 수인 34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울티모 초등학교(Ultimo Public School)도 시설 확충을 위한 입찰 공고가 지난 10월 마지막 주, 교육부에 의해 발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입찰에 응하는 건설사에게 800명 또는 그 이상의 규모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고지하고 있다.
당초 NSW 주 교육부는 시드니 시티로부터 부지를 매입, 새로운 학교를 건설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지난 6월 환경 문제 등으로 이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쿼리 스트리트(Quarry Street) 부지에 재건축을 결정했다.
한편 이 같은 초등학교 시설 증축, 재건축 등의 공사 계획과 관련해 주 정부와 시드니 시티 카운슬 사이에 새로운 갈등이 발생, 우려를 사고 있다. 주 정부가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총 8천200만 달러에 달하는 기존의 계획에서 발을 뺀 것이 시티 카운슬을 자극하고 있는 것.
호주 언론에 공개된 초등학교 시설 부족에 대한 내용은 주 정부와 시드니 시티 지방정부 사이의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드러난 것으로, 주 정부는 정책 뒤집기에 따른 지역민의 실망과 분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위기대처 방안까지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세워놓은 이 대책은 “만약 시티 카운슬이 주 정부가 내건 환경오염 위험성을 과장해 주장할 경우, 시티 카운슬로 하여금 그 자리에 초등학교보다 더 시급하고 환경보전 비용도 절감되는 보육원을 건설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이를 타개해 나간다”고 되어 있다.
주 정부가 시드니 시티 카운슬의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장과 주고받은 공식 문서에서도 두 정부 사이의 악화된 관계가 드러나고 있다. 시티 카운슬은 주 정부가 문제의 부지에 지속적으로 환경오염 테스트 팀을 파견하자, 시티 카운슬은 부지 매입을 지연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테스트 팀의 접근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결국 이는 두 정부 사이의 부지 매입 문제로, 지난 2014년 주 정부와의 회의에서 시티 카운슬의 모니카 배런(Monica Barone) 행정실장이 “카운슬이 공공교육 분야의 펀딩까지 책일질 수는 없다”며 “부지매각 비용을 일반 상업용 건물 부지 수준에 맞춰 책정해야 한다”고 강변함으로써 본격화됐다.
시드니 시티 카운슬의 주장대로라면 이 부지는 당초 주 정부가 예상했던 가격의 두 배를 뛰어넘는 1억 달러까지 치솟게 된다. 물론 시드니 시티와 주 정부가 예상하는 부지 가격이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2013년 캐나다베이 카운슬(Canada Bay Council)처럼 무상으로 학교 건설 부지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환경오염 문제가 거론되기는 했지만, 결국 부지매입 비용으로 인해 새로운 초등학교 건설을 위한 울티모 부지 확보가 저지되면서 시드니 중심부의 초등학교 시설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임경민 객원기자